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ㅣ이색 러닝 대회] 국내 최초 초고난도 러닝 챌린지, ‘레드불 400’

입력 2019.10.30 10:00

길이 400m 스키점프대 ‘거꾸로’ 올라…각 부문별 우승자에 내년 세계 대회 참가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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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불 400 남자 개인전 참가자들이 출발지점을 통과하고 있다.
영화 <국가대표>가 800만 관객을 유치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이젠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스포츠 종목인 스키점프. 높이 140m, 길이 400m인 스키점프대에서 누가 더 멀리, 정확하게 날아가는지를 겨루는 종목이다. 최근 바로 이 스키점프대를 ‘거꾸로’, ‘누가 더 빨리’ 오르는지를 시합하는 이색적인 러닝 대회가 한국에서 처음 열렸다. 지난 9월 28일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대에서 진행된 ‘레드불 400’이다.
스키점프대를 거슬러 오른다는 아이디어는 오스트리아의 전 국가대표 육상 선수이자 오스트리아 100m 단거리 최고기록 보유자인 앤드레아스 베르게andreas berger로부터 출발했다. 베르게는 우연히 스키점프대 옆을 지나면서 ‘밑으로 내려오기만 하던 스키점프대를 역주행하면 어떨까?’란 생각을 떠올렸다고 한다.
베르게는 이 아이디어를 갖고 에너지 음료 브랜드인 레드불Redbull을 찾아갔다. 다양하고 이색적인 스포츠 활동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레드불은 단박에 베르게의 아이디어를 차용했다. 그렇게 탄생한 ‘레드불 400(400은 스키점프대의 달리기 거리인 400m에서 따왔다)’은 2011년 오스트리아에서 최초로 시작된 이래로 전 세계에서 총 73회 개최되며 총 참가자 수만 3만4,000명에 이르는 세계적인 이색 스포츠로 자리 잡게 됐다. 한국은 이 대회가 열린 18번째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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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점프대 상단에 이를수록 오르막의 경사가 심해져 온몸을 사용해 기어 올라야 한다.
한국 개인 최단 기록은 이장섭의 4분 25초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대에서 열린 레드불400 대회에는 총 7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참여해 자신의 한계를 시험했다. 남성·여성 개인전과 남자 릴레이, 혼성 릴레이, 소방관 릴레이 총 5개 부문으로 진행됐다.
이날 개인 최단 기록은 남자 개인전에 참가한 이장섭(27)이 세운 4분 25초다. 이장섭은 놀라운 스피드로 좌중을 놀라게 하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여자 개인전 우승자는 강현지(25)로 기록은 5분 36초다. 현재 레드불 400 개인전 세계기록은 남자 부문 터키 아멧 아슬란Ahmet Arslan의 3분 31초, 여자 부문 일본 유카리 타나카Yukari Tanaka가 세운 4분 54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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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개인전의 한 참가자가 마지막 오르막을 오르고 있다.
총 400m를 4명이서 나눠 달리는 릴레이 부문에서도 레드불 400 국내 최초 우승자들이 탄생했다. 남자 릴레이는 김도형, 김형기, 김재일, 조병철(2분 44초), 혼성 릴레이는 염민규, 이규환, 이은지, 남지현(3분 27초), 현직 소방관들이 참여한 특별 경기인 소방관 릴레이는 홍범석, 이동규, 김태욱, 한성민(2분 41초)이 각각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자들은 포상으로 내년 핀란드에서 열리는 ‘2020 레드불 400 핀란드’ 예선 진출권과 경비 일체를 지원받을 예정이다.
남자 개인 최종 우승자 이장섭씨는 “마라토너로서 여러 달리기 대회에 참여해 봤지만 스키점프대 역주행은 난생 처음 해보는 색다른 도전이었다”며 “허벅지 근육을 중심으로 고강도 하체 트레이닝을 진행했던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또한 “내년 핀란드 대회에서도 좋은 기록을 세울 수 있도록 정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행사가 진행된 곳이 동계 올림픽의 성지인 알펜시아 스키점프대인 만큼 김현기 전 스키점프 국가대표와 곽윤기 쇼트트랙 국가대표도 경기에 직접 출전해 의미를 더했다. 이외에 김도겸 쇼트트랙 선수, 신민철 태권도 선수 등도 스키점프대에 오르며 자신의 영역이 아닌 새로운 필드에서의 도전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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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개인전 우승자 (왼쪽부터) 강현지, 이장섭이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다음 레드불 400대회 출전을 준비하는 동호인들에게 “안전을 위해 최소한 3주 이상의 고강도 운동을 한 후 출전해야 한다”며 “또한 달리기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체와 상체의 근력을 고루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상대적으로 경사도가 낮은 초반 구간에서는 하체 근육이 중요하지만, 경사도가 40°에 육박하는 스키점프대 최상부를 오르려면 몸 중심부(코어) 근육과 몸을 끌어당기는 상체 완력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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