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경자년 쥐띠의 해<4>ㅣ② 산과 지명 전설] 전국에 쥐와 관련된 지명은 드물어

입력 2020.01.22 15:09

쥐 형상의 바위는 다수… 불암산 쥐바위가 대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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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남망산 쥐바위에서 본 바다 풍광. 사진 김희순 제공
쥐는 영리함과 재물을 상징하는 동물이지만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인지 우리나라에서 지명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산 이름으로 쥐를 뜻하는 ‘서鼠’자를 쓰는 경우는 찾기 어렵다. 많은 이들이 찾는 서리산, 서대산, 서운산, 오서산, 취서산 등도 음은 같지만 뜻은 다른 ‘서’자를 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산 중에 여수 서이산鼠耳山(297m)이 쥐와 관련된 산명을 가지고 있다.
여수시가 편찬한 <디지털여수문화대전>에 따르면 전라남도 여수시 화양면 이목리에 있으며, 서연마을 동쪽 뒤편의 산으로 풍수지리에서 쥐의 혈이라 한다. 산의 명칭은 산 정상 부근의 바위의 형상이 쥐의 귀를 닮았다는 데서 유래되었다. 여수기맥에서 벗어난 독립 산군으로 여자만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자연경관이 아름답다고는 하지만 나지막한 야산으로 외지에서 찾아가는 등산객은 거의 없다.
산 이름에 쥐를 표현한 곳은 드물어도 ‘쥐바위’라는 지명은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대표적인 곳이 영남알프스 영축산(1,059m) 쥐바위, 진도 남망산(164m) 쥐바위, 불암산(509.7m) 쥐바위, 선운산(334.7m) 쥐바위 등이다. 대부분 산 위에 솟은 바위의 형태가 쥐의 형태를 닮았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 ‘쥐바위’들은 해당 산의 주요 산행기점이나 전망대 또는 대표 지명으로 불리며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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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의 형상을 빼 닮은 불암산 쥐바위. 사진출처 네이버 ‘산사랑’블로그.
영남알프스 쥐바위는 영축산 남서릉에서 동쪽 통도사 방면으로 갈라진 지능선 위에 솟은 커다란 바위덩어리다. 전망 좋은 암봉으로 이 능선 전체를 ‘쥐바위 능선’이라 부를 정도로 눈에 띄는 지형지물이다. 진도 남망산의 쥐바위는 이 산에서 경관이 가장 빼어난 암봉이다. 대여섯 개의 바위덩어리로 이루어져 있고 나무다리와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남망산에서 두 번째로 높지만 정상과 다름없는 최고의 조망을 자랑하는 곳이다.
선운산 쥐바위는 청룡산과 낙조대 사이에 위치한다. 선운사계곡으로 들어가 투구바위와 사자바위, 청룡산을 지나 쥐바위에 오른 뒤 낙조대, 천상봉을 감상한 뒤 도솔암으로 하산하는 일반적인 코스를 이용해 답사가 가능하다. 불암산 쥐바위는 그 모습이 쥐의 머리 부분과 흡사해 등산인들 사이에 유명한 기암이다. 정상 부근에 위치하며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어 초행길에도 쉽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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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 영축산 쥐바위 능선. 사진출처 다음 GPS 카페.
쥐와 관련된 이야기가 전하는 산도 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곳이 바로 아차산峨嵯山(285m)이다. 산 이름의 유래가 된 전설에 쥐가 등장한다.
조선 명종 때 홍계관이라는 유명한 점쟁이가 있었는데, 명종이 하도 용하다는 소문을 듣고 그를 불러 쥐가 들어 있는 궤짝으로 능력을 시험했다. 문제는 ‘이 안에 몇 마리의 쥐가 있는가?’였는데, 대답한 숫자가 틀리자 그에게 혹세무민의 죄를 물어 사형을 명했다. 그런데 조금 뒤 암컷 쥐의 배를 갈라보니 새끼가 들어 있어 홍계관이 말한 숫자와 일치했다. 명종은 ‘아차’하고 사형 중지를 명했으나 이미 때가 늦어 홍계관이 죽어버렸다.
이후 사형집행 장소의 위쪽 산을 아차산이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이 전설은 기록마다  조금씩 내용이 다르지만 쥐의 배를 갈랐더니 새끼가 있었다는 점은 모두 동일하다. 쥐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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