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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전국 맛집 탐방ㅣ다도해 거문도 맛집] 감칠맛 나는 갈치·해풍쑥 맛보러 오랑께!

글 김규보 KTX매거진 기자 사진 박정우(LIGHT FACTORY STUDIO)
  • 입력 2019.10.18 19:55
  • 수정 2021.11.1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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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에서 뱃길로 약 2시간, 거문도에서 만난 남도의 특별한 음식
* 이 기사는 KTX매거진과의 기사협약에 의해 제공합니다.

강동횟집-갈치회

녹여 먹는 갈치살의 부드러운 식감!

다도해 최남단에 위치한 섬, 거문도에 내리자마자 입이 쩍 벌어진다. 거문도터미널 인근의 모든 식당에서 갈치를 취급하는 드라마틱한 광경이 펼쳐지는 것이다. 육지에선 귀하디귀한 은빛 생선이 도처에 그득한 모습은 진귀한 구경거리인 동시에 입이 호강하리라는 기분 좋은 신호다. 22년째 갈치 음식을 내놓고 있는 강동횟집에 들러 이것저것 주문하자 대표 부부의 손이 분주하게 움직이더니 이내 한 상 가득 음식을 올린다. 은은하게 반짝이는 회와 먹음직스러운 빛깔의 무침이 접시를 비집고 나올 것처럼 풍성하다. 거문도 갈치는 먹이사슬이 오밀조밀한 섬 연안에서 잡기 때문에 도톰한 식감이 일품인 데다, 이 집은 매일 아침 손질하고 숙성하는 방식을 고수해 맛이 더욱 고소하다. 굵은소금을 뿌려 그릴에 굽는 갈치구이는 씹는다기보다 녹여 먹는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부드럽다. 비법으로 만든 새큼한 갈치회 무침 양념을 밥에 비벼 먹으면 거문도 미식 여정의 첫 끼가 근사하게 마무리된다.

가격 갈치회(소) 2만 원, 갈치회 무침 1만 원

위치 여수시 삼산면 삼호교길 29 

문의 061-666-0034

번지횟집-한가쿠 갈치국

30년 손맛의 시원한 엉겅퀴 갈치국!

거문도만의 음식을 꼽을 때 절대 뺄 수 없는 음식이 한가쿠 갈치국이다. 한가쿠는 이곳 방언으로 엉겅퀴를 의미한다. 거문도 주민들은 뭍사람이 된장국이나 김치찌개를 먹듯 한가쿠 갈치국을 일상으로 즐긴다. 대개 거문도 음식점 또한 이를 메뉴판에 적진 않으나 주문이 들어오면 뚝딱 만들어 대접한다. 그중에서도 번지횟집은 맛있다는 명성이 자자하다. 김현임 대표는 4월 내내 거문도 산비탈에서 살다시피 하며 한가쿠를 캔다. 그렇게 모은 한가쿠를 삶아 가시와 독기를 제거하고 된장에 조물조물 버무린 뒤 냉동실에 보관한다. 사람들이 찾을 때마다 냉동실에서 꺼내 국을 끓이는데, 조리법이 의외로 단순하다. 한가쿠와 갈치를 덤벙덤벙 넣고 청양고추, 마늘 등을 가미해 끓이면 끝이다. 하나, 이 간결함 속에 30년 경력의 손맛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일부러 술을 마시고 해장하고픈 생각이 들 만큼 구수하고 시원해 숟가락이 쉴 틈 없이 국그릇으로 향한다. 반찬으로 나오는 톳나물, 말린 가자미 역시 훌륭하다.

가격 한가쿠 갈치국 정식 1만 원

위치 여수시 삼산면 거문길 44 

문의 061-666-8133

섬마을횟집-해풍쑥전

청정 바닷바람이 키운 쑥으로 만든 전!

오전 배를 타고 거문도에 들어와 갈치회와 한가쿠 갈치국을 맛봤다면 십중팔구 해가 뉘엿뉘엿 지는 저녁일 것이다. 섬 노을을 호젓이 감상하며, 거문도 미식 여정의 대단원을 장식하기에 더없이 좋은 메뉴가 바로 해풍쑥전과 해풍쑥 막걸리다. 청정한 바닷바람이 키운 해풍쑥은 거문도가 자랑하는 특산물이다. 

섬마을횟집 김운정 대표는 7년 전, 거문도에서 최초로 해풍쑥전을 개발했다. 이후 매년 봄, 겨우내 추위를 견뎌 부드럽고 연해진 해풍쑥을 뜯고 삶아 급랭한 뒤 사시사철 해풍쑥전을 부친다. 다른 재료는 일절 쓰지 않고 거문도 해풍쑥과 인근에서 잡은 오징어만 담뿍 넣은 덕분에 싱싱한 바다의 맛이 아삭하게 씹힌다. 온갖 전을 만나 왔어도 이토록 감칠맛 나는 전은 처음이어서 한 입 먹고 감탄하는 일을 반복하게 된다. 이게 다가 아니다. 오직 거문도에서만 판매하는 해풍쑥 막걸리의 감미로운 쑥 향이 전과 환상적으로 어우러지며 풍미를 돋우니, 거문도의 밤이 깊어질수록 빈 접시와 막걸리병이 차곡차곡 쌓여 간다. 

가격 해풍쑥전·해풍쑥 막걸리 1만 원

위치 여수시 삼산면 거문길 84 

문의 061-665-3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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