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News] 고산 전문가들, “‘에베레스트 등반허가 조건 강화’ 실효성 없다”

  • 글 오영훈 기획위원
    입력 2019.09.27 13:33

    불명확한 등반 능력 검증 기준 비판…유명 고산 관리제도 도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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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5월 23일 에베레스트 정상부에 등반가들로 형성된 교통체증. 사진 니르말 푸르자
    고산등반 전문가들이 최근 네팔 정부가 발표한 에베레스트 등반허가 조건 강화 조치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적인 논평을 잇달아 내고 있다. 네팔 정부가 지난 봄 에베레스트에서 등반객들의 병목현상이 직·간접적인 원인이 돼 11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자 대폭 강화된 등반허가 규정 개정안을 지난 8월 14일 발표했지만, 그 내용이 등반 능력을 명확하게 검증하기 어려워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네팔 정부가 발표한 규정 개정안 중 핵심 조항은 다음과 같다.
    ▲ 최소 3년의 고산등반 안내 경험이 있는 대행사라야 에베레스트 원정대를 대행할 수 있다. ▲ 에베레스트 등반 허가를 위해서는 해발 6,500m 이상 봉우리 등정 증거를 제출해야 한다. ▲ 등반 허가 요금(입산료)은 최소 3만5,000달러로 인상한다. ▲ 로프 고정 시기를 앞당기고 더 나은 일기예보 체계를 갖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비판적인 논평을 내놓았다. 한 에베레스트 등반 기록가는 “등반허가 신청자에 대한 기존 등반 능력 검증 기준이 불명확하다”면서 “중국의 경우 해발 8,000m 이상 고봉의 등정 기록이 있어야 에베레스트 등반 허가를 주며, 이를 검증하는 독립된 기관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산악가이드협회IFMGA 소속의 한 가이드도 “유럽에는 아주 엄격한 가이드 훈련 프로그램이 존재한다”면서 “네팔 역시 같은 제도를 도입해 가이드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가이드는 해발 6,500m 이상 봉우리 등정 기록이 있어도 에베레스트를 등반하기에 충분한 능력을 갖췄는지 검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극단적으로 아콩카구아(6,962m)의 경우 해발 6,500m 이상이지만 정상까지 크램폰을 사용할 필요조차 없는 산이기 때문에 이러한 산의 등정 기록이 있어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데날리, 킬리만자로 등 유명한 고산의 경우 등반 인원과 시간, 쓰레기 투기 등에 대해 엄격한 관리 제도를 둔 이후로 좋은 등반 환경으로 변모한 바 있는데 이러한 제도들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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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베레스트의 해발 8,000m 지점 캠프지에서 쓰레기를 수거 중이다. 사진 남걀 셰르파
    한편 에베레스트 등반허가 조건 강화와 동시에 비닐·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한 규제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네팔 정부는 최근 2020년 1월부터 에베레스트가 위치한 쿰부 지방에 두께 30마이크론 이하의 플라스틱 포장재 반입을 일절 금지한다고 밝혔다. 30마이크론은 김장용 비닐봉지 정도의 두께다. 그러나 이 조치 역시도 구체적인 검열 및 규제 방법이 제시되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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