[산따라 맛따라 251ㅣ횡성 태기산] 곰취, 수라상에도 오른 귀하신 몸

  • 글 사진 박재곤 우촌미디어 대표
    입력 2019.08.0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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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곰취는 쌈과 무침, 묵나물, 장아찌 등 다양한 형태로 밥상에 오르고 있으며 단백질과 탄수화물, 비타민 등이 풍부하다. 사진 조선일보 DB.
    조선의 임금 선조는 어느 날 사람의 출생 연월일시年月日時에 따라 한 평생의 운수가 결정된다는 ‘사주팔자四柱八字’라는 것이 사실일까 하는 궁금증을 갖게 되었다. 신하들은 선조의 궁금증을 풀기 위해 왕과 사주팔자가 같은 사람을 수배했고, 강원도 태기산 자락에서 사주팔자가 같은 한 촌부를 찾아내 불러왔다.
    선조는 “자네는 짐朕과 같은 달, 같은 날, 같은 시각에 태어났다는데 대체 어떤 일을 하면서 사는가?”라고 촌부에게 물었다. 촌부는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저는 임금님보다 더 많은 생명을 거느리는 일을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라고 답해 선조가 놀라자 “태기산에 있는 아주 훌륭한 밀원蜜源으로 양봉업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선조는 이 재치 있는 대답을 즐거워하며 촌부를 융숭하게 대접한 뒤 돌려보냈고, 촌부는 성은을 갚고자 태기산에서 난 꿀과 곰취를 왕궁으로 보냈다. 선조는 이때 곰취 특유의 향에 취했고, 이후 임금님 수라상에 곰취가 계속 올랐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월간<山> 1998년 5월호 <산따라 맛따라> 오대산 취재길에서 만난 태기산 자락 흥정계곡의 평창산채시험장의 장장場長 홍정기洪正基박사가 들려줬다. 
    곰취는 깊은 산, 습지의 비옥한 사질양토에서 잘 자라는 산나물로 사람들의 미각을 자극하는 독특한 향이 난다. 곰취의 큰 잎은 뜨거운 물로 데친 후 쌈나물로 식탁에 올린다. 고추장이나 된장에 박아두면 입맛을 돋우어 주는 장아찌가 된다. 깊은 산자락에 사는 산촌사람들은 된장과 밥 한 덩이만 챙겨 산에 올라 곰취를 반찬으로 식사를 해결했다고도 한다. 곰취는 원래 높고 깊은 산자락에서 자생하던 산나물이었지만 지금은 산자락 곳곳에서 재배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맛볼 수 있는 산나물이 되었다. ‘곰취’는 잎 모양이 곰 발바닥을 닮았고 그 크기도 비슷해서 얻은 이름이라고 한다.
    횡성한우피아  
    횡성둔내한우영농조합법인의 직영 한우전문점
    KTX 열차가 달리는 강릉선 개통으로 서울에서 강릉까지 1시간 58분이면 닿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서울에서 강릉 가는 길이 아득히 멀기만 했던 1960년대 오대산(월정사)을 다닐 때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번 태기산 취재길은 청량리~둔내 간의 KTX 열차를 이용했다. 청량리역에서 오전 8시 45분에 출발한 열차가 1시간 8분 만인 오전 9시 53분에 둔내역에 닿았다. 낮 시간이 긴 여름날 하루를 넉넉하게 쓸 수 있었다. 현지에서 만난 지역 유지들은 “서울 근교의 산을 다니듯 가벼운 기분으로 둔내의 태기산이나 청태산을 다녀가는 서울 사람들이 꽤 많다”며 “그중에서도 특히 여성들만으로 팀을 이룬 단체가 많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역 특산품인 횡성한우고기로 식사를 하고, 따로 또 사서 가기도 한다. 또한 매달 5일과 10일에 서는 5일장 구경도 하고 이름 높은 횡성더덕 등 횡성특산물들을 구입해 간다. 횡성한우는 우리나라 최고의 명품 소고기로 오랫동안 소비자의 따뜻한 신뢰와 사랑을 받아 왔다. 횡성은 조선시대부터 동대문 밖에서 가장 큰 소시장이 있었던 고장으로 유명하다. 과거에는 소를 사고팔기 위해 제주도에서 이곳까지 왔을 정도였다고 하니 가히 횡성의 명성을 알 만하다.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횡성한우는 지금 대한민국을 대표할 만한 ‘한우브랜드’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횡성한우피아(점장 김광복 법인이사)’는 2009년 10월, 10개 횡성한우사육농가가 모여 만든 법인으로 동명의 정육셀프식당과 매장을 직영하고 있다. 
    메뉴 곰탕 8,000원. 갈비탕, 불고기전골 각 1만2,000원.
    전화 033-342-9940/9950 
    주소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고원로 141(강릉선 둔내역 바로 앞쪽)
    계곡쉼터 녹지원 
    자연산 산더덕과 똑같은 더덕 재배
    ‘산삼의 사촌’, ‘오래 묵은 산더덕은 산삼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태기산은 예로부터 이러한 산더덕이 자생하기에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춘 산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횡성더덕은 자연산 산더덕과 똑같은 더덕을 재배하는 데 주력해 현재는 전국 최고 품질의 더덕으로 평가받는다. ‘계곡쉼터 녹지원’은 태기산 자락 해발 640m의 고지대에 5,000평의 자가 더덕농장과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메뉴 더덕구이 1만2,000원. 더덕정식 1만3,000원. 더덕한방토종닭 5만 원. 
    전화 033-345-1566 
    주소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경강로구두미1길 111 
    박할머니 안흥찐빵 
    100% 횡성 팥만 사용
    횡성군 안흥면의 이름을 딴 안흥찐빵은 한우, 더덕과 함께 횡성 3대 특산물 중에 하나다. 최근에는 100% 횡성에서 재배한 팥으로 소를 채우고 있다. ‘박할머니 안흥찐빵’에서는 100% 횡성에서 재배한 팥으로 소를 채운 찐빵과 함께 잔치국수·칼국수·콩국수도 차려 내고 있다. 
    메뉴 잔치국수, 칼국수, 콩국수 각 5,000원. 찐빵 25개 1만2,000원. 
    전화 033-345-7722(식당 조병옥) 010-7123-5318(콜택시 김용원) 
    주소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고원로 92(둔내역 앞길 남쪽으로 약 40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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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성산악회 정재석 회장.
    산사람&단골집

    별들의 산행, 37년간 413차례 이어 왔습니다
    군성산악회 정재석 회장
    군성산악회는 대구에 있는 경북대 사범대학 부설 중·고등학교의 OB산악회다. 전국적으로 고등학교 OB산악회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지만, 군성산악회는 고유의 기록문화를 바탕으로 장구한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전북 완주군 장군봉으로 떠난 군성산악회의 제413회 정기산행에 동행해 보았다. 분위기는 예절 바르고 서로가 나누는 대화에도 자연스러운 품위가 있어 보였다. 대구에서 남녀공학을 처음 실시한 학교라 남자회원은 부인을, 여자회원은 남편을 동반해 참여하는 것이 일상적이라고 한다. 산행계획서에는 등고선이 그려진 산악지도에 장군봉에 관한 정보를 비롯해 산행거리와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등이 기재되어 있다. 산행 후 작성된 보고서도 회원들에게 나누어 준다고 했다.
    한 차례 이상 산행에 참여한 회원이 2,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최다 참가기록을 갖고 있는  배희송(18회 졸업) 회원은 292회나 참가했으며 부인을 동반한 횟수도 30회라고 한다. 50회 이상 참가한 회원 수는 98명으로 해마다 연말에는 이들을 격려하는 행사를 갖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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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선산악회 제413회 정기 산행이 전북 완주 장군봉 일원에서 진행됐다.
    군성산악회는 1982년에 처음 창립된 이후 매 산행마다 계획서를 만들었고, 산행 후에는 산행보고서를 남기고 있다. 지금도 1년 산행계획을 전년 연말에 수립, 문서로 회원들에게 통보하는 관례를 지키고 있다. 산행계획을 세울 때는 월간<山>을 주로 참고한다고 했다. 대구 중심가에 있는 정재석鄭在錫 회장의 사무실을 찾아 갔을 때 서가에 가지런히 꽂혀 있는 월간<山>을 확인할 수 있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애독하다 보니 300권 넘게 모아졌다고 한다.
    기해년에 오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산악회의 수장을 맞게 된 제18대 정재석 회장은 대학에서 독문학을 공부하고 현재는 출판 사업을 하고 있다. 그만큼 기록문화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정성을 갖고 있어 매월 산행 후 기록한 회보가 군성산악회의 소중한 역사이자 자산으로 여긴다. 
    정 회장은 “최근 젊은 후배들의 참여가 저조해 안타깝다”며 “회원 모두 이 문제 해결에 적극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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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에 펴낸 군성산악회 회지.
    달맞이 민속주점  
    군성산악회 술꾼들의 참새방앗간
    산행의 즐거움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군성산악회는 일요일에 누렸던 산행의 행복을 다음날 도심의 민속주점 ‘달맞이’ 식탁에 둘러 앉아 반추한다. 달맞이 민속주점은 일반 음식점이라기보다는 텁텁하고 편안한 막걸리집이다. 군성산악회 오영림 총무가 운영하고 있으며, 직장인들이 퇴근할 무렵에 문을 열고 다음날 오전 1시까지 영업한다. 대구 사람들이 대구의 특등 구區로 여긴다는 수성구의 수성보성아파트의 한 모퉁이에 위치해 있다.
    취재약속을 잡는데 “밤 11시쯤에 와 주시면 좋겠습니다”고 한다. 지하철 대구은행 역에 내리니 멀지 않은 곳이었다. 식당에 들어서니 낯익은 대구산악연맹의 구자원 전무이사가 반갑게 맞는다. 그는 “군성산악회의 산행담당 부회장을 맡고 있다”며 박진우 부총무와 고수진 부총무를 소개해 주었다. 이들은 이미 막걸리 잔을 몇 차례 나눈 후였다. 쭈뼛거리고 있자 주인장은 “걱정하지 마시고 드십시다”고 제의한다. 술자리가 끝나면 단골 대리운전기사들이 이 술꾼들을 집까지 모셔다 준다고 한다. 
    빈대떡과 소박한 막걸리 안주들이 식당 여기저기 술자리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니 며칠간 퍼 마신 폭주의 숙취가 온 몸에 확 번진다. 눈치 빠른 주인장은 물오징어가 들어 간 시원한 술국을 우리들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메뉴 빈대떡, 파전 각 1만2,000원. 오징어찌개, 알탕 각 1만5,000원.
    전화 053-741-7792 / 010-9665-0095
    주소 대구광역시 수성구 수성동 4가 1060-33
    벙글벙글식당  
    맵고 화끈한 대구의 맛 세계로 뻗어 나가다
    ‘대구동인동 찜갈비’는 대구를 대표하는 음식 대구 10미 중의 하나다. 소갈비를 양재기(양은냄비)에 담고 다진 마늘과 매운 고춧가루를 듬뿍 얹어 20분 정도 푹 익혀 내는 것이 ‘대구동인동 찜갈비’다. 대구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으로 다른 지방에서 흔히 맛보는 ‘간장양념 갈비찜’과는 다르다. 먹고 나면 입안이 얼얼해질 정도로 맵고 화끈한 것이 대구 사람들의 기질을 닮았다. 남은 양념에 볶아 먹는 밥도 별미다.
    전국 각지에서 주문도 많이 들어오고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대단한 인기다. ‘대구동인동 찜갈비 골목’에는 비슷한 맛, 같은 이름의 음식을 차려내는 10개 업소가 밀집해 있다. 이 중 부지런하기로 소문난 ‘벙글벙글식당’ 업주 장영숙 여사의 적극적인 대외활동은 자신의 업소만이 아니라 ‘대구동인동 찜갈비’를 국내외로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국적으로 알려져 있는 이 업소는 이제 그 전통을 아들(박정수) 세대로 승계 중이라고 한다. 
    메뉴 찜갈비 1인분 1만8,000원.
    전화 053-424-6881
    주소 대구광역시 중구 동인동 1가 322-2 (동인동 찜갈비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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