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리뷰ㅣ이용대 명예교장이 읽어주는 <프리솔로>] 상상 한계 뛰어넘는 클라이머의 삶은…

  • 글 이용대 코오롱등산학교 명예교장
    입력 2019.08.0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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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렉스 호놀드, 데이비드 로버츠 지음. 조승빈 옮김. 하루재클럽. 408쪽│3만 7,000원.
    요세미티 최고의 거벽 엘 캐피탄(975m)의 ‘프리라이더(5.12d)’를 로프 없이 맨몸으로, 그것도 단 3시간 56분 만에 오른 알렉스 호놀드Alex Honnold. 2017년 6월 3일에 이뤄진 이 등반은 세계 산악계에 큰 파문을 던졌고, 호놀드는 일약 세계 최고의 프리솔로 클라이머로 발돋움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한계를 훌쩍 뛰어넘는 가장 극단적이고 위험한 등반스타일을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이 책은 프리라이더를 프리솔로로 등반한 호놀드의 삶과 등반을 생생하게 조명한 자전적 에세이다. 한 치의 가감 없이 기록된 극한의 모험등반 이야기가 손에 땀을 적시게 한다. 장비나 파트너의 도움 없이 1mm만큼 돌출된 홀드에 온 몸의 무게와 목숨을 걸고 한계를 열어가는 천재 클라이머의 이야기다. 오스카상 수상작으로 호놀드의 프리솔로 등반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프리솔로>에서 다루지 않은 뒷얘기들도 풍부하게 실려 있다.
    프리솔로는 아무나 성공할 수 있는 등반 방식이 아니다. 지난 40년간 극소수의 클라이머들이 가장 위험한 수준의 프리솔로 등반을 시도했지만 그중 절반은 죽었고 일부만 죽음의 심연 위에서 춤을 추는 프리솔로의 세계에서 살아남았다. 데릭 허시는 살라테 루트 등반 중 사망했다. 1980~1990년대 피터 크로프트와 함께 프리솔로 등반의 쌍두마차였던 존 바차도 35년간 수많은 루트를 프리솔로로 등반했지만 캘리포니아의 집 근처에 있는 짧고 익숙한 루트를 등반하던 중 추락사했다. 이들 모두 자신의 능력으로 등반 가능한 루트에서 사망했다.
    그러나 호놀드는 프리라이더에서 살아 돌아왔다. 호놀드의 등반성과는 놀랍고, 전율이 일어날 정도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호놀드가 광적이거나 무모하리만치 저돌적인 사람은 아니라는 점이다. 호놀드의 등반능력은 타고난 재능도 있지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부단한 노력의 결과다. ‘연습벌레’라 불릴 정도로 부단한 노력을 하는 사람이 호놀드다. 하루 평균 50피치(5.10급)의 등반 훈련을 소화할 정도다.
    또한 호놀드는 프리솔로 등반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섭렵한 클라이머다. 그는 콜린 헤일리와 함께 2016년 1월 3년 연속으로 찾은 파타고니아의 토레 트래버스에 성공했다. 이들은 한 번도 추락하지 않은 채 밤 12시에 정상에 도착, 20시간 40분 만에 등반을 끝냈다. 토레 트래버스torre Traverse는 평균 해발 3,950m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5,600m 길이의 바위, 눈, 얼음을 통과하는 트래버스다. 
    훗날 많은 클라이머들은 이 등반을 ‘최첨단 알피니즘’이라 평했다. 평소 칭찬에 인색한 롤란도 가리보티(세로 토레 북벽 초등대원으로 이 지역 세계 최고 전문가)조차 “존경하고, 존경하고, 또 존경한다”고 극찬했다. 이 등반으로 헤일리와 호놀드는 2017년 황금피켈 상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오늘날 호놀드는 단순한 프로 클라이머가 아니다. 호놀드 재단을 설립해 사회공헌활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개조한 밴에서 생활하는 더트백dirtbag 클라이머를 넘어서서 성숙한 사회인이 된 것이다.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클라이머인 알렉스 호놀드의 등반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 쏟아져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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