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명산ㅣ백덕산] 부드러운 능선에 대표적인 설경 명산

입력 2020.01.31 11:20

옛 문헌엔 거슬갑산과 혼용…적멸보궁 법흥사가 그 자락에 있어

겨울산은 설경雪景이 우선이다. 설경은 한반도의 지리적 특성상 동서를 가로지르는 높은 산에서 특히 뛰어나다. 높은 산을 넘지 못하는 눈구름의 영향을 크게 받아 잦은 폭설을 내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덕유산이나 태백산 설경이 탁월한 이유다. 국립공원 외의 산으로는 영월과 평창의 경계에 있는 백덕산白德山(1,350.1m)이 대표적인 설경 명산으로 꼽힌다.
산림청이 백덕산을 한국의 100대 명산으로 선정한 배경에도 그 이유가 나온다. ‘천연 원시림을 간직한 주계곡과 함께 설경이 뛰어나 겨울철 산행지로 유명하다. 더욱이 백덕산 남서쪽 연화봉 아래에 설악산 봉정암, 오대산 상원사, 영취산 통도사, 정암사 태백산과 함께 5대 적멸보궁 중 하나인 신라시대 천년고찰 법흥사가 있어 더욱 유명하다.’
지명유래는 조금 애매하다. ‘백덕白德’이란 지명만 보면 ‘희고 큰 덕이 있는 산’이란 의미다.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 주민들은 부드러운 능선이 그릇에 고봉으로 담긴 밥 같아 명명됐다고 전한다. 또 다른 설로는 백운白雲이 뒤덮인 산봉의 경관 때문에 유래했다고도 한다. 실제로 맞은편 구봉산에서 백덕산을 보면 부드럽고 완만한 능선이 물결치듯이 굽이져 흐른다. 아마 옛날부터 능선 위에 흰 눈이 많이 쌓여 백덕산이라 불렸을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 든다.
그런데 <세종지리지>에는 ‘거슬갑산琚瑟岬山, 일명 백덕산이라 한다’고 돼 있다. 거슬갑산은 옥녀가 거문고를 타는 산이란 의미다. 산의 형태가 그러하고, 능선이 아름답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풍수적으로 좋은 땅으로 평가된다. 평창 향토사학자는 한때 평창의 진산으로 여겨졌다고 말한다. 백덕산의 남쪽 능선은 영월 주천으로 연결되고 사자산 법흥사까지 내려온다. 사자산이 바로 백덕산의 옆 봉우리다. 사자산과 백덕산, 거슬갑산과 관련한 내용은 바로 뒤 ‘옛 문헌에 나오는 백덕산’에서 자세히 설명하겠다.
종합적으로 백덕산은 예로부터 부드러운 능선에 쌓인 눈으로 사람들 눈에 확 들어왔던 듯하다. 전형적인 겨울설산이라는 의미다. 거기에 한때 평창의 진산이었고, 한국의 5대 적멸보궁까지 그 자락에 자리 잡고 있었으니 사람들이 많이 찾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등산은 평창과 영월에서 가능하나, 영월 방면에서 사자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가파른 절벽이 있고 잦은 사고로 등산로를 폐쇄했다. 평창 문재에서 올라 사자산을 거쳐 백덕산 정상을 밟고 영월 법흥사 동쪽 관음사 쪽으로 하산하는 코스가 일반적인 종주다. 
※2월에 갈 만한 산 4선은 뒤이어 나오는 설경 10산에 전부 포함되는 산이라 이번 달에는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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