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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화제 인물ㅣ오삼상, 윤효선 부부] “신장 수술하고 주말마다 17km 산행으로 건강 찾았어요!”

월간산
  • 입력 2019.07.2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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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간 신장이식 후 등산으로 삶에 활력 찾은 오삼상, 윤효선씨

부부 간 신장이식 수술 후 산행으로 건강을 찾은 (왼쪽부터) 윤효선, 오삼상 부부.
부부 간 신장이식 수술 후 산행으로 건강을 찾은 (왼쪽부터) 윤효선, 오삼상 부부.

작년 6월 부부 간 신장이식 수술에 성공한 오삼상(61)·윤효선(59) 부부는 요즘 산에 다니는 재미에 푹 빠졌다. 큰 수술 후 본격적인 등산을 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들은 1년 만에 하루 17km가 넘는 장거리 산행을 거뜬히 해내며 건강을 되찾았다. 산행을 통해 몸을 회복하고 생활의 활력을 찾은 것이다.

“좋은 것 많이 찾아 먹고 건강관리를 철저히 한다고 했지만, 몸이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었어요. 9년 전부터 신장기능이 떨어져 약을 먹으며 치료했는데, 결국 작년에 아내의 신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해야 했습니다. 정말 고맙게도 두 사람 모두 건강을 되찾았고, 지금은 행복하게 산에 다니고 있습니다.” 

등산에 먼저 관심을 가진 것은 부인 윤씨로 10여 년 전부터 주변 사람들과 취미로 산에 다녔다. 남편 오씨는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며 골프를 주로 쳤다. 이들이 산행을 함께 시작한 것은 부인 윤씨의 오빠 한국트레킹학교 윤치술 교장의 권유가 계기가 됐다. 수술 후 건강을 빠르게 회복하려면 대자연과 호흡해야 한다는 그의 조언을 따르기로 한 것이다. 

오삼상씨는 “지난 설 연휴에 처음으로 제대로 된 산행을 시작했는데, 집 근처 진관사에서 시작해 북한산 주능선을 타고 북한산성 입구까지 가는 긴 코스였다”면서 “힘들면 내려올 결심을 하고 출발했는데, 가르쳐준 산행요령을 따라 꾸준히 걷다 보니 완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 산행 경험이 거의 없던 남편 오씨에게 북한산을 종주하는 일은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다. 하지만 윤치술 교장에게 배운 마더스틱워킹을 활용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목적지에 도달해 있었다. 크게 힘들다는 느낌도 없었다고 한다. 이날 이후 오씨 부부는 매주말 거의 같은 코스로 산행하며 대자연을 가까이하고 있다.

“몸속의 노폐물이 시원하게 빠져나가는 느낌이랄까요. 산행 당일은 좀 힘이 들지 몰라도, 이후 일주일 동안은 몸이 가뿐합니다. 자연과 호흡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매주 토요일 진관사 계곡을 통해 북한산을 오르는 오씨 부부.
매주 토요일 진관사 계곡을 통해 북한산을 오르는 오씨 부부.

산행 통한 가족애의 재발견도 성과 

이 부부가 산행을 통해 얻은 것은 건강뿐만이 아니었다. 잊고 지냈던 ‘가족애의 재발견’ 또한 큰 성과다. 어린 시절 함께 자란 사이라도 각자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면 만날 기회가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런데 오씨 부부는 함께 산행을 시작하며 많은 소통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가끔은 오씨의 아들 연성씨까지 동행해 온가족이 등산으로 하나가 되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

부부 신장이식수술 자체도 미담인데, 산행을 함께한다는 것이 주변에 알려지며 이들은 지역 사회의 귀감이 됐다. 특히 부부가 눈에 띄게 건강을 되찾은 모습을 보고 많은 이들이 부러워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산행을 통해 활력을 찾게 된 것은 올바른 산행 시스템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마구잡이로 산을 올랐다면 오히려 몸이 망가질 수도 있었다. 

60대에 접어들면 많은 이들이 병치레로 세월을 보내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오랜 세월 바쁘게 살아오며 쌓인 병들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자연을 통한 치유가 중요한데, 제대로 된 방법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은 것이 문제다. 자연을 바르게 즐길 수 있는 사회적 교육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윤치술 교장은 “우리 사회도 나이든 부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자연친화적 프로그램이 많아져야 한다”면서 “부부가 올바른 산행 시스템을 익히고 함께 산에 다니면 건강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중년 이후의 산은 그리움을 가지고 오랫동안 함께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동생 부부에게도 평생 안전하게 산에 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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