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이야기The Story of
Civilization> 윌 듀런트
지음. 왕수민·한상석 옮김.
민음사刊. 각권 600~1,000p,
2만8,000~4만5,000원. 그의 관점은 제목에서 밝혔듯이 ‘문명’. 듀런트는 문명에 대해 ‘문화 창조를 촉진하는 사회적 질서를 말한다. 문명을 구성하는 네 가지 요소로는 물자비축, 정치조직, 윤리적 전통, 지식 및 예술의 추구’라고 강조한다. 요약해서 한마디로 하면 영국인이 영국문명을 만드는 게 아니라 영국문명이 영국인을 만든다는 얘기다. 문명은 한두 해가 아닌 수세기에 걸쳐 쌓인 반면 인간은 몇 십 년, 길어야 기백 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는 역사적 관점을 ‘하나의 사실이 지리적으로 제한된 상태에서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전 지구적으로 서로 연관돼서 움직인다’고 주장한다. 책에 나온 예를 들면, 중국의 만리장성은 유럽의 로마제국을 망하게 한 원인이라고 한다. 만리장성 축조로 인해 훈족이 중국으로 침입을 못 하고 유럽으로 몰려갔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마치 ‘나비효과’를 연상케 하는 역사적 관점이다.
서양의 역사책은 대부분 그리스, 로마에서 시작해서 당대를 넘기지 않는 게 보통이지만 <문명이야기>는 동서양에 걸쳐 1만 년 동안 발생한 사건을 언급한다. 그가 50년에 걸쳐 10권을 펴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지만 각 책마다 목차를 보면 또 한 번 더 놀란다. 1-1과 1-2권이 동양문명 수메르에서 일본까지, 2-1과 2-2권이 그리스문명, 3-1과 3-2는 카이사르와 그리스도, 4-1과 4-2는 신앙의 시대, 5-1과 5-2는 르네상스로 분류했다. 각 권마다 최소 600~1,000페이지에 이른다.
정독해서 제대로 다 읽으려면 1년은 꼬박 걸린다. 시간 날 때 관심분야라도 한 번씩 읽어보면 역사의 흐름과 현대를 보는 관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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