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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추울수록 등산·트레킹이다 <3>ㅣ<3>등산과 무릎ㅣ① 무릎의 구조와 등산효과] 무릎, 잘못 사용하면 망친다

글 박정원 편집장
  • 입력 2020.01.20 10:50
  • 수정 2020.01.2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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펴고 구부리는 신전·굴곡 원활히 위해 뼈·연골·인대·근육 등으로 구성

추운 겨울철일수록 움츠리고 실내에 있지 말고 야외활동을 해야 건강한 겨울을 날 수 있다고 한다. 겨울 설산 산행을 좋아하는 산꾼들이 의외로 많다. 사진 조선일보DB
추운 겨울철일수록 움츠리고 실내에 있지 말고 야외활동을 해야 건강한 겨울을 날 수 있다고 한다. 겨울 설산 산행을 좋아하는 산꾼들이 의외로 많다. 사진 조선일보DB

산은 심장으로 올라가지만 하산은 무릎으로 한다는 등산 속설이 있다. 

등산이 만병통치로 알려져 있지만 의외로 “무릎이 안 좋아서 등산을 못 한다”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이들은 왜 등산을 하는 사람들과 달리 무릎이 안 좋을까. 오랜 세월 동안 잘못된 무릎 사용을 반복하면서 습관화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알고 무릎을 사용하면 통증을 완화시키면서 ‘만병통치 등산’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무릎의 구조와 원리를 알고 올바른 습관을 들여야 한다.

무릎은 신전과 굴곡이라는 단순 움직임을 하는 관절이다. 신전은 무릎관절을 펴는 움직임을 말하고, 굴곡은 구부리는 동작이다. 무릎은 이 동작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 관절포라는 두꺼운 막으로 싸인 관절포 안쪽과 관절 바깥쪽으로 나뉘어 있다. 이를 전체적으로 뼈와 연골, 인대, 근육과 연부조직이라고 한다. 의학용어로는 흔히 넙다리뼈로 불리는 대퇴골, 정강이뼈로 불리는 경골, 무릎관절의 앞쪽에 위치한 덮개뼈인 무릎뼈 혹은 슬개골이라 부른다.

무릎은 뼈로 지탱되고 뼈와 뼈가 만나는 곳에 연골이 있다. 연골은 대부분 수분으로 이뤄지며 관절면의 마찰을 줄이고 충격을 흡수한다. 인간의 몸에 있는 연골 중에 무릎관절의 연골이 가장 두껍다. 윤활유 역할을 하면서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이유다.

먼저, 무릎을 구성하는 뼈와 주변부를 세부적으로 살펴보자. 대퇴골은 인간의 몸에서 가장 긴 뼈로 넓적다리 중심에 위치한다. 대퇴골의 아랫부분은 무릎관절이고, 윗부분은 고관절이다. 앞쪽에는 허벅지 앞쪽 큰 근육 네 개를 가리키는 대퇴사두근, 뒤쪽에는 허벅지 뒤에 위치한 근육 세 개를 가리키는 햄스트링이라는 근육이 있다.

무릎 아래쪽에 있는 경골은 바깥쪽에 위치한 종아리뼈인 비골과 함께 종아리를 이루며, 우리 몸에서 두 번째로 긴 뼈다. 윗부분은 무릎관절을, 아랫부분은 발목을 이룬다. 무릎의 관절면은 평평한 접시 모양이며, 대퇴골에서 오는 하중을 받는다. 또 무릎을 펴거나 구부릴 때 대퇴골을 따라 움직인다. 경골도 대퇴골처럼 관절면이 두꺼운 연골로 덮여 있다.

슬개골은 ‘무릎의 접시’라 불리며, 무릎 관절 앞쪽에 위치한다. 대퇴사두근의 힘줄과 붙은 상태로 대퇴골과 만나는 면에 연골이 있다. 슬개골은 무릎관절을 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뼈가 없으면 무릎을 완전히 펼 수 없다. 반월상연골은 양쪽 무릎에 두 개씩 한 쌍으로 위치한 초승달 모양 연골이다. 대퇴골과 경골 사이에서 경골 관절면 안쪽과 바깥쪽을 각각 차지하며 관절포에 붙어 있다. 반월상연골은 대퇴골에서 경골로 가는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연골이다.

오른쪽 다리를 통해서 본 무릎구조.
오른쪽 다리를 통해서 본 무릎구조.

등산은 심폐기능·근력강화·유연성 모두에 효과 

관절에서 탄력성이 좋은 끈 모양의 섬유 조직인 인대는 콜라겐이 주성분이며, 뼈와 뼈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대는 무릎관절에도 중요하며, 전방십자인대와 후방십자인대, 내측측부인대와 외측측부인대, 총 네 가지로 나뉜다.

전방십자인대는 무릎관절 안쪽에서 대퇴골과 경골을 연결하고 무릎관절이 앞쪽으로 미끄러지지 않도록 잡아준다. 전방십자인대 손상은 운동을 하면 흔하게 발생한다. 갑자기 방향을 틀면서 오는 강한 힘으로 무릎이 꺾일 때나 뛰어오른 뒤 착지하면서 오는 심한 충격으로 무릎이 안쪽으로 구부러질 때 일어난다. 무릎 인대는 탄력성이 거의 없으므로 강한 힘이 가해지면 파열, 즉 완전히 끊어진다. 전방십자인대가 끊어지면 자연스러운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워 수술로 치료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후방십자인대는 전방십자인대와 마찬가지로 무릎관절 안에서 대퇴골과 경골을 연결한다. 앞에서 보면 전방십자인대의 뒤쪽을 교차해 십자 모양을 이룬다. 후방십자인대는 무릎관절이 뒤쪽으로 밀리지 않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무릎을 구부린 상태에서 지면에 강하게 부딪혔을 때, 경골이 뒤쪽으로 밀릴 만큼 정강이에 강한 충격을 받았을 때, 무릎이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구부러졌을 때 다칠 위험이 크다.

내측측부인대는 대퇴골과 경골을 이어주는 인대로 무릎관절 안쪽 관절포를 따라 무릎관절이 안쪽으로 건들거리지 않도록 잡아준다. 네 가지 인대 중 가장 다치기 쉬운 인대다. 무릎 바깥쪽에서 강한 힘이 가해졌을 때 내측측부인대가 세게 잡아당겨지면 쉽게 손상된다. 특히 미식축구나 럭비, 축구 등을 할 때 부상당하기 쉽다.

외측측부인대는 대퇴골과 비골을 연결하는 인대이며, 무릎관절 바깥쪽에 있다. 무릎관절이 바깥쪽으로 빠지지 않도록 돕는다. 외측측부인대는 무릎 안쪽에서 바깥쪽을 향해 강한 힘이 가해져 인대가 세게 잡아당겨지면서 손상을 입는다. 그런 상황에서는 반월상연골이나 후방십자인대가 함께 다치기도 한다. 인대가 손상되면 무릎관절 바깥쪽이 부어서 압통이 생기며 무릎이 불안정해진다.

반월상연골판 단면도.
반월상연골판 단면도.

이와 같이 무릎을 구성하는 뼈는 대퇴골과 경골, 슬개골이며, 연골과 반월상연골이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 역할을 한다. 이러한 구조만 제대로 알고 있어도 무릎을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걷기를 기본으로 하는 등산은 만병통치라고 하지만 무릎을 가장 많이, 가장 격렬하게 사용하는 동작 중의 하나다. 등산은 무릎에 하중을 많이 주지만 사람들은 등산이 주는 매력을 떨치지 못해 계속 하고 있다. 그 매력을 일반적으로 ‘등산효과’라고 한다. 의사들이 말하는 등산효과에 대해서 먼저 살펴본 뒤 다음 장에서 등산을 하면서 무릎에 어떤 통증을 주는지, 완화하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의사들은 일반인들에게 걷기를 가장 권한다. 하루 20분만 평생을 걸어도 5년을 더 산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사람들은 꼭 오래 살기 위해서 걷기나 등산을 한다기보다는 살아가는 동안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등산을 하는 측면이 강할 것이다. 실제로 등산은 골격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최상의 방법인 동시에 ‘만병통치’ 운동으로 알려져 있다.

의사들이 환자나 일반인들에게 추천하는 운동은 크게 심폐기능향상운동, 근력강화운동, 유연성운동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등산은 이들 모두를 아우르는 최상의 효과를 거두는 운동이다.

등산은 우선 순환기 질환에 좋다. 등산은 유산소 운동이므로 순환계와 호흡계에 적절한 자극을 주어 심장과 폐의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전신운동이다. 등산을 하면 심장의 용적이 커지고 탄력성이 증가해 혈관이 깨끗해져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세포에서 산소를 이용하는 효율도 높아진다. 심폐기능의 경우 주 3~4회 1년 정도 등산을 할 경우 심박출량이 12~13% 정도 증가한다는 미국의 연구결과도 있다.

원판형 연골판 단면도.
원판형 연골판 단면도.

스트레스 해소와 우울증 예방에도 도움

등산은 골·근육 질환에도 좋다. 산을 오르고 내릴 때 근육을 골고루 사용하게 되므로, 근육발달을 도모할 수 있다. 단순한 보행보다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는 산행은 체중부하가 근골격계에 자극이 되어 골밀도를 높이고 근지구력을 향상시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체중이 온몸에 실리는 등산은 뼈를 만드는 조골 세포를 활성화해 뼈의 밀도를 높이고 뼈를 전체적으로 튼튼하게 만든다. 특히 등산을 통해 충분히 쐬게 되는 햇빛은 비타민D를 생성시켜 뼈를 더욱 건강하게 한다.

등산은 또한 류머티스 질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행 시 분비되는 특수호르몬(베타 엔돌핀 등)은 스트레스 해소와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되며, 이로 인해 류머티스 등 자가면역질환의 치료와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대퇴부 근육을 강화 유지시켜 주며, 무릎 발목 등의 근골격계를 강화하고 유연하게 만들어 퇴행성 관절염의 예방에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등산은 칼로리를 소모시켜 식욕을 높이며 활발한 위장운동을 도모해서 소화기 질환에 좋을 뿐만 아니라 지방감량에도 효과적이다. 조깅이나 등산과 같은 저중강도의 운동을 장시간 했을 때 초기에는 탄수화물을 에너지로, 후에는 지방을 연소하며 시간당 소모되는 열량이 600~1,080kcal로 8~11km를 달리는 데 소모되는 열량과 유사해 체중조절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숲 속에서 피톤치드를 맞으며 걷는 등산은 호흡기와 감염·알레르기 질환도 예방하는 기능을 한다. 이외에 등산은 내분비질환, 신장질환, 혈액종양질환, 면역력, 정신건강, 다이어트, 피부건강 등에도 좋아 가히 만병통치 운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요통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에 등산만 한 운동이 없다고 추천하고 있다. 등산을 생활화하는 인도 신간지방의 주민들은 요통이 거의 없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등산을 하게 되면 몸의 무게와 중력이 허리에 실리면서 척추 뼈의 골밀도를 높이고 척추 주변의 근육을 강화시키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등산이 주는 긍정효과가 이렇게 많다. 물론 주말에만 시간을 낼 수 있는 바쁜 현대인에게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일주일 한 번이라도 꾸준히 등산 한다면 자신도 모르게 건강해진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주중에 3일 이상 한 번에 30~60분 정도 걷기 등을 병행하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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