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ㅣ케이투 갑질 논란 향방은…] “K2코리아 갑질에 대리점은 망하는데 당국은 조사 안 합니까?”

입력 2019.08.26 10:51

대리점주들 분노, “촛불정권이 국민 이렇게 무시하나” 여러 진정서 답변조차 없어
공정위 “K2 갑질 확인해 줄 수 없다”… 산악인들 “대리점주 잠재 불만 수면 위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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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 메인 화면.
“대리점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0조 경영활동 간섭 금지 조항을 위배했는데 왜 당국에서는 조사를 안 합니까? 국민에 의해 탄생한 촛불정권이 국민들의 이익을 우선 챙겨야 하지 않습니까. K2코리아가 갑질을 했는지, 법률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라도 알고 싶습니다. 당국은 왜 수수방관하는지. 이러고도 국민을 위하는 정권이라 할 수 있습니까.” 
“아웃도어 경기침체로 영업은 안 되는데 본사에서는 요구사항이 많습니다. 전부 감당하기엔 너무 힘듭니다. 한창 경기 좋을 땐 총 매출에서 5% 정도 수익을 챙겼지만 지금은 1%도 채 못 가져갑니다. 이런 상황에서 본사에서는 일정기간 지나면 ‘인테리어 고쳐라’, ‘대리점 분위기 바꿔라’ 등등의 필요 이상의 지출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리점은 죽을 지경입니다. 우리들의 요구가 과도한 건지, 본사 요구가 합법적인 건지 관련 기관에서 제발 좀 밝혀 주길 바랍니다.”
지난 8월호에 ‘K2코리아, 대리점에 인테리어 강요 갑질의혹’ 보도 이후 대리점들의 불만 섞인 제보가 잇달았다. 대리점주들은 이외에 무분별한 근접 출점 허가로 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도 잇달아 제기했다. 아웃도어 업계를 잘 아는 산악계에서도 별로 다르지 않은 의견과 주장을 내놓았다. 
산악계는 “그동안 아웃도어 본사가 대리점에 부당한 요구를 한다는 소문이 여기저기서 제법 돌았다”며 “대리점주가 직접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공론화하려 했다면, 그만큼 K2코리아 본사와 대리점의 갈등이 컸다고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또 “아웃도어업체 성장은 이 대리점들을 기반으로 했고, 지금 침체 상황에서는 서로 공생관계로 나아가야지, 일방적으로 한쪽만 희생을 강요하는 상황이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K2코리아는 지금 매출이 1조 원 이상 됐으면 대리점이나 산악계에 고마워해야 하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대리점과 산악계는 현 상황에서 K2코리아에 대한 불만을 이 기사로 확인할 수 있었다. 나아가 후속 기사를 쓰지 않을 수 없을 정도였다. 이 문제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며 해결 방안은 있는지 궁금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기업의 ‘갑질’에 대한 대중의 반감과 관심이 그만큼 크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5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K2코리아 정영훈 대표의 화려한 성공 뒤의 특급갑질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당국의 답변을 받지 못한 채 마감됐다. 하지만 이는 케이투와 아이더 등 많은 대리점주들의 잠재된 불만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청원자는 K2코리아 본사가 ‘대리점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 10조 경영활동 간섭 금지’ 조항을 위배했다는 요지의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본사는 “강제로 대리점의 인테리어 전면교체를 지시한 적이 없다”면서 “인테리어 공사는 대리점주와 협의해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청원글의 주장을 부인했다. 법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이 없다는 것이 케이투코리아 본사의 주장이다. 
문제는 이렇게 본사와 대리점주가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하는데도 관련 기관에서는 이를 중재하거나 조사에 나서지 않는다는 점이다. 해당 청원자는 대리점주 여러 명이 익명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문제제기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까지 공식적인 조사나 중재 등 후속 조치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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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에서 출시한 신제품 패딩(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공정위의 철저한 조사 선행돼야
본지는 이 문제에 대한 공정위의 판단을 알고 싶어 언론보도 관련 담당부서인 정책홍보담당관실에 질의서를 지난 8월 9일 보냈다. 주요 내용은 케이투코리아 본사의 ‘갑질’에 대한 신고가 접수되었는지, 어떻게 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향후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등이었다. 하지만 해당 부서의 담당자는 답변서 대신 지난 8월 12일 전화 통화로 “공정위 조사와 관련된 부분은 답변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케이투코리아 갑질에 대한 진정서 접수 여부는 물론, 조사 진행에 대한 어떤 부분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공정위에 신고한 이들이 직접 밝힌 주장을 보도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면서 “하지만 진정서 내용을 공정위가 직접 공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설령 신고가 접수되고 조사에 들어갔더라도 공정위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어떤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겠다는 이야기다. 현재로서는 이번 건과 관련 공정위에 접수된 신고나 진정서를 모두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하지만 이미 익명의 대리점주가 한 언론에 진정서를 공개한 것으로 볼 때, 공정위가 이 문제를 어느 정도 인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어떤 사안에 대한 실태를 조사할 때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본사와 대리점 관련 사안의 전수 조사를 실시할 때는 공정위 대리점거래과의 홈페이지를 통해 참여양식을 열어두기도 한다. 8월 현재 대리점거래과 홈페이지에서는 ‘제약·자동차판매·자동차 부품’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올라온 공정위 주최 회의 자료의 심의안건이나 보도자료 등을 살펴봐도 아웃도어 대리점과 관련된 내용은 찾을 수 없었다. 현재 공개된 자료들을 토대로 판단할 때, 케이투코리아 대리점주들이 제기한 문제에 대한 공정위 차원의 공식적인 조사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향후 전수 조사나 해당 건별 조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아웃도어 업체에 대한 공정위의 조사가 수차례 진행된 바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2013년 주요 아웃도어 업체의 고어텍스 제품 가격 담합 관련 조사를 벌였고, 2015년 아웃도어 업체의 하도급 대금 지급 실태를 살펴봤다. 지난해 11월에는 의류, 통신, 식음료 업종을 대상으로 대리점거래 서면실태조사를 실시했는데, 아웃도어 분야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조사를 바탕으로 지난 6월 의류·식음료업종 표준대리점계약서 개정안을 공표했다. 하지만 새로운 거래기준이 만들어졌어도, 현장에서는 여전히 불공정거래와 ‘갑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정위가 확인된 법 위반 행위에 대해서 강력한 법 집행 의지를 보여 줘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기된 문제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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