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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7월 둘째주 추천 산행지ㅣ방태산] 한국에서 가장 큰 자연림

월간山 편집실
  • 입력 2020.07.0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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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감록> 피장처 꼽혀

인제 방태산芳台山(1,443.7m)은 여름 계곡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여름 최고의 산으로 꼽아도 전혀 손색이 없다. 육산肉山의 이끼계곡에 삼둔사가리로 유명하다.

삼둔사가리는 <정감록>에서 피장처避藏處, 삼재불입지처三災不入地處(물·불·바람 세 가지 재난이 들지 않는 곳)로 꼽은 곳이다. 삼둔은 홍천군 내면 방태산 자락에 사람이 살 만한 3개의 평평한 둔덕으로 살둔(생둔), 월둔, 달둔을 말하고, 사가리는 인제군 기린면에 있는 네 곳의 작은 경작지 아침가리, 적가리, 연가리, 명지가리를 말한다.

물·불·바람이 들지 않아 사람이 드나들지 않으면 사람이 사는지조차 알 수 없는 곳이다. 실제로 임진왜란이나 한국전쟁의 와중에서도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전한다. 원시상태의 자연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 등산로 주변 숲은 정말 한국의 어느 숲 못지않다. 워낙 오지이고 교통이 불편한 탓에 민가가 아예 없거나 한두 채만 덩그러니 남아 피장처의 모습을 전하지만 최근 많은 사람들이 찾아 급속히 개발되고 있다.

그런데 방태산이란 지명 유래를 찾을 수도, 아는 사람도 없다. 인제문화원, 인제군청 문화관광과에서는 모른다는 답뿐이다. 문헌을 찾아 유추할 수밖에 없다. <삼국사기>나 <삼국유사>뿐만 아니라 〈조선왕조실록>까지 방태산이란 지명은 등장하지 않는다. 더욱이 방태산이란 지명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알 수 없다. 방태산 주변 설악산, 오대산, 계방산, 점봉산 등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산들의 명성에 가려 이름조차 갖지 못한 채 오래도록 방치돼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또한 정감록의 피장처이니 숨어살기 좋은 곳이면 됐지, 굳이 산의 유래나 역사, 기록에 대해 밝히면 오히려 ‘은둔의 산’의 본질에 어긋난다고 판단한 것이 아닐까 여겨진다.

인제군지에는 ‘주억봉을 중심으로 깃대봉(1,436m), 구룡덕봉(1,388m)과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아름다운 숲과 작은 폭포들이 많아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산의 모양이 주걱처럼 생겼다고 해서 주억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 방태산을 중심으로 3둔4가리가 신비스럽게 펼쳐져 있다’고 돼 있다.

인제문화원에서 발간한 <옛글 속에서 인제를 만나다>에서 방태산에 대해서 ‘가칠봉(1,241m), 응봉산(1,156m), 구룡덕봉(1,388m), 주억봉(1,444m) 등 고산준봉을 거느리고 있으며, 한국에서 가장 큰 자연림이라고 할 정도로 나무들이 울창하고, 희귀식물과 희귀어종이 많은 생태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높이 10m의 이단폭포와 3m의 낮은 폭포가 있어 찾는 이들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지명유래집>에는 1916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방동芳洞과 동리東里를 병합하여 방동리라 했다고 나온다. 이를 기준으로 보자면, 원래 방동의 ‘芳’과, 주변에서 가장 높은 산 정상 부위에 평평한 대가 있다고 해서 ‘台’를 조어로 해서 방태산으로 불리게 된 게 아닌가 추정한다.

정상 주억봉이 1,443.7m로 남한에서 16번째로 높은 산이지만 등산은 의외로 편하다. 걷기 좋은 숲길에 가파른 길 별로 없이 정상까지 이어진다. 정상 부위에는 평평한 대가 있어 더욱 편하게 걸을 수 있다. 주변 연봉들이 키 경쟁하듯 물결 마냥 넘실거리는 모습도 볼 만하다. 여름이면 꼭 한 번 가볼 만한 산이다.

주변 관광지

방동약수터 기린면 소재지에서 동남쪽 7㎞ 지점에 있는 약수터로, 이곳의 물은 탄산·망간 등의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위장병과 소화증진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조선시대에 어느 심마니가 이곳에서 커다란 산삼을 캤는데, 산삼을 캐낸 자리에서 약수가 솟았다는 전설이 있다.

방태산자연휴양림 방태산 북쪽 2단 폭포와 와폭으로 유명한 적가리계곡에 있는 자연휴양림으로 1997년 개장했다. 휴양림에는 산림휴양관, 야영장, 정자, 목교, 산책로, 등산로, 숲속의 집, 돌계단, 삼림욕장, 자연관찰원, 어린이놀이터, 체력단련시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미산계곡 리버 버깅 내린천 상류인 미산계곡은 물이 맑고 깨끗해 여행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로 리버 버깅River Bugging을 도입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리버 버깅은 1인승 공기 주입식 보트를 타고 급류를 즐기는 수상 레포츠다.

맛집·별미·특산물

고로쇠 방태산 고로쇠 수액은 해발 600~1,000m에서 자생하는 30~80년생 고로쇠나무에서 채취한 것으로 나트륨, 철분, 마그네슘 등 무기물이 풍부해 전국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몸속 노폐물 및 불순물 배출을 도와주며 골다공증과 위장병에도 좋다. 문의 방태산고로쇠협동조합(033-463-8959).

고향집 방태산 주변의 맛집으로는 아침가리계곡 가는 길에 위치한 고향집(인제군 기린면 조침령로 115, 033-461-7391)이 있다. 당일 만든 두부를 재료로 사용한 두부전골, 비지찌개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교통 정보

홍천이나 인제에서 상남면까지 버스를 타고 간 뒤 현리·미산 방향을 하루 2회 오가는 마을버스를 타고 미산1리 정류소(미산종점민박)에 내려서 200여 m 직진하면 미산약수교에 닿는다. 현리터미널에서 방태산휴양림으로 가려면 시내버스로 (방동)약수터입구에 하차해 걸어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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