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산행 경상도의 숨은 명산ㅣ 재약산] 능선으로 알려진 영남알프스의 숨겨진 계곡미!

  • 글 사진 황계복 부산산악연맹 자문위원
    입력 2019.11.27 16:54 | 수정 2019.12.09 10:58

    3대 소 중 하나인 철구소, 사자평 은빛 파도 풍광도 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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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암골은 크고 작은 소와 담을 비롯해 널찍한 반석과 여러 모양의 고만고만한 폭포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영남알프스의 가을은 화려하다. 11월 중순까지 울긋불긋한 천연색 가을 단풍이 멋스럽다. 억새도 하얀 솜털 같은 꽃을 달고 바람에 일렁인다. 이를 즐기기 위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능선을 찾지만, 계곡도 이에 못지않게 아름답다. 겨울이 가까워 오지만 영남알프스의 재약산載藥山은 아직 가을에 갇혀 있는 듯하다. 짙은 가을 색으로 물든 계곡과 재약산 자락의 널따랗고 유순한 평원을 가득 메운 억새의 향연은 황홀함 그 자체다. 
    밀양시와 울산광역시의 경계에 자리한 재약산 산행의 들·날머리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이천리(배내골)다. 철구소 버스정류장에서 산행을 시작해, 무등골을 지나 주암골~재약산 정상~사자평 습지보호구역~죽전마을 갈림길에서 용주사를 거쳐 철구소 버스정류장으로 되돌아온다. 원점회귀 산행으로 전체 산행 거리는 약 12.5㎞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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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암골은 넓은 암반과 건너뛰기에 적당한 바위를 이리 넘고 저리 돌아 오르면 형형색색의 단풍이 절색이다.
    철구소 버스정류장에서 용주암 가는 다리를 건넌다. 정면 멀리 내려올 능선을 보며 펜션 건물을 돌아들면 화장실이다. 계곡에 걸린 출렁다리를 지나 무등골이 시작되면서 깊이를 알 수 없는 철구소鐵臼沼를 만난다. 본래 ‘절구소’라 불렀다는 철구소는 신불산 파래소, 얼음골 호박소와 함께 영남알프스 3대 소沼로 꼽힌다. 이 3개의 소가 땅 밑으로 연결돼 있어 이를 따라 이무기가 이동했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계곡을 그대로 올라도 되지만 계곡 옆 널찍한 옛길로 오른다. 물도 보고 계곡도 볼 수 있는 철구소 계곡길이다. 용주암 절집을 지나자 곧바로 왼쪽 산비탈에 달린 리본과 함께 천황산, 재약산 팻말이 보인다. 하산할 때 다시 돌아오는 지점이다. 무등골은 주암마을에서 철구소 아래 이천리까지 계곡을 말하며 양천이라고도 한다. 계곡의 길이는 3km로 짧은 편이지만 즐기기엔 부족함이 없다. 여름이면 계곡의 넓은 반석과 암반을 타고 흐르는 풍부한 수량의 계곡을 즐기려는 피서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골짜기 외딴 민가 앞에서 그대로 계곡을 따라 오른다. 강하지 않은 햇빛에 곱게 물든 단풍의 뛰어난 색채가 산골짜기를 수놓는다. 주암마을이 가까워질 무렵 왼쪽 주계더미(주계바위)의 깎아지른 벼랑 아래로 열린 주암계곡으로 꺾어든다. 마을에서 이어지는 산길을 버리고 그대로 계곡을 거슬러 오른다. 계곡을 따라 올라도 큰 어려움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멋진 풍광을 즐길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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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약산으로 오르는 호젓한 산길은 낙엽으로 뒤덮이고 햇빛에 반짝이는 화려한 오색단풍이 숲 터널을 이룬다.
    주암골은 1,000m가 넘는 천황산과 재약산의 중간 즈음에서 동쪽으로 흘러내리는 계곡으로 깊은 골짜기에 숲이 울창하다. 계곡을 거슬러 오르면 주변 나무들의 그림자를 수면에 담고 있는 크고 작은 소와 담潭과 고만고만한 폭포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넓은 암반과 건너뛰기에 적당한 바위를 이리 넘고 저리 돌아 오르면 형형색색의 단풍이 절색을 이룬다. 마치 단풍물감을 쏟아놓은 것처럼 거울같이 맑은 물 위에 뚝뚝 떨어진 단풍잎이 떠있다. 파란 하늘과 대조를 이뤄 더욱 아름답다.
    계곡미에 취해 오르다 보면 수려한 경치는 줄어들고 점점 경사가 심해진다. 계곡이 둘로 갈라지는 지점에서 오른쪽 비탈로 벗어나면 등산로를 만난다. 집터와 묵정밭의 흔적을 지나치면 곧 천왕정사에 닿는다. 1990년대 초까지 노부부가 염소를 키우며 살았던 오두막이 절로 변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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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등골의 철구소. 철구소는 신불산 파래소, 얼음골 호박소와 함께 영남알프스 3대 소로 꼽는다.
    재약산으로 오르는 호젓한 산길은 낙엽으로 뒤덮이고 햇빛에 반짝이는 화려한 오색단풍이 숲 터널을 이룬다. 심종태 바위로 오르는 갈림길을 지나 계곡을 건넌다. 가파른 산길에 곧 침목계단을 만나고 하늘이 트이는 능선에 올라서면 간이쉼터가 있다.
    여기서부터 1.1km 남은 재약산까지 이정표가 잘 서있다. 천황재 갈림길에서 재약산 산마루로 향하는 참나무 숲길은 주능선에 닿기까지 하늘을 보기 어려울 만큼 우거져 있다. 주능선에 이르러 천황산을 등지고 재약산으로 향한다. 주능선의 나무들은 모두 잎을 털어내고 겨울준비에 한창이다. 해발고도 1,000m가 넘는 고산지대기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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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약산 암봉에 올라서면 사방팔방이 훤하게 열리면서 주변 전망이 시원하다
    재약산 암봉에 올라서면 사방팔방으로 전망이 시원하게 열린다. 북쪽으로 가지산을 비롯한 운문지맥의 운문산, 동쪽에는 간월산에서 신불산, 영축산, 그 뒤로 희미하게 다가오는 천성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의 산과 영축산에서 남쪽으로 내리뻗은 영축지맥이 아련하다. 발아래로 펼쳐지는 사자평의 모습은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억새가 장관이던 곳에 잡목이 들어찼다.
    하산은 고사리분교 터 방향. 진불암 갈림길에서 직진해 남쪽 향로산을 바라보며 데크길로 내려선다. 임도를 만나 사자평 고산습지 방향으로 생태탐방로를 따른다. 중천에서 서녘으로 기운 햇빛 아래 펼쳐지는 억새군무가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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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산은 고사리분교 터 방향. 남쪽 향로산을 바라보며 덱 길로 내려선다.
    사자평은 영남알프스 억새평원의 전형이다. 사자평을 온통 뒤덮고 있는 억새가 바람이 일면 흡사 은빛 파도가 출렁이는 착각에 빠질 만큼 황홀한 풍경을 연출한다. 이것이 예부터 전해오는 ‘재약산 8경’ 중의 하나인 ‘광평추파廣坪秋波’다. 지금은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한 산들늪이다.
    사자평 습지보호지역 감시초소에서 300m쯤 진행하면 죽전마을 갈림길이다. 숲속으로 이어지는 데크길을 따른다. 곧 만나는 사거리 갈림길은 천황산에서 약무덤봉(953.5m)을 거쳐 향로산으로 가는 능선 상에 있다. 그대로 직진하면 산비탈을 타고 용주암으로 연결된다. 711.2m봉 직전에서 왼쪽 산 사면을 따르다가 계곡을 한 차례 건넌다. 첫 갈림길에서 오른쪽 확연한 숲길을 따르면 곧 월성 이씨묘를 만난다. 이후 초반에 지나갔던 철구소 계곡길에 닿으면서 용주암 건물이 보이고 이내 철구소 버스정류장에 이르며 산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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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천에서 서녘으로 기운 햇빛 아래 펼쳐지는 억새군무가 장관이다.
    산행길잡이
    이천리(배내골) 철구소 버스정류장~철구소~ 무등골~주암골~재약산 정상~사자평 습지보호지역~죽전마을 갈림길~용주사~철구소 버스정류장 <5시간 30분소요>

    교통(지역번호 052)
    대중교통편으론 언양읍에서 328번 버스(264-2525)를 타고 배내골 철구소 버스정류장에 내리면 된다. 328번 버스는 6:20, 7:50, 10:10(KTX 울산역), 11:30(석남사), 13:30(KTX 울산역), 15:10분(석남사), 17:10(KTX 울산역)에 각각 출발한다. KTX 울산역에서 출발하는 차편은 10분가량 뒤에 언양읍 정류장을 지난다. 석남사 출발 차편을 타려면 석남사로 가서 환승해야 한다. 배내골에서 나오는 버스는 백련마을에서 7:05, 8:40, 11:00, 12:00, 14:30, 15:50, 18:20(막차)에 있다.
    숙식(지역번호 052)
    철구소나 주암골 산행은 언양읍을 경유해야 하는 만큼 숙식도 언양읍에서 해결하는 것이 편하다. 언양읍내에는 미다스모텔(254-4402), 파크모텔(264-0177), 큐모텔(263-0173) 등 깨끗한 숙소가 많다. 
    언양은 한우 불고기로 유명하다. 불고기 맛은 어느 집이든 비슷하지만 언양 우체국 옆 진미불고기(262-5550)가 제법 이름이 있는 곳이다. 언양 전통시장 안에는 다양한 먹거리집이 많다. 그중 원조 언양옛날곰탕(262-5752) 집은 제대로 된 곰탕을 맛볼 수 있는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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