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등반기준 갖춘 독일 암장
독일 남동부, 체코와의 국경지대에 위치한 엘브잔슈타인암장에서 암장 최고난도인 5.14b급 루트가 개척 등반됐다. 엘브잔슈타인에는 무려 2만5,000여 개의 루트가 개척돼 있지만 5.14b급 루트가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루트는 총 55m길이로 독일의 로베르트 라이슈너가 완등에 성공했다. 라이슈너는 2005년부터 이 루트에 11개의 링볼트를 설치해 등반을 시도했지만 14년 동안 실패를 거듭하다 마침내 올해 완등에 성공했다.
한편 엘브잔슈타인암장은 무척이나 까다로운 등반 규칙으로 잘 알려져 있다. 초크는 사용할 수 없고, 캠이나 너트 같은 금속 확보장비도 사용 금지다. 볼트가 없는 경우 중간 확보는 슬링을 바위에 걸거나, 돌에 감아 크랙에 끼워 확보해야 한다. 스카이훅은 사용할 수 있지만 3m 이내에 두 번 사용할 수는 없다. 볼트도 링볼트만 설치할 수 있다. 톱로핑도 금지다. 결국 볼트는 등반하면서 설치해야 한다. 개척등반이라 하더라도 톱로핑에 매달려 동작을 연습하는 것도 금지다. 바위가 젖었다면 등반 금지다. 사암지대인 엘브잔슈타인은 젖었을 때 부서지기 쉽기 때문이다.
라이슈너는 이 규칙에 대해 “초크를 사용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더 천천히 오를 수밖에 없다. 이처럼 끈기 있게 기다리는 과정이 중요하다. 자연환경이 등반에 적합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러다 모든 게 맞아떨어져 등반에 성공했을 때는 정말 아주 대단하고 멋진 순간이 된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