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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산따라 맛따라 253ㅣ완주 대둔산] 어머니 손맛으로 빚어낸 완주 8미味

글·사진 박재곤 우촌미디어 대표
  • 입력 2019.10.1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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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군 일원에서 채취한 싱싱한 나물로 만든 산채비빔밥은 먹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음식이다. 사진 조선일보 DB
완주군 일원에서 채취한 싱싱한 나물로 만든 산채비빔밥은 먹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음식이다. 사진 조선일보 DB

대둔산과 모악산 자락에 걸쳐 있는 전북 완주군은 일찍이 맑고 깨끗한 자연 환경에서 생산된 다양하고 풍부한 먹거리로 이름을 떨쳤다. 이 때문에 완주를 대표하는 ‘맛’은 무려 8가지나 된다. 완주군은 지난 2015년 군의원, 교수, 시민단체, 전문가,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를 통해 ‘어머니 손맛의 완주 8미味’를 선정하고 이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완주 8미 중 1미는 한우고기구이와 육회다. 완주 한우는 육즙이 풍부하고 식감이 부드러워 구이나 육회를 즐기는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2미는 순두부백반이다. 부드러운 순두부에 맛깔스럽게 영념한 돼지고기와 바지락을 넉넉하게 넣고 얼큰하게 끓여내 알싸한 향이 풍겨난다.

3미는 완주로컬푸드밥상이다. 완주군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철 식재료로 차려낸 한 상이다. 4미는 묵은지닭볶음탕이다. 토종닭으로 요리하며 살코기 속에 밴 매콤한 맛과 묵은지의 새콤한 맛이 조화를 이루어 입맛이 절로 돌게 한다.

5미는 산채정식과 산채비빔밥이다. 완주의 산채정식과 산채비빔밥은 대둔산, 운장산, 위봉산, 종남산, 만덕산 등지에서 채취한 깨끗하고 신선한 나물로 차려진다. 6미는 민물매운탕이다. 깨끗한 물에서 사는 메기, 쏘가리, 동자개, 피라미 등에 말린 시래기를 듬뿍 넣고 끓여내 뼛속까지 개운해지는 국물 맛이 그만이다.

7미는 다슬기탕이다. 청정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신선한 다슬기에 부추와 아욱을 듬뿍 넣고 끓여서 국물이 달고 시원하며, 숙취 해소에 그만이다. 8미는 참붕어찜이다. 청정 저수지가 많은 완주에서는 오래 전부터 특색 있고 맛깔스러운 참붕어찜을 요리해 왔다. 자연산 토종 참붕어에 무청 시래기를 넣고 고추장양념을 더해 매콤하고 짭조름하게 졸여 낸다. 참붕어의 식감이 부드럽고 듬뿍 넣은 시래기 맛이 깊고 구수하다.

한밭식당

 ‘전주’ 이름 걸지 않는 40년 전통 맛집

‘완주군’ 대둔산 자락에는 10여 개의 식당이 영업 중이다. 이 중 대부분이 식당 이름에 ‘전주’라는 지명이 들어가 있어 손님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전주’라는 이름이 없는 ‘한밭식당’이 눈에 띈다. 그렇기 때문인지 이웃의 여느 음식점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분위기에 차려내는 음식조차 비슷한데도 유독 이 집에 많은 손님들이 몰려든다고 한다.

한밭식당은 40년 전통의 식당이다. 시어머니가 오랫동안 운영을 맡았다가 지금은 며느리인 현 이향주 대표가 승계해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감칠맛 넘치는 음식에 이 대표의 상냥하고 친절한 성정이 더해져 손님을 모으는 데 큰 기여를 한다고 했다.

또한 이 대표의 남편 이경재씨는 대둔산산악구조대 초대대장으로 7년 동안 활동하며 산악계에서도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맛있는 식사와 함께 산악구조대장으로 활동했던 이야기도 덤으로 들을 수 있어 산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메뉴 산채청국장비빔밥 9,000원. 묵은지닭도리탕 5만5,000원. 능이오리백숙 7만 원 

전화 063-263-0226 

주소 전북 완주군 운주면 대둔산공원길 22-1

산사랑(전주중앙식당) 

인천·경남지역 산악회의 단골집

1992년 봄 ‘전주중앙식당’이란 간판을 걸고 장사를 시작해 지금은 ‘산사랑’이란 이름으로 영업 중이다. 업소이름에 ‘전주’라는 접두어를 뺀 대표적인 사례다. 현 대표 류미숙씨는 처음에는 어머니와 함께 시작했는데 지금은 혼자서 운영하고 있다. 우연하게 인천과 경남 쪽의 여러 산악회와 인연이 닿아서 20여 년간 두텁고 끈끈한 인연을 맺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인지 등산복 차림의 단체손님들이 찾아오면 특히 온갖 정성을 다한다고 했다.

메뉴 산채청국장비빔밥 9,000원. 묵은지닭도리탕 5만5,000원. 능이오리백숙 7만 원 

전화 063-263-0226 

주소 전북 완주군 운주면 대둔산공원길 22-1

신선루 중화요리 

시골 면사무소 앞 친근한 중국집

천하의 명산 대둔산과 천등산이 솟아 있는 고장, 전북 완주군 운주면의 인구는 2017년 기준 2,044명으로 집계되어 있다. 정말 산골의 작은 마을이다. 이렇게 작은 마을 중심에는 오랜 전통의 음식점이 있기 마련이다. 운주면에서는 운주면주민자치센터(면사무소) 길 맞은편에 있는 ‘신선루 중화요리집’이 바로 그런 곳이다.

업주 조성옥趙成玉씨는 이곳에서 영업을 시작한 지 어언 40년이 되었다고 한다. 실로 마을의 살아 있는 역사다. 궁핍했던 지난 세월, 중국음식점에 가서 짜장면 한 그릇 먹는 것이 자랑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잡채와 탕수육은 특식 중의 특식이었다. 산행을 마치고 옛 생각을 돌이켜보면서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마음으로 한 번쯤 들러볼 만한 음식점이다.   

메뉴 짜장면 5,000원. 짬뽕 6,000원. 물짜장면 7,000원. 잡채 1만5,000원. 탕수육 2만 원

전화 063-263-7423 

주소 전북 완주군 운주면 장선로 123-1

전국 누비며 40년 동안 ‘우리 술’ 찾아다닌 집념의 사나이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 박영국 관장

전북 완주군 구이면의 구이저수지에서 동쪽으로는 경각산, 서쪽으로는 모악산이 있다. 호남정맥 선상에 솟아 있는 경각산鯨角山(659.6m)은 마주하고 있는 모악산의 명성에 가려져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이 경각산 자락의 넓은 공간에 우리 술의 기원부터 일제강점기 전통주 말살기까지 역사적 자료들을 한 곳에 모아 놓은 전시관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이 있다.

대한민국 반만년 역사와 함께한 우리 술은 한 해 농사의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는 제천의식, 농경문화를 통해 발달했다. 특히 전통주의 황금기로 불리는 조선시대는 손님접대와 제사를 위해 가양주, 술자리예법, 주안상차림을 비롯한 식도락 등의 풍속과 예법이 발달해 오늘날 음주 문화의 원형이 갖춰진 시기였다.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 수장형 전시실. 수장형 전시실이란 작품을 보관하는 수장고를 개방해 관람객들이 볼 수 있도록 한 공간을 말한다. 보통 작품을 보관하는 수장고는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 수장형 전시실. 수장형 전시실이란 작품을 보관하는 수장고를 개방해 관람객들이 볼 수 있도록 한 공간을 말한다. 보통 작품을 보관하는 수장고는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는다.

이렇듯 유구한 우리 술의 역사를 한눈에 돌아볼 수 있는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은 2015년 10월 15일 개관했다. 이 박물관의 발족에는 박영국朴泳國 관장이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는 젊은 날, 무수한 술이 새로 출시되고 또 사라져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술에 대한 자료보전의 필요성을 느끼며 1980년대부터 틈틈이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고서와 전통주 제조방식, 술병 등 술에 관한 자료들을 닥치는 대로 모았다. 미친 사람 취급도 받았었고, 자료 수집을 위해 찾아간 양조장에서는 세무조사원으로 오해를 받아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했다. 이러한 집념으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자료들이 모아졌다. 박 관장은 먼저 2008년에 어렵게 모아진 자료들을 토대로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개산리에 자비로 북향의 건물을 짓고 ‘대한민국술박물관’을 개관했다. 건물을 북향으로 지은 것은 술병의 상표가 햇빛에 바래지지 않도록 한 것이었다고 한다.

그가 술박물관을 개관했다는 이야기는 점차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이를 접한 지방자치단체들과 대형 주조酒造회사들이 박물관을 유치해 더 좋은 곳으로 이전시켜 주겠다며 접촉해 왔다. 오랜 고민 끝에 ‘술박물관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은 곡창지대 완주’라고 판단한 박 관장은 자신이 소장한 자료들을 완주에 기증했고, 이에 따라 현재의 자리(전북 완주군 구이면 덕천전원길 232-58)에 술박물관이 들어서게 됐다.

박 관장과 술박물관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이 박물관이 대한민국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술박물관이 되어 전 세계인들이 즐겨 찾는 흥겨운 술 한마당이 되도록 가꾸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모악애뜰  

완주 제1미, 한우고기 갈비탕 대표식당

호남 4경 중 한 곳인 모악산(793.5m)은 월간<山> 100명산 중의 한 산이기도 하다. 모악산 산행의 제1들머리는 완주군 구이면의 구이주차장 방면이다. 구이저수지를 사이에 두고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의 바로 맞은편이다. 이곳에는 박영국 관장이 자신 있게 추천해 준 식당 중 하나인 모악애愛뜰이 있다. 완주 8미 중 하나인 한우고기로 갈비탕을 내놓는 곳이다. 갈비탕의 맛은 스스로 ‘시원한 성격’이라고 말하는 오정덕 대표의 인품을 닮아 시원하고 깔끔했다. 넓고 깔끔한 식당 내부와 식탁 간의 넉넉한 간격도 이 식당의 장점이다. 

메뉴 갈비탕, 우족탕 각 1만 원 

전화 063-226-6165 

주소 전북 완주군 구이면 모악산길 32

모악산 옛날국수 

소망산책길 걷고 먹는 잔치국수 한 그릇

박영국 관장이 추천해 준 또 다른 식당은 상학마을 입구의 ‘모악산 옛날국수(업주 박소희)’였다. 외양은 낡고 오래된 기와집으로 허름하다. 반신반의하며 메뉴를 보니 놀랍게도 잔치국수 가격이 3,000원으로 적혀 있다. 2019년에 보기 어려운 값이다. 반찬도 제대로 갖춰져 나오며 잔치국수의 맛도 굉장히 좋았다. 이 때문인지 손님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이 가게가 위치한 상학마을은 낮은 언덕과 구불구불 좁은 마을길을 따라 아름다운 돌담이 들어서 있는 작은 마을이다. 이곳에는 돌담 위로 평화롭게 노니고 있는 학의 진풍경과 마을 곳곳에 숨어 있는 벽화와 조형물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예쁜 산책로인 ‘소망산책길’이 있다. 식전후로 한 번쯤 걸어볼 만하다.

메뉴 두잔치국수 3,000원. 파전 5,000원 

전화 063-221-7304 

주소 전북 완주군 구이면 상하학길 94 

상학마을 전북 완주군 구이면 원기리 상학마을(이장 이춘택 010-3673-9236)

대둔산 강변가든·민박 

내부공간 넓어 단합대회장소로 적격

기암괴석과 숲이 한데 어우러진 웅장한 대둔산, 그 남쪽으로는 대둔산 못지않은 경관의 천등산이 솟아 있다. 짙은 숲 위로 돔형의 암릉으로 이루어진 천등산은 이웃한 대둔산의 명성에 가려 그 이름을 크게 떨치지 못했을 뿐, 명산 반열에 오르고도 남는다. 하지만 산자락에는 마땅한 외식업소가 없다. 민박업소나 음식점 등이 모두 대둔산 자락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천등산 자락, 17번국도를 따라 흐르는 옥계천 건너 물가에 대둔산 강변가든·민박이 길게 펼쳐져 있다. 산꾼들의 단합대회 장소로 적격이다. 대표 최경자씨는 전국 각지에 단골 산악회가 있다는 것이 큰 자랑이라고 했다. 

메뉴 산채청국장비빔밥 9,000원. 토종닭(볶음탕·백숙) 5만 원. 오리(볶음탕·백숙) 6만 원. 빠가사리매운탕 5만 원. 흑염소 1마리 85만 원 

전화 063-263-4919 

주소 전북 완주군 운주면 대둔산로 19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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