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캠핑명당을 찾아서ㅣ<9>가리왕산자연휴양림 캠핑장] 가을을, 그리고 10월을 기다린 캠핑장

  • 글 한형석 친환경캠핑스쿨 대표강사 요리 사진 진주 푸드스타일리스트
    입력 2019.10.02 11:03

    심산유곡에서 온몸으로 느끼는 계절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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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 속 야영장에서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
    5월부터 덥기 시작해 식을 것 같지 않던 더위가 거짓말처럼 물러갔다. 아침에 텐트에서 나올 때 맨발에 슬리퍼만 신기가 망설여진다. 그렇게 강원도 정선의 깊은 산중에도 가을이 ‘쑥’ 들어오고야 말았다. 휴양림 한가운데를 흐르는 계곡물 소리도, 캠핑장의 나무를 흔드는 바람도 그 소리가 달라졌다. 시원한 소리가 많이 익어 차갑다. 이젠 한낮에도 따뜻한 커피가 생각난다.
    정선 시장의 좌판 할머니들도 더 추워지기 전에 물건을 팔려고 분주해졌다. 여름내 뜯어말린 나물과 내년을 기약하며 끝물이라 값이 싸다는 옥수수와 고구마를 살지 망설여진다. 그 옆 햇사과는 향기에 끌려 사는 데 망설이지 않았다. 이제 좀 더 있으면 정선처럼 달고 단 곶감이 나오려나.
    여름엔 여름의 캠핑명당이 있듯이 가을에도 가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캠핑장이 있다. 이번 달에는 정선의 심산유곡深山幽谷 가리왕산자연휴양림에서 가을 속으로 들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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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리왕산휴양림 사무실.
    캠핑장 입구
    휴양림 사무실이 너무 예쁘다. 작년에 다녀왔던 알프스 산중에 와 있는 것 같다. 잠시 화장실을 이용하러 들렀는데 로비가 마치 산림박물관에 와 있는 것 같이 꾸며져 있다. 여러 가지 나무의 속을 들여다 볼 수 있게 전시해 놓은 것이 가장 눈에 들어온다. 정말 깊은 산속의 문화시설인 것 같다.
    가리왕산은 말 그대로 ‘산중의 왕’이다. 몇 번을 다녀갔지만, 이렇게 깊고 큰 줄 몰랐는데, 직접 와서 보니 깊고 넓은 품이 다른 곳과 다르다. 휴양림 입구에서 한참을 들어가야 표를 받는 사무실이 나오는데 그 스케일부터 다른 이곳이 정말 깊은 산중이란 것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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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 속에 자리한 1캠핑장.
    1캠핑장
    1캠핑장은 휴양림 사무실에서 300m 정도 앞에 있다. 그래서 사무실에 들러 체크인을 하고 다시 내려가야 하는 구조다. 차를 세우고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기분이 묘하다. 마치 히말라야 트레킹을 온 것 같다. 우선 계곡의 규모와 모습이 압권이다. 다리를 건너는데 벌써부터 한기가 느껴진다. 일반적인 냉기와는 차원이 다른 깊고 신선한 한기다. 이것이 가리왕산의 기운인가보다.
    1캠핑장엔 사람들이 참 많다. 그 많은 데크들이 다 빽빽한 숲속에 숨어 있어 한낮에도 해를 볼 수 없다. 10월 초까지는 한낮 해가 뜨거운데 이곳에서는 걱정이 없다. 데크 사이즈는 크지 않지만 서로 가깝지 않아 좋다. 계곡 바로 옆이지만 물소리가 아주 세게 들리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계곡에 대해 신비감이 드는 자리. 캠핑장 한쪽에는 야외 공연장이 있고, 그곳을 지나면 취사장과 샤워장, 화장실이 있다. 아주 친한 서너 가족이 함께 와서 한 일주일 머물고 갔으면 하는 분위기다. 공연장 나무 무대에서 아이들이 물 만난 고기 마냥 즐거워한다. 샤워장과 화장실은 크지 않지만 아담하고 깨끗하다. 사무실에서 좀 떨어져 있지만 관리가 잘된 모습이다. 이런 캠핑장 분위기 참 좋다. 조용한 가을을 맞이하기 딱 좋은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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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캠핑장 옆 야외교실.
    2캠핑장
     
    2캠핑장은 사무실 바로 옆에 있다. 바로 앞에 넓은 주차장이 있어 편리하다. 계곡도 바로 옆에 있어 물장난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좋은 장소다. 1캠핑장이 차를 대는 곳과 데크가 좀 멀어 짐이 많은 캠퍼들에게 약간 불편한 곳이라면, 2캠핑장은 짐이 많아도 부담이 없다. 주차장 바로 옆이라도 차 소리보다 계곡 물 소리가 더 크게 들리기 때문에 걱정이 없다. 아이들에게 자동차 주의만 하면 완벽한 캠프사이트다.
    이제 슬슬 노란 기운이 도는 빽빽한 숲속에서 계곡 소리를 만끽하며 가는 시간을 보내기 아주 좋은 장소다. 한낮에는 해먹이라도 걸어 놓고 계곡 물소리 속으로 들어가 낮잠 자기 좋을 것 같다. 취사장과 화장실을 가려면 주차장을 가로질러야 하는 불편함이 다소 있지만, 작고 예쁜 매점이 바로 옆에 있고, 목공체험장이 지척이라 단점을 완벽히 만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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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양림 내 개인 사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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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캠핑장 옆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
    오토캠핑장
    오토캠핑장의 장점은 가리왕산자연휴양림에서 가장 조용한 장소라는 것이다. 이곳은 가을 분위기가 물씬 난다. 텐트 쳐 놓고 누워서 넓은 하늘을 맘껏 들여놓고 높아진 하늘을 가슴 깊이 들여놓을 수 있다. 데크 사이의 간격이 좀 좁아 빽빽해 보이지만, 그 단점은 쥐똥나무 울타리가 해결해 준다. 이 나무 울타리 덕에 아늑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화장실과 샤워장, 취사장도 아담하고 깨끗하다. 관리사무실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지만, 관리는 잘 되어 모든 시설이 깔끔하다. 길가에 있어 오고 가는 차와 사람들이 많은 다른 사이트와 달리 이곳은 오토캠핑장을 이용하는 사람들만 있어 더 아늑하다. 들리는 것은 가을바람 소리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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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깊은 숲속 산책길과 계곡길
    휴양림 안에서 놀기 
    깊은 숲속 산책길과 계곡길 
    가리왕산은 해발 1,500m가 훌쩍 넘는다. 높이뿐 아니라 그 품이 깊다. 산의 북쪽은 올림픽 스키 코스로 사용된 적 있을 만큼 자타가 공인하는 명산의 위상을 갖췄다. 그래서 골도 깊고 끝도 없이 길다. 산책로를 걸으면 그 기운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명산의 기운이다. 포장된 길이나 임도 걷는 것도 좋고, 오솔길을 걸어도 좋다. 걷다 보면 출렁다리도 나오고 길도 예쁘다. 아이들 데리고 조용히 산책하기 좋은 길이다. 걷는 내내 바로 옆 계곡 물소리 때문에 심심할 틈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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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을 잊게 해주는 목공예
    시간을 잊게 해주는 목공예
    사무실 로비에 나무가 전시되어 있는 것이 우연은 아니었다. 가리왕산자연휴양림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멋진 목공예실을 가지고 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다양한 장비와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산이 깊고 넓은 만큼 수종도 다양한 것 같다. 준비된 재료들이 다른 곳과 차원이 다르다. 이곳에서 공예를 지도하는 선생님 말씀을 듣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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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TB 라이딩
    MTB 라이딩
    가리왕산자연휴양림 안의 임도는 수십 년 전부터 MTB 코스로 유명한 곳이다. 그래서 차에 자전거를 싣고 오는 캠퍼들이 많다. 꼭 MTB가 아니더라도 자전거를 싣고 올 공간이 있거나, 아니면 자전거 캠핑을 즐기는 캠퍼라면 반드시 와 봐야 할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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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동마을 소나무 숲
    휴양림 밖에서 놀기 
    회동마을 소나무 숲 
    휴양림 품이 넓지만, 바깥을 구경하고 싶다면 당연히 바로 앞 회동마을을 찾기를 권한다. 이곳 마을에 있는 소나무 숲은 여러 방송과 광고에서 배경으로 쓰일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고 해야 하나. 마을 주변을 흐르는 계곡도 멋지고, 마을 주변에 빽빽하게 들어선 옥수수 밭도 볼거리다. 이제 옥수수도 끝물이다. 마을에서 돌아올 때 가장 가까운 슈퍼에서 필요한 식료품을 구입할 수 있고, 늦게 익어 더 맛난 거뭇거뭇한 찰옥수수도 사 오면 좋을 것 같다.

    정선 5일장
    휴양림에서 차로 10분 정도 거리인 정선 읍내에 2일과 7일로 끝나는 날에 장이 선다. 말 그대로 두메산골 5일장이다. 시골 5일장치고 규모도 꽤 크고 볼거리가 많다. 산나물이나 약초 같은 다양한 임산물도 풍부하고 옥수수나 팥죽같이 소박한 먹거리도 많다. 이곳도 많은 방송을 탄 덕에 골목골목 낯익은 곳이 참 많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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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조림을 곁들인 달걀 볶음밥
    장조림을 곁들인 달걀 볶음밥 
    정선 5일장의 반찬가게 앞을 지나가다 아주머니가 시식하라고 건네준 장조림이 너무 맛있었다. 고기와 꽈리 고추만 넣고 조린 것 같은데 깊은 맛이 난다. 정선 한우로 만든 것이란다. 도시의 마트에서 파는 것처럼 단맛도 안 나고 많이 짠 것 같은데 먹고 나서 오랜 시간 입안에 침이 고인다. 돌아오는 길에 다시 들러 한 봉지 사 왔다. 싱싱한 달걀도 한 줄 사와서 달걀 볶음밥을 만들고 그 위에 짭짤한 장조림을 얹어 보았다. 완전 가을 정선의 맛이다. 한낮에 땀을 많이 흘렸는지 입에 짝짝 달라붙는다. 10월에 가리왕산에서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요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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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박 양념구이
    호박 양념구이  
    정선시장에 가을을 맞이하는 채소들이 가득하다. 배추도 엄청 크고 호박도 엄청 저렴하다. 봄이라면 애호박이겠지만, 가을엔 일교차를 겪으면서 단맛이 올라온 ‘조선호박’이 제철이란다. 한 개에 1,000원도 안 한다. 캠핑장에 사가지고 와서 얇게 썰어 돼지기름에 확~ 볶아보았다. 양념장으로는 간장 한술에 마늘과 고추 약간 그리고 얇게 저민 파를 넣었다. 간간하고 달달한 정선의 가을 호박 맛이 일품이다. 
    tip 가리왕산 자연휴양림에서 꼭 지켜야 할 친환경캠핑 방법
    가리왕산은 그야말로 심산유곡 중의 으뜸이다. 그런 고로 야생동물도 많다. 쓰레기 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남은 음식물은 모두 자동차 트렁크에 밀봉해 보관하고 집으로 가져와서 버려야 한다. 정선 5일장에서 채소를 살 때는 최대한 손질해 달라고 하고, 지퍼백을 가져가 나누어 담는 게 중요하다. 의외로 계곡에 과일을 담가 놓았다가 잊어버리고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각별히 주의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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