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 비박 SPECIALㅣ달맞이 명산 6선] 보름달 가까이 하려면 산에서 露宿

  • 글 김기환 차장
  • 사진 C영상미디어
    입력 2019.09.11 11:23

    추석 연휴에 즐기기 좋은 명산 엄선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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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천 원적산.
    우리나라는 정월 대보름이나 한가위에 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풍속이 있다. 이 오랜 전통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추석이면 어김없이 전국의 달맞이 명소는 많은 사람으로 붐빈다. 특히 산은 보름달을 구경하기 좋은 곳으로 예전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누구나 남들보다 높은 곳에서 달을 보며 소원을 빌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등산 마니아들은 달맞이를 산에서 하는 것은 물론, 아예 산 위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도 한다. 커다란 달과 야경을 감상하며 산정에서 호젓한 시간을 만끽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산꼭대기에서 밤새 머물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을 잘 따져봐야 한다. 우선 편히 잠을 청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돼야 한다. 텐트를 칠 수 있는 넓은 데크나 평지, 헬기장이 있는 곳이면 좋다. 하지만 사실 그런 장소는 산에 많지 않다. 그래서 최소한의 장비만으로 즐기는 ‘비박’이 달맞이 산행에 적합하다.
    물론 비박이나 야영은 공원구역 내에서는 불법이다. 하지만 그외의 지역에서 불을 피우지만 않는다면,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 야외활동이다. 버너로 취사를 하지 않아도 도시락이나 보온병을 이용하면 충분히 하룻밤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진정한 산악인이라면 자연에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않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달맞이 비박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이번 호에는 다가오는 추석 연휴에 찾아가기 좋은 달맞이 비박 산행지를 소개한다. 
    1. 이천 원적산
    경기도 이천과 광주, 여주에 걸쳐 있는 원적산圓寂山(634m)은 달맞이 명산이다. 산정이 초원지대라 경치가 탁월하고 산세가 부드러우면서 웅장하다. 이 산의 최적의 달맞이 포인트는 원적봉과 천덕봉이다. 사방으로 트인 헬기장이라 하룻밤 머물기 좋다. 산정에서 보는 이천 야경도 아름답다. 원적봉으로 이어진 최단코스는 경사리의 낙수제폭포에서 올라가는 코스다. 원적봉까지 1.7km 거리. 원적봉 서쪽 사면에 사격장이 있어 평일 낮에는 원적봉에서 천덕봉으로 이어진 능선 종주를 금지할 때도 있으니 확인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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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동도 화개산.
    2. 교동도 화개산
    서해 최북단 섬 중 한 곳인 교동도는 호젓한 달맞이 야영이나 비박 대상지로 안성맞춤인 장소다. 강화도 창후리선착장에서 여객선을 타고 가던 섬이었으나, 2014년 7월 교동대교가 놓이면서 차로 오갈 수 있게 되었다. 강화만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불과 몇 십 km 떨어진 최전방의 섬이다. 강화나들길 9구간 ‘다을새길’이 교동도 최고봉인 화개산(260m)을 지나간다. 이 산 정상에 텐트를 치고 밤하늘을 지붕 삼아 보름달을 올려다보기에 좋다. 교동도는 접경지역으로 자정부터 새벽 4시 사이에는 섬 출입이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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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은 구병산.
    3. 보은 구병산
    속리산국립공원 구역에서 조금 남쪽으로 벗어난 곳에 솟은 구병산九屛山(876m)은 속리산을 바라보며 달맞이를 즐길 수 있는 산이다. 예부터 보은 사람들은 속리산의 천왕봉을 아버지 산, 구병산은 어머니 산, 금적산은 아들 산이라 하여 이들을 통틀어 ‘삼산三山’이라 불렀다. 구병산은 바위 능선이 험준해 텐트를 설치하는 야영보다는 비박이 어울리는 곳이다. 장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할 경우 신선대로 이어진 능선의 중간에 있는 헬기장이 가장 넓은 곳이다. 구병산 정상인 백운대와 신선대는 협소한 편이지만 비박은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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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은 구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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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 무학산.
    4. 창원 무학산
    창원 무학산(761m)은 최적의 달맞이 비박 장소다. 정상 조망이 탁월하고 접근이 편한데다 산행 코스가 많아 자유롭게 일정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들머리는 서원곡 입구, 만날고개, 중리역이다. 서원곡은 무학산 정상으로 이어진 가장 일반적인 들머리로 최단시간에 정상에 올라설 수 있다. 무학산 정상은 창원 중심부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답게 파노라마로 조망이 트여 있다. 서쪽은 첩첩산중이고, 동쪽은 화려한 도시와 멋진 바다가 펼쳐진다. 반짝이는 마산항의 야경과 수더분한 달빛의 조화는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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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 무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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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주 상당산성.
    5. 청주 상당산성
    상당산성上黨山城(사적 제212호)은 자연과 조화된 아름다운 산성으로 유명한 곳이다.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산성까지 차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청주 사람들의 달맞이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성곽은 산세를 따라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부드럽게 이어지며, 산성에 오르면 어디서나 시원한 조망을 감상할 수 있다. 청주 시가지의 야경과 보름달을 동시에 감상하기 좋은 장소는 산성 서쪽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서문 미호문과 남문 공남문 사이의 높은 곳에서 보는 풍광이 멋지다. 쉬면서 즐기기 좋은 장소로는 남암문 위쪽 공터를 최고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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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 용봉산.
    6. 홍성 용봉산
    홍성 용봉산龍鳳山(381m)은 높이는 낮지만 달맞이 비박에 적합한 산이다. 용의 몸집에 봉황의 머리를 닮았다는 산 이름처럼 산세가 화려한 덕분이다. 용봉산에는 여러 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가장 인기 있는 비박 장소는 악귀봉이다. 기암이 불끈 솟은 봉우리라 경치가 화려하고, 들머리인 자연휴양림이나 용봉사에서 가깝다. 특히 비박지인 두꺼비바위 전망데크가 등산로에서 떨어져 있어 조용하다. 암봉 사이에 있어 경치가 좋고 아늑한 곳이다. 산행은 주차가 편리한 용봉산자연휴양림에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충남도청과 내포신도시가 한눈에 드러나는 조망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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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 용봉산.
    달맞이 비박 주의사항
    기온··벌 등 응급처치 대책 세워야
    올해 추석 연휴는 9월 12~15일로 예년에 비해 조금 이른 편이다. 9월 중순의 날씨는 아침저녁으로는 다소 쌀쌀하다가도 낮에는 기온이 오르면서 더위를 느낄 수 있다. 이 시기의 중부지방 평년 기온을 보면 아침 최저기온은 14~18℃, 낮 최고기온은 24~28℃ 정도이다. 낮에는 반팔티셔츠와 같은 간편한 옷차림으로 지낼 수 있지만 밤에는 얇은 다운재킷이 필요한 날씨다. 침낭은 간절기용으로 준비해야 안락한 잠자리가 될 수 있다. 
    비박을 할 때는 뱀이나 독충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뱀이 많은 너덜지대나 축대, 계곡 등을 멀리하고 가능한 수풀이 적고 평평한 곳에 자리를 잡는다. 비박지 주변에 백반을 뿌리고 음식물은 밀봉 보관해 뱀이나 설치류 등 야생동물이 접근하는 것을 예방한다. 해충의 활동도 활발한 시기라 모기장이나 기피제를 준비해야 한다. 
    만약 독사에 물렸을 경우, 물린 곳에서 심장에 가까운 쪽을 벨트나 끈으로 묶고 상처를 심장보다 낮게 유지해 준다. 환자는 등에 업거나 들것으로 신속히 병원으로 후송한다. 물린 뱀의 사진을 찍어두면 병원에서 해독제를 처방할 때 도움이 된다. 뱀은 사람이 접근하거나 먼저 공격하지 않는 한 덤비는 일이 없으므로 건드리지 말고 그냥 피하는 것이 최상의 방어책이다.
    가을에는 특히 벌에 쏘이는 경우가 많은데, 대개는 벌집을 건드리거나 벌을 쫓으려다 공격을 당한다. 벌은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면서 지나치면 공격을 하지 않는다. 벌에 쏘이면 집게로 침을 뽑고 부기를 막기 위해 찬찜질을 한다. 어떤 사람은 벌독에 과민 반응을 보여 과민성 쇼크에 빠질 수 있다. 통증과 부기가 계속되면 신속히 병원을 찾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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