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산행 전라도의 숨은 명산ㅣ봉화산] “좋아하는 사람에게 보여 주고 싶은” 일출 명산

  • 글 사진 김희순 광주샛별산악회 고문
    입력 2020.01.08 10:26

    여수와 한려해상 국립공원을 동시에 조망하는 바닷가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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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암산에서 본 한려수도의 푸른바다 너머로 남해군의 명산들이 보인다.
    여수 봉화산烽火山(467.2m)은 신년 일출 보기에 딱 좋은 산이다. 섬 사이로 스멀스멀 떠오르는 태양을 보는 순간, 체면 몰수하고 탄성이 튀어나올 풍광이다. 바다와 섬들이 빚은 걸작품인 한려해상국립공원지구에 있어 많은 설명이 필요 없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은 전남 여수시를 포함해 경남 사천시, 거제시, 통영시, 하동군, 남해군 등에 걸쳐 있다. 한려閑麗란 한산도의 ‘한’자와 여수의 ‘여’자를 따서 붙여진 이름이다.
    여수는 바닷가 별장처럼 아름다운 도시다. 해발 500m 이하의 산들이 흩어져 있다. 안심산(347.4m), 사방산(251m), 고락산성이 있는 고락산(335m), 국내 유일의 암반터널이 있는 마래산(385m), 구봉산(388m), 호랑산(490m) 등 편한 차림으로 오를 수 있는 산이 많다.
    공통된 특징은 어디서나 바다 조망이 좋다는 것. 그중 마래산과 봉화산, 부암산(368m)은 한려해상국립공원과 맞닿아 있어 구불구불한 해안선이 멋진 바닷가 산행의 진수를 보게 된다. 특히 봉화산 북동쪽에 있는 부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비단길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다. 바다 건너로 경남 남해군의 명산인 응봉산(472.7m), 설흘산(482m), 호구산(626.7m)을 동시에 조망하게 된다.
    여수시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미평 봉화산산림욕장의 울창한 편백숲과 저수지에 비치는 이국적인 경치를 볼 수 있다.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된다. 상수원 보호구역이던  미평저수지 주변 산림욕장은 2011년 아름다운숲 전국대회에서 어울림상을 수상했다. 
    산림욕장에서 봉화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크게 두 갈래다. 저수지 건너편 팔각정으로 가는 길은 햇볕에 계속 노출되고 공원처럼 밋밋하다. 필자는 저수지를 건너지 않는 코스를 택했다. 다소 경사가 있지만 울창한 편백숲이 좋은 장점이 있다. 들머리는 돌탑 옆에 있는 산림욕장종합안내도 뒤쪽에서 출발한다.
    터널 지하통로를 통과하면 임도삼거리까지 산책 같은 편안한 길이 10분 정도 지속된다. 임도 삼거리에서 곧장 올라가는 데크계단의 경사가 만만치 않다. 정상까지는 0.7㎞ 거리다. 정상 0.5㎞ 이정표 옆에 가파른 계단이 기다리고 있다. 일명 215계단, 누군가 기둥에 215개의 계단 수를 표기해 놓았다.
    진달래 군락지를 지나면 시야가 확 트이고 3m 높이의 봉화대가 있는 정상이다. 봉화대는 연기를 피우는 봉돈烽墩은 없고 기단만 있다. 조선시대 통신수단인 봉화대는 직봉과 간봉이 있다. 직봉은 각 지방에서 중앙으로 곧바로 연결되는 통신망을 말하는데, 여수 봉화산은 서울 남산 봉수대로 연결되는 중요한 봉화대였다.
    사방으로 이만큼 경계하기 좋은 봉화대도 드물 것이다. 동쪽으로 남해군 최고봉 망운산(786m)과 금산(701m)이 보이는 것을 비롯해 북쪽으로 하동 금오산(849m), 광양 백운산(1,228m), 지리산(1,915m), 서쪽으로 고흥 팔영산(608m), 남쪽으로 금오열도를 비롯한 무수한 섬들은 열거하기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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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식처럼 우아한 숲이 있는 미평 봉화산산림욕장.
    부암산은 너럭바위 조망대가 뷰포인트
    부암산 방향은 봉화대에서 진달래 군락지가 있는 서쪽으로 내려간다. 이정표는 없고 표지기가  매달려 있다. 0.3㎞ 가면 길이 갈라진다. 왼쪽은 미평 봉화산산림욕장으로 내려가고, 부암산은 직진해야 한다. 부암산까지는 5.4㎞, 신덕마을은 6.7㎞거리다.
     
    부암산은 많이 찾지 않는 곳이지만 길은 신작로나 다름없이 넓고 정비도 잘 되어 있다. 굴참나무와 솔잎으로 뒤덮인 비단길이다. 우측으로는 해양경찰교육원이 보이고 좌측으로는 호랑산에서 진달래군락지의 명소 영취산(510m)으로 가는 주능선이다.
    부암산 방향은 외길이다. 일정한 간격마다 119에서 설치한 ‘긴급 신고’ 표지판도 보인다. 고도차가 크지 않은 두 개의 봉우리를 지나는 동안 산책길처럼 편안하다.
    봉화대에서 1시간 정도면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팻말들이 나타나고 내리막 끝에 민가가 보인다. 호명고개다.
    갈림길에서 왼쪽은 호명마을, 오른쪽은 해양경찰교육원이다. 부암산은 이곳부터 실질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여전히 넓고 고른길이 이어진다. 은근하게 오르는 도중 듬성듬성 바다가 보이는 조망처도 있다. 해양경찰교육원과 골프장 전체가 한눈에 보인다.   
    호명고개에서 30분 정도면 사방이 시원하게 터지는 암봉에 도착한다. 굵은 암릉이 바다를 향해 뻗어 있다. 바다에는 접안을 기다리는 무수한 배들이 떠 있다. 그 뒤로 남해 설흘산과 금산이 한 폭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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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화대가 있는 봉화산 정상. 바다와 내가 하나가 되는 감동을 맛본다.
    30분가량 이어지는 능선은 평지처럼 고도차가 없고 소사나무 군락지가 많다. 집채만 한 암벽을 만나면 왼쪽에 있는 너덜지대보다는, 우측 길로 우회하는 것이 안전하다. 곧이어 커다란 너럭바위에 올라선다. 부암산에서 바다를 가장 멋지게 보여 주는 조망 포인트다. 수직 절벽 너머로 검은 모래가 깔린 만성리해수욕장과 모사금해수욕장, 여수의 얼굴 오동도, 그리고 먼 바다까지 막힘없다.
    조망바위에서 5분 거리에 ‘신덕마을’ 이정표가 있다. 키 작은 소사나무와, 굴참나무가 주종을 이룬다. 10분이면 삼거리 갈림길에서 만나는 지도상의 부암산 정상이다. 하지만 조망도 없고 정상을 나타내는 어떠한 표시도 없어 지나치기 십상이다. 표지기에 큼직하게 정상임을 표기해 두었다.
    신덕마을은 우측으로 꺾어 가야 한다. 1.2㎞ 정도 완만한 내리막이다. 남해도를 빤히 보면서 내려가는 풍광도 일품이다. 카메라 셔터가 바빠진다. 멀리 보이는 하얀 돔 건물은 석유비축탱크다. 주변에는 대한민국을 살찌게 하는 석유 화학단지의 모습들이 보인다.
    바위 여럿이 사이좋게 붙어 있는 형제바위를 지나도 길은 여전히 부드러워 무릎에 전혀 부담을 주지 않는다. 애매하게 길이 꺾이는 곳이 몇 군데 있지만 표지기를 참고하면 된다.
    혹처럼 튀어나온 섭도가 보인다면 5분 후 신덕마을 입구에 도착한다. 함께한 일행 이정선(52)씨가 산행을 마친 후 “좋아하는 사람에게 꼭 보여 주고 싶은 곳”이라 평한다.
    산행길잡이   
    여수시 장애인종합복지관~미평 봉화산산림욕장~터널~편백숲~임도~215계단~봉화대 정상~부암산 갈림길~호명고개~암봉~조망바위~신덕마을 이정표~부암산 정상~형제바위~신덕해수욕장 입구 
    <총 11㎞, 순수 산행 4시간 20분 소요>
    여수시 장애인종합복지관~미평 봉화산산림욕장~215계단~봉화산~천성산~만성리해수욕장
    <총 6.7㎞, 순수 산행 2시 50분 소요> 
    교통
    여수는 다양한 교통편으로 접근할 수 있다. 김포에서 비행기로 여수공항까지 55분 소요된다. 고속버스는 강남 센트럴터미널에서 여수까지 4시간 15분 소요된다. KTX는 서울역에서 여수엑스포역까지 2시간45분 소요된다. 여수종합버스터미널에서 여수장애인종합복지관 입구까지 택시를 타면 7,000원 정도 요금이 나온다. 

    주변명소
    여수는 분명히 재미있는 관광지다. 관광객 1,500만 명을 끌어들일 만한 맛과 멋이 있다.
    인기 관광지 중 첫 번째는 해상케이블카다. 왕복 성인 1만3,000원이다. 엑스포에 있는 여수 아쿠아플라넷은 희귀종을 비롯한 해양생물 280종을 만날 수 있다. 트릭아트를 기반으로 하는 예술랜드, 밤의 낭만과 야경불꽃감상이 가능한 이사부크루즈도 많이 찾는다.
    해양공원에 있는 낭만포차거리는 젊은 층이 많이 찾는 핫 플레이스. 그외에 진남관을 비롯한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관련된 유적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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