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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산따라 맛따라 254ㅣ포천 명성산] 포천의 맑은 물로 빚어낸 ‘이동막걸리’

글·사진 박재곤 우촌미디어 대표
  • 입력 2019.11.18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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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맛 좋은 고장 포천에서 빚어낸 막걸리는 깊은 역사와 향긋한 맛을 자랑한다.
물맛 좋은 고장 포천에서 빚어낸 막걸리는 깊은 역사와 향긋한 맛을 자랑한다.

‘막걸리’ 하면 왜 포천일까. 이는 ‘물을 안고 있다’는 뜻을 지닌 ‘포천抱川’이라는 지명이 잘 대변해 준다. 술을 빚는 가장 중요한 요건, 즉 막걸리의 맛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물이다.

포천의 물이 막걸리를 빚기에 가장 좋은 물이라는 것을 입증해 주는 일화가 있다. 포천에서 빚는 막걸리의 재료와 그 막걸리를 빚던 사람이 다른 지역에서 똑같은 재료와 제조방법으로 막걸리를 빚어 보았더니 같은 맛이 나오지 않았다. 즉 ‘물이 달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포천의 ‘(주)이동주조’는 막걸리만 생산한 업체로 ‘이동막걸리’라는 브랜드를 성공시킨 업체다. 오랜 역사의 이 회사가 회사 사정으로 지금은 생산이 중단된 상태이지만, ‘포천은 몰라도 이동은 안다’는 말이 나오게 한 ‘이동막걸리’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포천시 이동면은 본디 조선조 때 임금님께 술을 빚어 공납하던 양조장 터였다고 한다. 한탄강 상류 영평천과 백운산을 오르는 계곡, 이곳은 신선이 놀다 갔다는 맑고 깨끗한 백운계곡이다. 지금 포천에는 이 백운산 백운계곡의 동일한 수맥의 물로 막걸리를 빚는 주조장이 여럿 있다. 백운계곡 길가, 이동면 도평리에는 여러 업소의 막걸리들을 이곳에 집산, 택배로 영업하는 ‘포천 이동막걸리 직판장’들이 성업 중이다. 이들은 전국 각지에 ‘이동막걸리 애호가’가 무척 많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다고 했다. 택배 주문을 하는 고객들의 나이를 분석해 보면 20대에서 70대 노년 남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한다.

이처럼 다양한 연령층이 계속 이동막걸리를 찾는 이유는 뭘까? 이동막걸리 1호 매장 나종호 대표는 “우리나라의 대부분 남성들은 젊을 때 경기도 포천이나 강원도 철원, 화천 등지에서 군대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동막걸리’와 친숙해졌고, 또 마음속에 깊이 각인됐기 때문에 여전히 이 술을 마시고 싶어 택배주문을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포천이동막걸리1호 매장 대표 나종호 031-535-7150, 010-6352-5248

산정야영식당 

허브로 숙성시킨 돼지왕갈비

산정호수 북단, 호수 산책로 끝부분에, 허브로 숙성시킨 돼지고기와 쇠고기를 차려내는 산정야영식당이 있다. 산정야영식당에서는 주로 로즈마리라는 외래 허브로 돼지고기와 쇠고기를 숙성시켜 낸다. 로즈마리rosemary는 라틴어의 합성어로 ‘바다의 이슬’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예로부터 약용이나 향수로 많이 쓰였고, 말린 잎이나 생잎 모두 차로 마실 수 있다. 향은 진하지만 맛은 부드럽다. 한편, 로즈마리는 심신의 피로를 풀어 주고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여 주는 효과가 탁월한 식물로, 수분을 많이 포함해 푸석푸석한 피부를 촉촉하게 해주기도 하고, 피부를 맑게 가꾸어 주는 청정효과도 있다고 한다.

산정야영식당에서는 허브로 숙성시킨 고기 외에 돼지생고기를 그대로 잘라 내놓기도 한다. 양념의 기교를 가하지 않고 숯불구이로 소금과 함께 차려내는 생돼지숯불구이가 야성 그대로의 맛이라면, 로즈마리로 숙성시켜 차려내는 허브갈비는 아름다운 화장으로 요염한 자태를 지닌 여인 같은 요리라 할 만하다.

산정야영식당은 순박한 이병준, 이규임 대표 내외가 운영하고 있다. 야성의 생돼지고기 맛과 요염한 허브이동갈비 맛과 더불어 이들의 인정에 발목 잡힌 산꾼들이 무수히 많다고 한다. 덕분에 이곳을 베이스캠프로 두고 시산제를 올리는 산악회도 많단다. 또한 이곳에서 바라본 호수의 모습이 아름다워 ‘산정호수 감상 제1호점’이라는 별칭도 붙어 있다. 

메뉴 생돼지숯불구이 1만4,000원. 허브이동갈비 2만8,000원

전화 031-532-5994  주소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산정리 294-1

이동한국인갈비 

‘이동연잎갈비’로 진화해 새로운 도약

이동막걸리와 더불어 이동이 내세우는 또 하나의 자랑은 갈비다. 이동막걸리가 전국적으로 유명하게 된 것은 이 지역에서 군대생활을 했던 전국 각지의 젊은이들의 입을 통해서였다는 사실은 이미 유명하다. 그렇다면 이동갈비는 어떻게 세상에 처음 알려지고, 또 이처럼 유명해진 것일까.

이 사연에는 산꾼들이 등장한다. 1975년 지금의 이동갈비촌마을에는 ‘도평불고기집’과 또 한 곳을 합쳐 자그마한 두 식당이 영업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북정맥을 즐겨 올랐던 서울 동대문시장의 한 등산동호인모임이 하산길에 ‘도평불고기집’에서 불고기를 구워 먹곤 맛에 매료돼 서울로 돌아와 소문을 크게 퍼뜨렸다고 한다. 이 소문을 듣고 동대문 시장에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여러 상인들이 식도락 나들이를 자주 오게 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지금의 ‘이동갈비촌’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후 5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면서 수많은 식당들이 문을 열고 닫았다. 근래에 새로 문을 연 ‘이동한국인갈비’는 새롭게 맛집으로 떠오르는 곳이다. 권영수 대표는 “고객만족도의 극대화가 식당의 지상과제이자 최우선 지향점”이라며 당찬 의욕을 내세우고 있다.

이 식당의 대표 메뉴는 고유의 노하우로 만드는 ‘연잎이동갈비’다. 포천한우육수에 연잎과 당귀 등의 한약재를 넣고 끓인 후 전통 간장과 양파, 생강, 마늘, 대파, 나주배를 갈아 넣은 양념에 만 3일간(72시간) 갈비를 재운다. 고품질의 백연잎은 포천시 군내면 울미연꽃마을에서 공급받는다고 한다. 손님들은 “갈비가 정말 부드럽다”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고 한다. 또한 이동 맑은 물에 포천 한우로 푹 고은 육수로 내놓는 물냉면 역시 인기 메뉴다.

메뉴 이동연잎갈비(400g) 3만3,000원. 연잎한돈갈비(300g) 1만6,000원. 한우육수물냉면 1만 1,000원  

전화 031-535-9253, 010-9905-9253

주소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화동로 2357

(사)팔공산문화포럼 김태락 고문
(사)팔공산문화포럼 김태락 고문

팔공산은 대구·경북 지역의 명산으로 지역 주민들이나 등산객들에게 늘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자연환경은 갈수록 파괴되고 있고, 아름답고 풍부한 산림과 문화자원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손길이 미흡한 점이 없지 않다.

팔공산이 되도록 역사 속의 본 모습을 잘 보존해 지역 명산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단체가 있다. 지난 2011년 1월 팔공산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에 의해 창립된 팔공산문화포럼이다. 초대 홍종흠 회장부터 제2대 조명희, 제3대 박규홍 회장을 거쳐 올해 제4대 홍원식 회장이 취임한 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단체다. 창립 2년 뒤인 2013년 12월에는 산림청으로부터 사단 법인 인가도 받았다.

팔공산문화포럼이 주최한 팔공산둘레길 답사가 지난 4월 6일 경북 군위군 구간에서 진행됐다.
팔공산문화포럼이 주최한 팔공산둘레길 답사가 지난 4월 6일 경북 군위군 구간에서 진행됐다.

팔공산문화포럼은 회지를 발간하는 한편, 현장 조사를 통한 학술연구와 도보답사 등의 행사를 계속하고 있다. 2019년에는 3차례 학술행사와 5차례의 ‘팔공산둘레길 걷기행사’를 진행했다. 팔공산둘레길 걷기 행사는 팔공산둘레길 조성 사업과 깊은 연관이 있다. 팔공산은 대구광역시 동구와 경북의 칠곡군, 군위군, 영천시, 경산시 등 5개 시·군·구 지역이 포함되어 있는 산이라 ‘팔공산둘레길’은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가 상생협력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 포럼이 진행한 팔공산둘레길 걷기 행사는 참가자들이 모두 한마음 한뜻이 되어 시·도 간의 원활한 협력을 기원하고자 기획됐다.

팔공산문화포럼의 초대 부회장으로 포럼발족에 크게 기여하고 현재 고문직을 맡고 있는 김태락 고문은 꼭 알아 두어야 할 인물이다. 김 고문은 어린 나이에 팔공산에 들어 온 이후 65년 동안 온갖 풍파를 다 견디며 오늘날 반듯한 팔공산 마을이 조성되는 데 아낌없는 정성을 기울였다. ‘팔공산 원래 이름 되찾기 운동’, ‘대구시민들을 위한 팔공산 정상 돌려받기 운동’ 등을 펼치며 산악계와 대구 시민들에게 큰 지지와 성원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팔공산의 진수眞髓가 함축된 <팔공산 65년 산지기 김태락이 들려주는 팔공산 이야기>라는 작은 소책자를 발간했다.

워낙 남을 위해 일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동장에서 산가번영회 회장까지 ‘회장’이라는 직함이 6개나 되던 해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이력으로 인해 이 지역의 ‘영원한 회장님’으로 통하기도 한다. 지금은 80대가 됐지만 여전히 직접 차를 몰고 다니며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 고문이 저술한 <팔공산 65년 산지기 김태락이 들려주는 팔공산 이야기></div>.
김 고문이 저술한 <팔공산 65년 산지기 김태락이 들려주는 팔공산 이야기>.

진선재珍饍齋 

갓바위 식당가에서 반짝이는 보석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 주시는 갓바위冠峰 약사여래불에 기도를 올려보세요. 한 방울씩 떨어지는 낙수가 바위를 뚫듯 당신의 소원은 꼭 이루어질 것입니다.”

대구의 진산 팔공산 주능선 동남향에 솟아 있는 관봉(852m)의 갓바위로 오르는 사람들의 발길은 1년 사계절 내내 끊이질 않는다. 팔공산 관봉의 병풍처럼 둘러쳐진 암벽을 배경으로 조성된 단독 원각상 갓바위는 보물 제431호로 지정되어 있다. 본래의 이름은 관봉석조여래좌상인데 ‘갓바위’라는 이름은 이 불상이 머리에 자연 판석으로 된 갓을 쓰고 있는 데서 유래된 것이다.

갓바위 나들목, 대구시 동구 진인동 갓바위 시설지구 식당가에는 10여 개 식당이 영업 중이다. 이 음식점들 중 ‘진선재’라는 식당은 깊은 산속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대도시에서나 만날 법한 고급 음식점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식당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다. ‘보배로운 반찬에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부정不淨한 일을 멀리 한다’는 뜻이다.

교양미 넘치는 우길선禹吉善 대표는 “진선재라는 이름 속에 음식 장만이나 손님맞이에 목욕재계하고 정성을 다한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식당 안 인테리어도 돋보인다. 우 대표 스스로 꾸몄다고 하는데 장식이 전문가의 수준을 뛰어 넘는 듯하다. 

메뉴 곤드레돌솥밥 1만3,000원. 연요리 정찬 2만 원. 

전화 053-983-9066 

주소 대구광역시 동구 진인동 123-49 (팔공산 갓바위시설지구 식당가)

천서리원조메밀면 

팔공산자락에서 맛보는 남한강 여주의 맛

관봉을 오르는 나들목의 깔끔한 식당가에 위치한 ‘천서리원조메밀면(대표 박오주, 이인주)’의 인기는 유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별미음식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주인 내외의 봉사정신이 손님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천서리원조메밀면의 안주인은 우리나라 최상급의 막국수로 평가받는 경기도 여주 ‘천서리막국수’ 대표 이인옥씨와 사촌자매지간이라 한다. 그러므로 경기도 여주의 지명이 대구로 시집 온 셈이다.

메뉴 메밀칼국수 7,000원, 메밀수제비 8,000원

전화 053-981-6001  

주소 대구광역시 동구 진인동 12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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