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동계올림픽 개최지 미리보기ㅣ<1> 코르티나는 어떤 도시?] 겨울스포츠 중심지, 돌로미테 동쪽 입구

  • 글 사진 임덕용 꿈속의 알프스 등산학교
    입력 2019.09.06 18:13

    이색경관으로 영화‘007’, ‘클리프행어’ 등 촬영지로도 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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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르티나의 야경. 천혜의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코르티나는 동계 스포츠의 메카로 손꼽힌다.
    이탈리아의 밀라노와 코르티나 담페초에서 2026년 동계올림픽이 열린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지난 6월 24일 스위스 로잔 총회에서 2026년 올림픽 개최 도시를 투표로 결정했다. 밀라노와 코르티나 담페초는 47표를 얻어 스웨덴의 스톡홀름과 오레(34표)를 13표 차이로 따돌렸다. 이탈리아는 1956년(코르티나 담페초), 2006년(토리노)에 이어 세 번째 동계 올림픽을 치르게 됐다. 
    코르티나 담페초는 1944년 올림픽 개최 예정지였으나 제2차 세계대전으로 대회가 취소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제1회 동계 올림픽은 프랑스 몽블랑산군 아래의 샤모니Chamonix에서 열렸다. 개최지 승패를 가른 주요인은 시민의 지지도였다. IOC의 개최도시 여론조사 결과 이탈리아에선 83%가 동계올림픽 개최를 반긴 반면, 스웨덴에서는 55%가 올림픽을 지지했다. 
    밀라노에서 아이스하키, 스케이팅, 피겨 등 빙상 종목이 열리고, 코르티나 담페초에선 썰매, 스키 등 산악종목이 개최된다. 돌로미테의 여러 마을에서 다양한 경기가 열려 사실상 밀라노와 돌로미테에서 경기가 열리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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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6년 제2회 동계 올림픽이 열린 메인 스타디움에서의 개막식 장면.
    밀라노와 코르티나 담페초는 약 400㎞나 떨어져 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빙상·설상 종목 개최지 사이의 160㎞ 거리를 훨씬 뛰어넘는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할 당시만 해도 개최 도시의 분산은 큰 약점이었다. 그러나 IOC는 올림픽 시설 건설과 유지에 소요 되는 막대한 재정 부담을 이유로 올림픽 유치 열기가 점차 시들해지자 ‘올림픽 어젠다 2020’을 제정해 비용 절감과 기존 시설 활용을 최우선 원칙으로 정립했다.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 유치위는 기존 시설의 93%를 활용해 경제적인 올림픽을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예산은 17억 달러(약 1조960억 원)이며 IOC는 중계권과 마케팅 등으로 9,250만 달러를 개최지에 지원한다.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의 2026년 동계올림픽 유치는 바흐 위원장이 오래도록 바랐던 ‘동계 스포츠의 고향으로 회귀’와 아울러 저비용 고효율 원칙을 실현하게 됐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코르티나 담페초Cortina d’Ampezzo는 이탈리아 북부의 베네토Veneto주 벨루노Belluno에 있는 휴양 도시이다. 인구는 5,954명으로 암페초 지방의 중심지이다. 오스트리아 국경에서 45㎞ 떨어져 있고, 베네치아에서는 약 160㎞, 로마에서 520㎞ 떨어져 있다. 돌로미테의 동쪽 입구라고 할 수 있으며, 여름에는 트레킹과 자전거 투어, 클라이밍 등을 즐기려는 마니아들이 전 세계에서 몰려든다. 겨울에는 스키나 스노보드 같은 겨울 스포츠의 중심지로 전 세계의 관광객이 모여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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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6년의 동계 올림픽을 치른 메인 스타디움을 리모델링한 아이스링크 경기장.
    한국에서도 유명한 영화 ‘007’이 코르티나에서 촬영되기도 했다. 로저 무어Roger Moore가 주인공으로 활약한 ‘For your eyes only(1981년)’에서 스파이들에게 쫓기던 007은 동계 올림픽 경기장으로 들어가며 적을 하나씩 물리친다. 공중에서 케이블카가 폭파되고 로저 무어는 경기 중인 봅슬레이 경기장에서 스키를 타고, 빙상 경기장에서 총격전을 펼쳤다.
    이밖에도 많은 영화가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실베스터 스텔론이 출렁거리는 로프 다리에서 추락하다가 한 손으로 벽에 매달리는 긴박한 장면이 눈길을 끌었던 ‘클리프행어Cliffhanger(1993)’, 액션 탐정 코미디 영화로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와 사건을 더 크게 만드는 형사를 다룬 ‘핑크 팬더The Pink Panther(1963)’, 헤밍웨이의 명작이며 20세기 최고의 명배우로 손꼽히는 리즈 테일러Liz Taylor와 록 허드슨Rock Hudson이 주연한 ‘무기여 잘 있거라A farewell to arms(1973)’를 코르티나에서 촬영했다. 이토록 유명한 영화들이 왜 코르티나에서 촬영했는지는 여기서 논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그만큼 경치가 아름답고 동계 올림픽을 비롯한 레포츠의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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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을 물감삼아 돌로미테 풍경을 그리는 이탈리아의 작가 가브리엘레. 1년에 30장 정도만 그림을 그려서 판매하고, 겨울에는 스노보드 강사로 활동한다.
    70년 된 건물 올림픽 스타디움으로 부활
    한 가족이 1주일간 코르티나를 찾는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산에서 하는 스포츠와 아웃도어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다양한 난이도의 산책과 트레킹, 구불구불 이어진 극한의 사이클, 겨울에는 스키 슬로프이며 여름에는 산악자전거 전용 트랙이 되는 슬로프, 패러글라이딩과 클라이밍, 래프팅, 캐녀닝, 스케이트, 테니스, 골프, 인공암벽장 등이 널려 있고, 이들을 돕기 위한 전문 가이드들이 항시 준비되어 있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기 위한 관광 산업이 잘 발달되어 있다. 
    코르티나 시내 중심가에는 3개의 작은 박물관이 있다. 여기서는 전통적인 자랑거리를 만나볼 수 있다. 전통 의상과 장식구를 볼 수 있는 문화 박물관, 돌로미티의 암질인 백운석 화석과 암석을 보여 주는 고생물학 박물관, 고대 농경과 축산을 보여 주는 농업 박물관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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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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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르티나 중심에 자리한 성당에서 전통 음악회가 열려 성황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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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를 위한 주니어 여름 캠프에서 클라이밍을 배우는 엘리체. 밀라노에서 온 14세 소녀다.
    한국에서도 트레킹 대상지로 각광 받기 시작한 라가주오이Lagazuoi, 다섯 개 봉우리라는 뜻의 친퀘토리Cinque torri와 팔자레고 고개passo Falzarego, 소라피스Sorapis봉과 호수, 돌로미티 10대 명봉 중 하나이며 거대한 암군인 토파나Tofana, 영화 ‘클리프행어’를 촬영한 몬테크리스탈로Monte Cristallo가 유명하다. 이곳들은 겨울에는 스키장이 되었다가 눈이 녹으면 익스트림 스포츠, 트레킹, 등반을 즐기는 산으로 변한다. 
    2026년 동계 올림픽 개최를 경쟁했던 스톡홀름·오레는 55%의 주민 지지를 받았는데 코르티나 담페초는 주민 83%의 지지를 받아서 올림픽을 유치한 비밀은 무엇일까? 세계적으로 산악 마을로 유명한 두 도시의 차이는 무엇일까? 자국의 산을 전 세계에 더욱 광고를 해서 수익을 보려고 하는 것일까? 아니면 올림픽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 것일까? 어쩌면 산을 사랑하는 사람이 더 많았기 때문은 아닐까? 
    놀라운 것은, 1956년 동계 올림픽에 사용되었던 70년 된 오래 된 목조 건물의 올림픽 스타디움이 예전 모습 그대로 다시 사용된다는 점이다. 초라하게 변한  산골 마을의 경기장을 수리해 사용한다. 최첨단 빙상 링크를 내부에 만들면서 고풍스러운 건물은 손 하나 건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7년 후 코르티나에서 1956년의 올림픽 영웅들과 2026년의 올림픽 스타들이 모여 새로운 올림픽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다음 달부터는 코르티나의 암벽과 산길을 직접 오르고 걸으며 그 답을 찾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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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르티나 시내 중심에 있는 동으로 만든 기사 동상. 예술과 산악 레포츠가 어우러진 곳으로 그림 전시회와 산 사진 전시회, 산상 음악회 등이 끊임없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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