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캠핑명당을 찾아서ㅣ<7>회문산자연휴양림 캠핑장] 편안한 여름 위한 최상의 조건 갖춘 곳

  • 글 한형석 친환경캠핑스쿨 대표강사 hshan@youngone.com
  • 요리·사진 진주 푸드스타일리스트 인스타그램 @js.treat
    입력 2019.08.06 10:08 | 수정 2019.08.07 18:31

    데크 위에 앉아만 있어도 땀 식혀 주는 바람 끊이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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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문산 자연휴양림 캠핑장 전경.
    한여름을 잘 보내기 위한 조건이 있다. 깊은 숲속 그늘 자리, 시원한 계곡물 그리고 맛있는 음식들이다. 하지만 전북 순창의 깊은 산중에 있는 회문산자연휴양림은 깊은 숲속 데크 하나만으로 모든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캠퍼들의 여름 휴가지다. 
    회문산자연휴양림에 계곡물과 맛있는 먹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휴양림 안에서 어디를 가도 맑고 시원한 계곡을 만날 수 있고, 밖으로 나가면 순창 고추장의 시조 마을 주변에 먹거리가 지천이다. 하지만, 일단 이곳 캠핑장에 자리를 잡고 나면 다른 생각이 나지 않는다. 새로 지은 복합위생시설 때문인지, 아니면 너무 조용해서인지 모르겠다. 사실 계곡가 자리라면 물소리 듣는 것이 처음엔 좋을지 모르겠으나, 한두 시간 지나면 좀 시끄럽게 들릴 법도 한데, 이곳 캠핑장에는 그저 잔잔한 산바람 소리만 들릴 뿐이다. 밤에는 쏙독새 소리와 뻐꾸기 소리만 들려 한여름밤 캠핑장의 운치를 더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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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진강길에서 만날 수 있는 월파정.
    캠핑장 자체가 피서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회문산자연휴양림 캠핑장은 성수기에도 자리가 남아 있는 인기 없는 캠핑장이었다. 재래식 화장실 같은 열악한 캠핑환경 때문이었다. 하지만 얼마 전 이곳에 복합위생시설이 들어서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아늑한 숲속 캠핑장 바로 옆에 깨끗한 화장실과 샤워장, 그리고 취사장이 한 건물에 지어진 것이다. 이렇게 깨끗하고 훌륭한 복합시설은 우리나라 최고의 시설 중 하나다. 10분에 1,000원하는 온수 카드만 있으면 사계절 내내 따뜻한 물로 샤워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요즘 이 캠핑장도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이 캠핑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데크의 배치와 데크 주변 환경이다. 일단 캠핑장 전체가 숲속에 있는데, 다른 숲속 캠핑장과 달리 소나무, 굴참나무, 물푸레나무 등 수종이 다양하다. 그래서 그런지 숲의 향기 또한 이색적이다. 아침, 점심, 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달라지며 그 향기도 변화한다. 그래서인지 캠핑장 데크에 자리를 잡고 다양한 숲의 향기를 느끼며 낮잠 즐기는 사람이 많다. 몸이 먼저 그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캠핑장 앞과 주차장은 나무가 적고 땅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낮에 해가 뜨면 이곳부터 기온이 올라 숲에서 이쪽으로 바람이 분다. 데크에 있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뒷바람이 분다는 이야기다. 바람 한 점 없는 날에도 이곳은 이런 이유로 모든 데크에서 솔바람을 즐길 수 있다. 한옥집이 시원한 원리와 같은 것이다.
    그래서 이곳에 오면 더위를 피하는 데 특별한 준비가 필요치 않다. 그저 자리 잡고 텐트 치고 있으면 숲이 알아서 시원하게 해준다. 특히 비오는 날에 이곳에서 캠핑하면 더더욱 아늑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큰비가 와도 옆에 계곡이 없어서 조용하다. 인근에 전주나 순창의 캠퍼들이 이곳으로 퇴근해 하룻밤 캠핑하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는 이른바 ‘퇴근박’하는 캠핑장으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이곳에는 모두 21개의 데크가 있는데, 103~114번 데크가 가장 인기 있다. 하지만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이다. 너무 깊은 곳에 자리 잡으면 화장실 같은 시설을 이용하기 불편하기 때문이다. 
    밤에는 뻐꾸기와 쏙독새가 우는 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리고, 아침에는 수많은 새 소리 때문에 귀가 즐겁다. 낮에는 선선한 바람이 귀를 스치고 지나간다. 우리나라에 이런 캠핑장이 흔치 않다. 당연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캠핑명당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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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 체험을 즐기는 탐방객들.
    휴양림 안에서 놀기 
    걸어도 땀이 나지 않는 숲길 산책 
    캠핑장이 산의 7부 높이에 있기 때문에 조금만 걸으면 조망이 좋은 능선에 오를 수 있다. 캠핑장에서 30분가량 오르면 하늘이 뻥 뚫린 조망처가 나오고, 여기서 30분 정도 더 가면 회문산 정상에 설 수 있다. 숲길은 모두 빽빽한 나무 사이를 지나기 때문에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 한낮에도 해를 구경하기 힘들 정도다.
    산림복합체험센터 
    캠핑장 아래 있는 산림복합체험센터는 회문산자연휴양림의 자랑이다. 안에 들어와 있으면 대학 연구실이나 박물관처럼 되어 있어 다양한 체험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특히 아이들이 있는 부모라면 반드시 찾아보기를 추천한다. 이곳에는 새와 곤충의 표본을 전시하고 있는 전시실과 숲속도서관, 목공체험실이 있다. 시설과 관리상태가 매우 뛰어나 이곳에만 있어도 하루가 모자랄 것 같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전체적으로 너무 조용하고 아늑하다. 미리 신청하면 휴양림 한 바퀴 돌면서 강의하는 숲해설 체험도 할 수 있다. 
    휴양림 밖에서 놀기 
    만일사 가는 길과 만일사 
    이곳에 와서 만일사를 가보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다. 만일사 입구는 두 군데인데, 주요 출입구가 휴양림 바로 앞에서 시작된다. 개인적으로는 이른 아침 휴양림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간단한 물병 하나 들고 절까지 걸어서 가보기를 권한다. 가는 길이 너무 예쁘기 때문이다. 시간은 30분 남짓 걸린다. 
    만일사는 이성계의 스승인 무학대사가 이성계를 위해 1만 일 동안 기도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만큼 신성한 곳이다. 어느 날 기도하고 있는 무학대사를 만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가 회문산 아래 마을에서 먹은 고추장 맛이 기가 막혀 후일 궁궐로 진상하게 했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절집 바로 옆에 서 있는 비석이 그 사실을 알려 준다. 우리가 지금 먹는 고추는 임진왜란 때 들어온 것이다. 당시에는 산과 들에 지천에 있는 산초로 고추장을 담갔다고 한다. 대웅전을 등지면 앞에 보이는 산이 옥새봉인데, 이곳에서 기도를 한 이성계가 왕이 되어 옥새의 주인이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보면 더 성스러워 보인다.
    섬진강길
    휴양림에서 쉬다가 답답하면 휴양림 바로 앞 섬진강길을 찾아보기를 권한다. 물우리 당산나무 아래서 출발해 월파정, 김용택 시인의 집을 거쳐 구담마을까지 이어진 길이다. 한여름에 강둑길을 걸으라 하면 고행길처럼 들리겠지만 그렇지 않다. 섬진강이 아닌가. 충분히 걸을 만하다. 아니 걷기 너무 좋다. 전체적으로 산 그림자가 내려 있어 낮에도 그늘진 곳이 많고, 중간 중간 마을 앞에는 거대한 느티나무와 평상이 기본 세팅이다. 너무 좋다. 사람도 없고, 차도 없는 길이다. 캠핑장에서 옥수수를 삶아 물병과 함께 작은 배낭에 넣고 걸으면 진정한 힐링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는 코스다. 구담마을 느티나무 아래 정자는 그야말로 조용한 쉼터다. 큰 대자로 누워 있으면 곧 자신이 코고는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깰 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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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진강을 따라 펼쳐지는 그림 같은 풍광.
    Etiquette
    1. 입구에 슈퍼나 마트가 없다. 10km 떨어진 임실 강진면 소재지에 시장과 마트가 있다.  
    2. 깊은 숲속이라 야생동물이 많다. 밤에 화장실 갈 때 주의하는 게 좋다.  
    3. 데크와 데크 사이가 가까우니 큰소리로 떠들거나 음악소리는 줄이는 게 좋다. 
    4. 주차장에 그늘이 적다. 짐을 내리고, 복합위생시설 아래에 세우는 게 좋다. 
    5. 화장실이나 샤워장을 이용할 때에는 문을 잘 확인해야 벌레가 들어오지 않는다. 
    8, 캠핑할 때 주의사항: 날벌레로부터 해방 
    깊은 숲속 캠핑장에는 날벌레들이 많다. 거대한 나방은 물론 벌이나 해충도 많다. 이들로부터 가족을 보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랜턴은 두 개를 준비해서 밝은 것은 텐트로부터 2~3m 떨어진 곳에 걸어두고, 상대적으로 덜 밝은 랜턴을 사용하면 날벌레로부터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불빛이 약한 LED랜턴을 이용해도 벌레의 피해를 좀더 줄일 수 있다. LED랜턴은 벌레들이 좋아하는 자외선을 적게 방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스등 같은 것을 좀 멀리 걸어 두고 텐트 안이나 테이블 위에는 LED랜턴을 올려두면 날벌레의 피해를 반감시킬 수 있다.  
    표고를 곁들인 대패삼겹살 구이 
    휴양지에서 삼겹살 구이는 대표적인 메뉴다. 이것을 숯불에 요리하면 맛은 있지만 연기가 심해 주변 사람들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렇다고 프라이팬에 구우면 기름도 많이 튀고 먹기가 번거롭다. 그래서 이번엔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 보았다. 삼겹살은 냉동 대패 삼겹살을 준비해 두자. 두꺼운 삼겹살에 비해 요리 시간도 단축되고, 기름도 비교적 덜 생긴다. 일단 프라이팬이나 코펠을 중불에 올려 예열을 하자. 코팅된 것이 아니라도 눌러 붙지 않는다. 그런 다음 대패 삼겹살을 올리고 반드시 뚜껑을 덮는다. 수분 증발을 막아 타는 것을 방지한다. 1분에 한 번씩 뚜껑을 열어 휘저어 주기만 하면 된다. 전체 요리 시간은 5분 정도. 마지막 확인할 때 소금과 후추 약간 넣고 깍둑썰기 한 표고를 넣어 잘 섞어 준다. 그리고 나서 1분 후에 불에서 내리기만 하면 된다. 그윽한 표고버섯 향이 돼지 냄새도 잡아 주고, 영양과 식감도 도와준다. 
    제철 채소를 곁들인 고추장 닭구이
     
    닭은 뼈를 발라낸 넓적다리 살 정육이 좋다. 구하기 힘들면 닭볶음탕용으로 잘라진 것을 준비하면 된다. 양념은 약간의 순창고추장과 소주 한 잔뿐이다. 그리고 마트 지천에 널린 제철 채소를 담으면 된다. 닭고기는 고추장과 소주 한 잔 넣고 30분 정도 코펠에 재워 둔다. 그리고 코펠 뚜껑을 덮고 중간 불 버너에 올려 20분 정도 익힌다. 뚜껑을 덮는 이유는 눌어붙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의외로 볶음요리는 친환경 요리방법이다. 물로 설거지하지 않고 온기가 남아 있을 때 키친타올로 닦아 내기만 하면 된다. 좀 찝찝하면 물 한 컵 붓고 끓이면 된다. 그런 다음 키친타올로 닦아 낸 다음 물은 화장실에 버리면 된다. 고추장의 시조 마을에서 먹는 맛이 그 풍미를 더해 준다.
    tip 뒤처리하기
    위 모든 음식의 뒤처리는 찬물에 세제를 풀고 하는 것이 아니라 요리했던 코펠에 물을 한 컵 정도 넣고 끓이다가 물을 화장실에 버리고 온기가 남아 있을 때 행주나 키친타올로 닦아 내면 된다. 아울러, 식사할 때에는 건더기부터 먹으면 나중에 설거지하기 편하다. 남은 국물은 화장실 변기에 버리고 물을 내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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