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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7월 넷째 주 추천산행지ㅣ내연산] 겸재가 진경산수화로 그린 명산

월간山 편집실
  • 입력 2020.07.2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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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폭은 겸재가 진경산수화 완성한 곳… 석각 아직 남아 있어

경북 포항시와 영덕군에 걸쳐 있는 내연산內延山(930m) 내연골은 심산유곡의 절경을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골짜기다. 12폭포골·청하골·보경사계곡·연산골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내연골은 낙락장송이 일품인 기암절벽 아래로 널찍한 암반이 펼쳐지고, 크고 작은 폭포가 속출하는가 하면 바위벽을 타고 내려온 옥빛 물줄기는 소에서 한 번 쉬면서 짙푸름을 자랑하고, 담을 타고 잔잔히 흘러내리면서 또 다시 명경지수의 맑음을 과시한다. 오죽하면 겸재 정선이 청하 현감으로 있으면서 진경산수화를 그렸을까 싶다. 금강산에 빗대 소금강이라 부를 만큼 절경을 자랑한다.

내연산은 원래 종남산이었다고 전한다. 신라 진성여왕이 견훤의 난을 피해 들어온 이후 내연이란 지명을 얻었다 한다. 안쪽으로 끌어들여 목숨을 살렸다는 의미다. 정설인지 알 수 없다.

내연골은 산길이 순하고 뚜렷하게 이어지는 데다, 위험하다 싶은 구간에는 안전시설물이 잘 조성돼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최고 인기를 누리는 보경사~상생폭~보현폭~삼보폭~비하대~관음폭~연산폭 코스는 쉬엄쉬엄 걷더라도 1시간 정도면 탐승할 수 있다. 내연산 풍광의 하이라이트인 연산폭포는 겸재 정선이 2년여 청하 현감으로 있으면서 진경산수화를 완성한 곳이다.

연산폭까지가 도시의 미인이 풍기는 멋을 자아낸다면, 관음폭 위쪽 골짜기 중상류 구간은 짙은 숲 속에 감춰진 은밀한 계곡 미를 엿볼 수 있는 구간이다. 연산폭 위쪽 골짜기로 접어들려면 관음폭 아래 콘크리트 보를 건너 급사면을 올려치며 연산폭 위쪽 등산로로 올라선다.

연산폭 위쪽 계곡으로 올라선 다음 완경사 계곡길을 따라 5분쯤 오르면 희망캠프장이 나온다. 이후 50m 위쪽의 음지밭등길 갈림 지점을 지나 물줄기를 건너서면 여러 가닥의 산길이 나타난다. 예전 시명리 주민들이 이용하던 우마차길과 조피등길, 수리더미길 등의 산길들인데 이용하는 이는 거의 없다.

‘향로봉 4.5km, 보경사 3.4km’ 팻말을 지나면 협곡 사이로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는 은폭隱瀑이 보인다. 물줄기가 오버행 바위턱 위로 쏟아져 내려 더욱 기운차게 느껴진다. 예전 민가 흔적이 남아 있는 Y캠프장을 지나 수더분한 잡목 숲길을 따라 10여 분 걸으면 너덜지대가 나타나면서 모처럼 시야가 트인다.

이후 산길은 서서히 물줄기와 벌어지면서 잘피골에 이르러서는 오르막이 연속되고, 잘피골을 건넌 다음 15분 정도 사면길을 따르면 내리막길로 접어드는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밤나무등길(향로봉까지 약 1,500m)이 보인다. 대부분 밤나무등길을 따라 향로봉香爐峰(930m)에 오르기보다 내리막길을 따라 시명리까지 간 다음 긴골을 거쳐 향로봉으로 곧장 오르는 고메이등길(약 1,700m, 1시간30분 소요)을 이용한다.

보경사에서 2시간 30분 거리인 시명리에서 내연산 최고봉인 향로봉에 올라선 다음 능선을 타고 삼지봉三枝峰(710m)과 문수봉文殊峰(622m)을 거쳐 보경사로 내려서는 데 4시간 정도 걸린다.

산행 들머리에 위치한 보경사寶鏡寺는 백마에 불경을 싣고 와서 일구었다는 설화가 전하는 한 번도 폐사된 적 없는 고찰이다. 보경사는 문화재 관람료를 받는다.

포항 보경사.
포항 보경사.

주변 관광지

보경사 내연산 청하골 입구에 위치한 보경사는 중국 진나라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지명 스님이 창건한 사찰로 동해안 지역에서는 가장 큰 절 가운데 하나다. 중국에서 가져온 팔면보경을 명당에 묻고 그 위에 절을 세우면 동해로 침입하는 왜구를 막고 삼국을 통일할 것이라는 예언대로 연못이 있는 명당에 거울을 묻고 절을 세워 보경사라고 이름지었다는 창건설화가 전해진다.

경상북도수목원  경상북도수목원은 평균해발 650m인 고지대에 위치한 수목원으로 여러 식물을 쉽고 재미있게 관찰할 수 있다. 고산식물원, 울릉도식물원, 침엽수원 등 24개 소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숲해설전시관, 숲체험학습관, 숲생태관찰로 등의 체험시설과 망개나무, 노랑무늬붓꽃 등 희귀수종과 향토수종의 자생식물 위주로 2,088여 종이 조성되어 있다.


옥계계곡 침수정  침수정枕漱亭은 경북문화재 제45호로 조선 중기 경주 손씨인 손성을이 건립했다고 한다. 침수는 돌을 베개 삼고 물로 양치질을 한다는 뜻의 침석수류에서 왔다. 침수정 주위로는 산귀암, 병풍석, 일월봉, 부암 등의 돌과 바위들이 37경을 이루고 있다.

맛집·별미·특산물

포항 물회 포항 물회는 가장 대중적인 물회로 주로 도다리, 넙치, 우럭 등 부드럽고 비린내가 적은 흰살 생선의 횟감을 주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포항 북부해수욕장 근처 ‘마라도회식당(054-251-3850)’은 사장이 한 TV프로그램에 도다리물회를 들고 강원도 오징어물회와 서울 참치물회와 맛 대결을 펼쳐 1등을 차지한 것으로 유명하다.

포항 과메기 청정해역에서 잡은 신선한 꽁치를 겨울철 백두대간을 넘어오며 건조해진 북서풍으로 말린 포항 과메기는 꼬들꼬들한 맛으로 유명하다. 불포화지방산 EPA와 DHA가 풍부하며 성인병 예방에도 좋은 고단백 식품이다. 엘토로원조 구룡포과메기(010-5777-9855), 마당쇠 과메기(054-274-3406).

교통 정보

포항시내에서 내연산 들머리인 보경사까지 택시비 4만 원 안팎이다. 포항콜택시(232-8585), 해맞이콜(283-8282) 등이 있다. 보경사에서 포항터미널까지는 510번 지선버스가 수시로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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