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첫째 주 추천산행지ㅣ가야산] 무릉도원 연상케 하는 삼재 피하는 산

  • 월간山 편집실
    입력 2020.09.01 18:07

    홍류동계곡 입구는 무릉도원 연상케 하는 무릉동…삼재 피하는 산으로 유명

    9월의 산은 애매하다. 여름 끝자락과 가을 첫자락이 중복된다. 여름 계곡 기준으로는 조금 늦은 감이 있고, 가을 단풍으로는 훨씬 이르다. 실제 국립공원 9월 방문객은 한겨울을 빼고 가장 적다. 그렇다면 계곡도 좋고, 단풍도 좋은 곳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바로 가야산이다.
    합천 가야산伽耶山(1,432m)은 한국 최고의 계곡 홍류동이 있고, <정감록> 십승지 중의 하나인 만수동(지금 마수리로 추정)이 있는 곳이다. 홍류동계곡 단풍은 전국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 홍류동의 정확한 유래에 대한 기록은 없지만 ‘봄에는 꽃으로, 가을에는 단풍으로 붉게 물든 계곡물이 흘러서 명명됐다’고 전한다. 홍류동 입구는 실제 무릉동이다.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나오는 무릉도원을 연상하기에 충분하다. 가야산 월별 방문객도 10월이 16만1,037명으로 가장 많다. 전부 단풍행락객이다. 그만큼 환상적이라는 얘기다.
    지금은 능선과 산자락이 잘리고 토막 나서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지만 한때는 신라가 낳은 최고의 천재 최치원이 신선이 되기 위해 입산했을 정도의 심산유곡을 자랑했다. 가야산 학소대는 최치원이 남긴 마지막 자취로 전한다. 최치원뿐 아니라 율곡 이이, 김종직, 한강 정구, 성해응 등 내로라는 선비들이 가야산을 유람했고, 그 기록을 남겼다.
    정구는 1579년 9월 11일부터 24일까지 무려 14일 동안 가야산을 누비며 <유가야산록>을 남겼다. 율곡도 <유가야산부>에서 홍류동 경관을 극찬했다. ‘하늘을 찌를 듯 험한 길을 밟고서, 동굴 입구의 돌문을 두드렸네. 참으로 이미 기이한 경지에 마음이 맞았기에, 위험한 곳을 무릅쓰고서 판판한 평지와 같구나. 어두운 골짜기의 깊은 굽이를 찾아들고, 높은 언덕의 가파른 고개를 오르니, 천태산 폭포가 벼랑에 흘러내리고 형악衡嶽의 구름과 안개가 갑자기 개이네. 기이한 바위가 주위에 벌려 있고, 푸른 절벽이 사면으로 둘러싸여, 돌에는 붉은 전자篆字가 새겨 있고 물결에는 은은히 천둥소리가 일어나는데, 이곳이 이른바 홍류동紅流洞이다.’
    가야산은 또 한국 불교 삼보사찰 중 법보사찰의 총본산인 해인사와 함께 세계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이 있다. 해인海印은 성찰의 최고 경지를 나타내는 의미로, ‘경전을 열심히 갈고 닦아 그 경지에 도달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의 귀중한 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이 가야산에 있는 이유는 예로부터 오대산, 소백산과 함께 삼재三災(화재·수재·풍재)를 피할 수 있는 깊은 산이었기 때문이다.
    <여지승람> 권30에 옛 기록을 빌어 ‘가야산의 모양새는 천하에 으뜸이요, 지덕이 또한 비길 데 없다古記云伽倻山形絶於天下之德雙於海東’고 전한다. 이러한 유적과 발자취로 인해 가야산은 예로부터 한반도 12대 명산 또는 조선 8경에 속했다.
    이러한 사실과 더불어 언급돼야 할 부분은 가락국(가야)의 건국신화와 건국의 시조모 정견모주의 신화와 관련한 내용이 그대로 전한다. 정견모주는 천신 이비하와 혼인해서 대가야와 금관가야의 시조가 된 왕들을 낳고 가야산의 산신이 됐다고 전한다. 김수로왕의 신화보다 더 오래됐고, 더욱 구체적이다. 이러한 사실을 밝혀낸다면 우리 고대 역사의 출발점을 조금 더 앞당길 수 있는 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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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인사 팔만대장경판고
    주변 관광지
    해인사 가야산 기슭에 위치한 해인사는 팔만대장경판을 봉안한 법보사찰로서 불보사찰 통도사, 승보사찰 송광사와 더불어 한국 3보 사찰로 꼽힌다. 현재 남아 있는 50여 동의 당우는 대부분 조선 말 중건한 것이며, 부속암자 14개와 말사 75개를 거느리고 있다.
    홍류동계곡 가야산의 여러 골짜기 중 으뜸으로 꼽는 곳이 바로 홍류동계곡. 이 중 가야산국립공원 입구에서 해인사 입구에 이르는 약 4km 구간에 조성된 ‘가야산 소리길’에 홍류동계곡의 핵심경관이 밀집해 있다.
    가야산야생식물원 성주군에서 조성한 야생화를 주제로 한 전문 식물원이다. 580여 종의 나무와 야생화를 식재해 2006년 완공한 현대식 식물원이다. 크게 실내 전시관과 야외 전시관, 온실로 나뉘어 있다. 실내 전시관에서는 가야산의 주요 야생화와 사계를 사진과 영상물로 볼 수 있다.
    맛집·별미·특산물
    딸기 합천에서 생산되는 딸기는 청정1급수가 흐르는 황강변의 시설하우스 단지에서 재배되어 당도가 높고, 신선도가 오래 유지된다. 품종이 우수해 생산량의 일부는 대만이나 동남아시아로 수출되기도 한다.
    우리밀 합천군은 우리밀 주산지로서 3,000톤의 산물처리시설과 제분 및 국수공장, 우리밀 홍보 체험관을 갖추고 있는 등 우리밀의 생산, 가공, 유통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1991년 11월 28일 출범한 우리밀 살리기 운동의 시원지가 바로 합천이다.
    산채정식 가야산 자락에 산채정식을 잘하는 집이 많다. 해인사 입구 상가단지의 가야산가든식당(055-932-7345), 가야산홍도식당(055-932-7368), 고바우식당(055-931-7311) 등.
    교통 정보
    중부내륙고속도로 성주나들목, 88고속도로 해인사나들목을 통해 가야산으로 접근한다. 서울에서 4시간, 부산에서 2시간, 광주에서 2시간 30분가량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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