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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SEASON SPECIAL] 1월에 걷기 좋은 길 4선!

글 서현우 기자 사진 C영상미디어
  • 입력 2020.01.1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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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해파랑길 14구간
포항 해파랑길 14구간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1월, 걷기 좋은 길은 어딜까? 한 해 계획을 세우고 생각을 정리하면서 걸으려면 생각이 얼어붙을 만큼 춥지 않은 길을 선택하는 게 좋다. 이러한 길들은 상대적으로 따뜻한 남해안에 몰려 있다.

포항 해파랑길 14구간은 겨울바다를 바라보면서 걷고, 겨울 별미인 구룡포 과메기도 맛볼 수 있는 길이다. 부산 금정산숲속둘레길에선 소나무 향기 그윽한 오솔길을 즐길 수 있으며, 우포늪생명길에선 생태 겨울 늪의 특별한 정취를 누리며 겨울 철새를 구경할 수 있다. 만연산 오감연결길은 정약용 선생이 호연지기를 키웠던 곳에 조성된 무장애숲길이다. 

이 길들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월간<山> 홈페이지 san.chosun.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포항 해파랑길 14구간

겨울바다 구경하고, 과메기로 배 채우고!

겨울 걷기 길의 백미는 역시 겨울바다를 보면서 걷는 것이다. 해안을 따라 다양한 걷기 길이 조성돼 있는데, 그중 포항 해파랑길 14구간은 겨울바다 구경은 물론 겨울 먹거리인 과메기도 즐길 수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구룡포항에서 출발해 줄곧 해안도로를 따른다. 전체 구간의 90%가 바다를 끼고 걷는다. 곳곳에 해파랑길 이정표와 화살표 표시가 되어 있어 길 찾기는 수월하다. 구룡포해수욕장 전에 지나는 해안의 바위 지형은 파도가 거칠어도 사람이 걸어 다니는 데 문제가 없지만 간혹 미끄러운 바위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위험한 구간은 나무데크가 잘 깔려 있어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다.

길 곳곳에 볼거리도 많다. 구룡포에선 TV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 촬영지였던 근대문화역사거리를 둘러볼 수 있고, 길 도중엔 구룡포 주상절리와 해국 자생지를 만날 수 있다. 해맞이공원에는 상생의 손, 삼국유사에 나오는 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연오랑 세오녀상 등이 있다. 해맞이광장에 위치한 새천년기념관에서는 포항의 역사를 비롯해 포항바다의 화석들을 둘러볼 수 있다. 구룡포항에서 호미곶해맞이공원까지 15.3km, 쉬엄쉬엄 걸으면 5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부산 금정산숲속둘레길
부산 금정산숲속둘레길

부산 금정산숲속둘레길

부산의 진산에 조성된 솔향 물씬 나는 오솔길

부산의 진산 금정산에도 둘레길이 있다. 금정산숲속둘레길이다. 금정산을 한 바퀴 도는 총 길이 88.6km, 총 9개 구간이다. ‘숲속둘레길’이라는 이름처럼 소나무가 무성한 오솔길로 조성돼 있으며, 대부분 평지로 이뤄져 있고 이정표도 잘 돼 있어 어린이는 물론 노약자도 쉽게 걸을 수 있다.

추천하는 코스는 부산대 효원재 입구에서 범어사까지 약 15km의 구간이다. 온통 소나무 천지의 오솔길을 따라 걸을 수 있으며, 곳곳에 쉼터와 약수터, 나무데크가 놓여 있다. 주말농장과 서어나무, 아까시나무 군락도 만날 수 있다. 맛집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 상마마을을 지나 6,500여 그루에 이르는 등나무가 자라 있는 군락지를 지나면 종착지인 범어사다.

조금 더 산행 난이도를 높이고 싶다면 둘레길 곳곳에서 이어지는 금정산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된다. 한국에서 최고로 긴 금정산성의 망루들을 따라 걸으며 일몰과 일출을 모두 볼 수 있는 의상봉이나 원효봉, 고당봉으로 오를 수도 있다. 금정산성을 따라 걷는 길은 갈맷길로, 부산의 대표적 새인 갈매기에서 유래했다.

창녕 우포늪생명길
창녕 우포늪생명길

창녕 우포늪생명길

국내 최대 자연늪 둘러보며 겨울 철새 구경

우포늪생명길은 1억4,000만 년 전의 원시 저층늪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경남 창녕 우포늪을 한 바퀴 도는 9.7km 코스다. 우포늪은 국내 최대의 자연늪으로, 람사르습지에도 등록될 만큼 생태적 가치가 뛰어난 곳이다. 환경부 고시 생태계특별보호구역이며 천연기념물 제524호로 지정된 천연보호구역이기도 하고, 문화체육관광부에 선정 ‘한국관광 으뜸명소’ 8곳 중 한 곳이다.

우포를 주민들은 소벌이라 부른다. 소벌이라는 이름은 옛날 주민들이 이곳에서 소를 키우면서 풀을 먹이고 물을 마시게 했다고 해서 붙었다고 한다. 또 다른 설은 소벌 북쪽의 우항산牛項山에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그래서 이곳의 마을 이름도 ‘소목’이라 한다.

생명길을 걷다 보면 아늑한 버드나무와 왕버들 군락, 장동건이 영화를 촬영하고 신민아가 드라마를 촬영한 사초군락도 만날 수 있다. 겨울의 우포늪은 식물보다 동물, 그중에서도 새 떼가 특별한 볼거리다. 이곳엔 큰기러기, 큰고니, 청머리오리, 흰뺨검둥오리, 물꿩 등 200여 종의 텃새 및 겨울 철새들이 자생하고 있다. 특히 올 겨울은 지난해 5월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우포늪에 자연 방사한 따오기들이 맞는 첫 겨울이다. 우포늪생명길을 걸으면서 이들의 첫 겨울나기를 응원해 주는 것도 좋을 듯하다.

화순 오감연결길
화순 오감연결길

화순 만연산 오감연결길

정약용 선생의 흔적을 따라 걷는 길

무등산 자락에 솟아 있는 만연산은 전남 화순의 진산이다. 이곳에는 자연생태길, 오감연결길 등의 숲길이 있다. 이 중 3.1km의 무장애숲길인 오감연결길은 지역 주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1777년 화순현감으로 부임한 아버지를 따라왔던 당시 16세의 다산 정약용 선생이 독서하며 호연지기를 키운 곳이다. 무등산국립공원과 무돌길로 연결돼 있다.

이 길은 2019년 방문자가 10월 말까지 24만여 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소나무, 참나무, 단풍나무, 차나무, 맥문동, 수국, 나리 등과 같이 다양한 식생이 우거져 있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화순군은 총 7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진달래와 구절초 등 37종의 야생화를 오감연결길 주변에 식재하기도 했다. 또한 인근 만연산 치유센터에서는 다양한 도심형 치유의 숲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화순군은 2011년부터 만연산 일원 약 120ha를 자연체험장, 휴식 공간 등 산림문화단지로 조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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