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캠핑명당을 찾아서ㅣ<11> 지리산자영휴양림 야영장] 12월, 한 해를 정리하기 좋은 캠핑장

  • 글 한형석 친환경캠핑스쿨 대표강사
  • 요리 사진 진주 푸드스타일리스트
    입력 2019.11.25 16:37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지리산 속에 자리잡은 자연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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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캠핑장의 가장 큰 특징은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다.
    '지리산’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곳이다. 그 향기도 다르고, 분위기도 다르고, 그 색깔도 다르다.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이젠 살았다’는 느낌을 주는 곳. 그야말로 지리산은 지리산이다.
    산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매주 이곳을 오를 수 있기를 바라듯, 캠핑하는 사람이라면 언제나 지리산 언저리에서 캠핑하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캠핑명당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녀 보았지만, 지리산이 보이거나 지리산에 있는 캠핑장이라면 그 이름만으로도 90점 이상은 받을 수 있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올해는 딱 한 번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이곳을 찾았지만, 역시 지리산은 벅찬 감동과 그윽한 향기로 내 마음을 채워 주었다. 
    ‘지리산자연휴양림’은 이름만으로도, 그 존재만으로도 캠핑 명당 중의 명당이라고 할 만한 곳이다.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새로운 기분으로 맞기 위해 찾을 만한 캠핑장 중에 단연 으뜸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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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육산 지리산에 둘러싸인 ‘지리산자연휴양림
    캠핑장 소개
    하룻 14가족만 누리는 최고 사이트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지리산자연휴양림은 30자리가 넘는 캠핑 데크를 가지고 있었다. 산의 품만큼 넓고 푸근한 자리였다. 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지금은 단 14자리만 남아 있다. 자릿수는 아쉽게도 줄었지만 그 혜택은 많이 늘었다. 좀더 조용하고 아늑한 공간이 된 것이다. 주차장에서 나무다리 건너기 전에 한 자리가 있고(3×2.8m), 나무다리를 건너면 깊은 숲속 계곡 옆으로 11자리가 오밀조밀 모여 있다(3.6×3m). 나머지 2자리는 캠핑장 위쪽으로 100m 정도 올라가서 자리해 있다(3×2.8m). 
    작은 나무데크는 2~3인용 소형 텐트를 치기 좋고, 큰 나무데크는 4인용 중형급 텐트를 치고 가족들이 쉴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이다. 모든 사이트에는 개별적으로 전기 배전반이 있어 추운 날에는 전기장판을 이용할 수 있다. 전기 용량은 모두 600W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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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양림 속 계곡의 단풍.
    모든 사이트들이 숲에 둘러싸여 있어 어느 계절에 찾아도 분위기가 좋다. 몇몇 캠퍼들은 작은 데크와 오래되어 낡아 보이는 시설 때문에 실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조용하고 소박한 캠핑을 위해서는 최고의 자리가 아닐까 한다. 그 분위기부터 다른 곳과는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샤워장과 화장실, 그리고 개수대가 있는 통합시설은 데크와 떨어져 있지만 관리가 잘되어 있어 상당히 깨끗하고 편리하다. 샤워장에 온수가 공급되지 않지만, 반대로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 훨씬 포근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체력에 자신이 있다면 샤워장에 들어가 지리산의 차가운 지하수로 냉수 샤워를 하는 것도 추천한다. 샘물은 항시 영상 4℃이기 때문에 정신이 번쩍 든다. 의외로 찬물로 씻는 것이 춥지는 않아 보인다. 현지 날씨가 영하로만 떨어지지 않으면 시도해 볼 만하다. 단지, 어린아이와 찬 것을 싫어하는 캠퍼들은 샤워기를 이용해 손발과 얼굴을 깨끗이 씻을 수 있다.
    이 천상의 캠핑장의 가장 큰 특징은 분위기다. 많은 캠퍼들이 ‘지금 이 시간에 이  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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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양림 주변에 실상사, 벽송사와 금대암, 영원사 등 많은 절집들이 있다.
    휴양림 안 둘러보기
    휴양림 속 산책길  
    지리산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되는 느낌을 준다. 휴양림 안에 있는 모든 길이 지리산 산책길이다. 이 길을 걷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 지리산자연휴양림에는 ‘힐링탐방로’가 잘 나 있다. 노고단이나 천왕봉, 장터목이나 세석산장 같은 오늘 안으로 가야 하는 부담스런 목표도 없고, 묵직한 중형 배낭의 부담도 없다. 그저 뒷짐 지고 마을 가듯이 걸을 수 있는 말 그대로 힐링 산책이다. 길 자체를 즐기고 지리산의 공기로 내 몸을 채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의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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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림복합체험센터.
    산림복합체험센터
    다른 자연휴양림은 주로 숲체험 프로그램과 목공예프로그램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반해, 지리산자연휴양림은 특이하게 한지공예 체험 프로그램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미리 예약만 하면 다양한 한지공예를 배우고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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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양림 내에 설치된 안내 표지.
    휴양림 밖 둘러보기 
    천년고찰 실상사 
    휴양림에서 10km, 차로 15분 거리에 천년고찰 실상사가 있다. 828년에 세워졌다 하니 천년이 넘는 1,200년 고찰인 셈이다. 그동안 수많은 전란을 겪으면서 이곳저곳에 많은 상처를 입었지만 그래도 그 자리에 든든히 자리하고 있다. 이런 산골에 평평한 마을 안에 절집이 있다는 것 자체가 경이롭다. 지리산 천왕봉을 바라보고 있다는 불상도, 신라시대 석탑 복원의 기본이 되고 있다는 삼층석탑도 신비할 따름이다. 지금은 귀농프로그램과 대안학교 그리고 템플스테이로 그 이름을 날리고 있다 하니 더더욱 듬직하다. 
    경내를 걷다가 샘물 한 바가지 마시고 의자에 걸터앉아 숨 쉬는 것만으로도 머리와 마음이 깨끗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실상사 경내에서 맞이하는 일출이 장관이다. 반드시 시간 내서 둘러봐야 할 문화재다. 
    실상사 이외에 휴양림 주변에 벽송사와 금대암, 영원사 등 많은 절집들이 있다. 특히 금대암 일출도 매우 장관이니 꼭 둘러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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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자연휴양림 주변 5일장.
    지리산자연휴양림 주변 5일장 정보
    지리산자연휴양림의 들머리인 인월과 마천에는 전통 5일장이 선다. 운이 좋으면 방문한 날에 장에 들를 수 있는 행운을 얻을 수 있다. 가장 가까운 곳은 휴양림에서 7km 떨어진 마천장이다. 규모는 작지만 시골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뜨끈한 장국밥 한 그릇 먹는 것도 좋다. 
    물건 많고 북적이는 장은 휴양림에서 17km 떨어진 인월장이다. 차로 20분 정도 걸리는 인월장은 평야인 남원과 산지인 인월, 마천, 함양의 산물이 모이는 그야말로 본격적인 전통 5일장이다. 요즘에는 대형 마트가 많이 생겨서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이 지역의 경제가 장날을 기준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장이 서는 날엔  시간을 내어서 들러 볼 만하다. 특히, 지리산 주변에서 키우는 소와 돼지 같은 청정 축산물부터 할머니들이 손수 캐내어 손질한 다양한 나물과 채소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아직 이곳에서는 돈 1만 원의 가치를 무겁게 느낄 수 있다.
    인월장 매월 3일, 8일, 13일, 18일, 23일, 28일 개장 (3/8장) 
    마천장 매월 5일, 10일, 15일, 20일, 25일 개장 (5/10장)
    TIP
    지리산자연휴양림에서 캠핑할 때 주의할 점 
    1 마천면에서 휴양림 오는 길에 이정표에는 ‘자연휴양림’으로만 표기되어 있다. 
    2 입구로 들어오는 길이 차선이 없는 좁은 마을길이니 동네 어르신들을 주의해야 한다.   
    3 진입로가 약간 복잡해 헛갈릴 수 있다. 
    4 가장 가까운 마트는 마천면에 있다. 약 7km 거리로 차로 10분 정도 소요된다. 
    5 휴양림은 지리산의 북쪽 아래에 있기 때문에 해가 일찍 진다. 4시 이후에는 어둡다. 
    6 캠핑장에 별도의 분리수거장이 없다. 분리수거장은 휴양림 입구에 있다. 
    7 전기는 공급되지만, 온수는 공급되지 않는다.
    8 데크 사이가 가까운 편이다. 밤늦게까지 떠들면 안 된다. 예의를 지키자. 
    9 313, 314, 315번 자리는 캠핑장에서 떨어져 있다.
    10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짐을 날라야 하니 짐은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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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대창구이
    추천 캠핑요리

    가을 대창구이
    운이 좋게도 인월 5일 장날에 휴양림을 방문하게 되어 그야말로 횡재를 누렸다. 인월장은 예로부터 풍성하고 다양한 산물이 많기로 유명하다. 수많은 먹거리들이 즐비했지만 갓 도축해서 손질하고 있는 소 대창이 눈에 확 들어 왔다. 내장 손질에 능숙한 할머니들의 손을 거쳤기 때문에 캠핑장에서는 별도의 손질 없이 흐르는 물에 한 번만 헹구면 된다. 무쇠 프라이팬을 달군 후에 물기를 뺀 대창을 올리고 볶아 주다가 소금과 후추로 살짝 간을 하면 맛있는 요리가 완성된다. 부추나 양파 등 장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채소를 선택하면 된다. 대창을 다 먹은 후에는 밥을 볶아 먹어도 되고 버섯이나 다른 채소를 구워 먹어도 좋다. 다 먹은 후에는 키친타올로 닦아주기만 하면 되니 이보다 맛있고 편리한 가을 캠핑요리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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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기농 달걀을 곁들인 코다리탕
    유기농 달걀을 곁들인 코다리탕
    산골에서는 생선을 구하기 힘들다. 해산물은 거의 염장된 젓갈이나 건어물이 주를 이루는데 그중에서 눈에 들어온 것은 명태를 반건조한 코다리 묶음. 한 마리에 3,000원 하는 코다리를 큰 것으로 골라 캠핑장에서 흐르는 물에 씻어 준비했다. 함께 사온 무와 콩나물 그리고 장터 좌판에서 할머니가 직접 키워 판다는 유정란 두 알과 함께 요리했다. 쌀뜨물에 약간의 된장을 넣고 준비한 재료를 넣고 끓이다가 유정란을 풀어 고소함을 더했다. 날이 쌀쌀한 요즘에 고소하고 칼칼한 맛이 일품인 코다리탕이 완성되었다. 재료비는 모두 1만 원이 되지 않았는데, 4인 가족이 충분히 먹을 만한 양이다. 다 먹고 난 다음 생선뼈는 음식물 쓰레기가 아닌 일반 쓰레기봉투에 밀봉해 버려야 한다.
    TIP 
    12월 캠핑장에서는 늘 산불조심
    한라산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높은 지리산은 그만큼 골이 깊어 다양한 나무들이 빽빽하다. 따라서 모든 불을 다룰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장작이나 숯을 사용하는 것은 금하고 있지만, 가스버너를 사용할 때 나뭇잎이 떨어져 옮겨 붙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따라서 요리할 때는 자리를 꼭 지켜서 불 관리를 확실히 해야 한다. 그리고 흡연자는 반드시 흡연구역을 이용해야 한다. 
    뒤처리하기 
    모든 음식의 뒤처리는 찬물에 세제를 풀고 하는 것이 아니다. 요리했던 코펠에 물을 한 컵 정도 넣고 끓이다가 물은 화장실에 버리고 온기가 남아 있을 때 행주나 키친타올로 닦아낸다. 아울러, 식사를 할 때에는 건더기부터 먹으면 나중에 설거지하기 편하다. 남은 국물은 화장실 변기에 버리고 물을 내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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