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연재ㅣ마운틴 메디슨 <11>] 임신부가 고산등반 해도 될까?

월간산
  • 입력 2019.08.22 18:42
  • 수정 2019.08.23 15:0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신 기간 길수록 위험성 높아…임신 초기 고산병 약 아세타졸아미드 투여 절대 금지

얼어붙은 빙하가 있는 고산지대까지 오른 한 임산부.
얼어붙은 빙하가 있는 고산지대까지 오른 한 임산부.

일반적으로 임신부는 면밀한 건강관리를 요하며 과격한 운동을 삼가야 한다는 것은 상식으로 알려져 있다. 중앙대학교병원은 임신 초기는 착상기이므로 달리기는 안 좋으며, 그 이후에는 평소 하던 운동을 별 제한 없이 해도 되지만 임신 전보다 운동 강도를 강화하는 것은 삼가라고 조언한다. 

그렇다면 등반은 어떨까? 영국인 엘리슨 하그리브스는 1988년 7월 뱃속에 아들 톰 발라드를 가진 채 알프스 아이거 북벽을 등정한 바 있지만 이는 특수한 경우다. 특히, 고산등반의 경우에는 기압이란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국제산악연맹UIAA 등산의학위원회에 따르면 임신한 시간이 길어질수록 고산등반으로 인한 위험성은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산의학위원회가 공개한 임신 주기별 고산등반이 미치는 영향과 권장사항은 다음과 같다.

1. 임신 전반부(0~20)

임신 전반부에는 높은 고도가 미치는 추가적인 악영향의 가능성은 다소 낮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고소증세 발생 확률은 임신 여부와 상관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산의학위원회는 만약 임신하기까지 어려움을 겪은 임신부라면 유산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고산등반을 피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임신 초반부에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은 히말라야에서 흔히 사용되는 고산병약인 아세타졸아미드Acetazolamide를 투여하는 것이다. 임신 초기 3개월 중에 아세타졸아미드를 투여한 경우 태아의 사지·눈·두개골·위턱얼굴·심장 기형과 저칼슘혈증, 성장지연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임신한 지 3개월이 지났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투여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2. 임신 후반부(21~39) 

이 시기의 고산등반은 임신부와 태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격렬한 등반을 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해발고도 2,500m까지 오르는 것에 대한 위험성은 별도로 보고된 바 없다. 그러나 해발 2,500m 이상에서는 체류만 해도 산소공급이 적기 때문에 위험성이 높다. 임신부에겐 고혈압, 척추후만증, 태반 조기 박리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태아의 경우 자궁 내 성장지연으로 인한 저체중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기간에 고지대로 오르는 건 지양해야 하며, 만약 피치 못할 사정으로 가야 한다면 반드시 의사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2,500m 이상의 고산에서 등반까지 하게 된다면 태반에 공급돼야 할 산소와 영양분이 등반에 사용되기 때문에 태아의 저산소증과 조산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드시 등반을 해야 된다면, 하루나 이틀 정도 가지는 고소적응기간을 2주 이상 잡고 등반해야 한다. 

저작권자 © 월간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