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산행 전라도의 숨은 명산ㅣ관리도 깃대봉] 고군산열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지의 섬

  • 글 사진 김희순 광주샛별산악회 고문
    입력 2020.02.16 14:24

    파도와 세월이 만든 기암괴석 전시장… 만물상바위가 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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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물상바위가 보이는 해안선 바윗길. 관리도는 어디에서 사진을 찍어도 작품이 된다.
    서해바다의 보물 고군산열도는 60여 개의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 신시도,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 대장도가 다리로 연결되어 하나가 되었고 선유도仙遊島가 맏형 격으로 중심에 있다. 이제는 승용차로 쉽게 들어갈 수 있는 섬 아닌 섬이다. 신선이 노닐었다는 선유도는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호젓한 아름다움을 점차 잃어 가고 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고군산열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관리도串里島가 인근에 있다. 섬 전체가 해금강이라는 찬사를 들을 정도로 다양한 형태의 기암괴석이 솟았다. 관리도가 지닌 매력 중의 하나는 배를 타고 유람하듯 장자도, 대장도, 선유도 등의 그림 같은 모습을 지척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장자도에서 배로 10분 거리에 있는 관리도는 관지도 혹은 꽂지섬이라고도 불린다. 섬의 서쪽 해안은 3㎞에 달하는 해식애(파도와 침식, 풍화작용으로 생긴 낭떠러지)가 발달되어 있다. 섬 동쪽은 사빈해안砂濱海岸, 즉 모래가 깔려 있는 해안으로 아담한 해수욕장이 여럿 있다. 작은깃대봉 아래에서부터 만물상 해벽지대에 집중적으로 기묘한 모습을 띤 바위가 많다. 용바위, 폭포바위, 병풍바위, 특히 수천 명의 병사들이 도열해 있는 듯한 만물상바위와 그 끝에 있는 쇠코바위와 천공굴 등이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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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깃대봉에서 모정으로 가는 길엔 멋들어진 소나무와 바다가 어우러진다.
    들머리는 관리도 선착장 옆 발전소를 지나면 보이는 ‘등산로’ 이정표다. 데크계단을 올라서면 아름드리 해송이 반기고 길은 넓고 편안하다. 10분 정도면 우측에 몽돌해수욕장이 있다. 이곳부터 고도가 올라가면서 서서히 바다에 떠 있는 섬들의 모습이 보인다. 30분이면 전망데크가 있는 작은 깃대봉이다. 북쪽으로 말도, 명도, 방축도, 소횡경도, 횡경도가 길게 줄지어 보인다. 말도와 명도, 방축도를 연결하는 다리는 공사 중이다. 2022년 14㎞ 길이의 명품 트레킹 코스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까지 직선거리로 섬 하나 없는 망망대해. 탁 트인 바다 옆에는 붉은 소나무가 멋을 더해 준다. 5분 거리에 하얀색 2층 모정(전망대)이 있고 바다로 내려가는 데크계단이 있다. 해안 절벽은 보기에 따라 큰 용이 올라가는 모습 같아서 ‘용바위’라고도 불린다. 용바위전망대 주변 데크는 캠핑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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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안선의 만물상바위가 보이는 능선에 섰다. 시간을 멈추고 싶을 정도로 수려한 경치에 걸음을 멈추게 된다.
    해안 절벽 각별한 주의 필요해
    해안을 끼고 걷다 보면 사진 찍기 좋은 포토존이 많다.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바다 쪽은 안전시설물이 전혀 없는 수직 절벽이다. 바위에 올라서는 것도 금해야 한다. 힘을 가하면 쉽게 쪼개지며 날카로운 결이 있는 산성화산암류다.
    부처손이 자라는 칼날암릉지대(병풍바위)는 우회길도 있지만 암릉을 곧장 통과할 수도 있다. 데크 쉼터에서 10분만 더 올라가면 깃대봉 정상이다. 정상 표지석은 없고 삼각점만 있다. 잡목에 가려서 조망이 없다.
    오히려 정상을 벗어나면 대장도를 비롯해 장자도, 선유도, 장구도, 남쪽으로 비안도, 위도까지 시원하게 드러난다. 멀리 만물상 바위 쪽으로 가야 할 산봉우리는 한 폭의 그림이다. 바닥은 작은 돌조각 부스러기가 많아 미끄럼에 주의해야 한다. 불꽃처럼 솟은 바위지대를 지나고 작은 능선을 오르내린다.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경치다.
    만물상바위가 나타나자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기 바쁘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는 지점이다. 통영의 연화도처럼 용머리가 바다를 향해 길게 뻗었다. 오랜 세월 동안 침식과 풍화작용을 한 바위들의 모양새로 보아 만물상바위라고 부르기에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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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도선착장 입구에 있는 산행개념도.
    만물상바위 사진 찍기 가장 좋아
    암릉지대를 벗어나면 협곡처럼 바위가 깊숙이 패여 있다. 안전로프가 있지만 조심해서 통과해야 한다. 숲에 들어서면 공터에서 우측으로 ‘꽃지4길’ 방향으로 가야 투구봉으로 이어진다. 10분 정도 울창한 숲을 오르면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이다. 투구봉까지 오르막이 힘들지 않은 것은 그만큼 경치가 아름답기 때문이다.
    투구봉(129.5m)은 거북등처럼 튀어나온 바위에 있다. 잡목에 가려서 조망은 없다. 남쪽 끝에 있는 쇠코바위를 보려면 시간 안배를 잘해야 한다. 왕복 40분은 소요된다. 쇠코바위로 가는 길은 항해하는 배의 갑판을 걷는 기분이 든다.
    멋진 암릉지대도 있고 완만하다. 바위 끝에 숨어 있는 쇠코바위(소고삐바위)는 5m 높이의 벽을 타고 해수면 가까이 내려가야 한다. 종유석 모양의 바위들이 부스러지기 쉬워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바람이 심하거나 파도가 높을 때는 쇠코바위는 가지 않는 것이 좋다. 근처에는 바위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어 하늘이 보여서 이름이 유래한 천공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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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 건물은 정자인 ‘모정’이며, 아래에는 용바위전망데크가 있다.
    투구봉에서 하산하는 길도 감탄사 연발이다. 우측으로 반달 모양의 징장볼해수욕장과 선유도 망주봉, 신시도 월영봉을 비롯해 서해바다 끝에 있는 어청도까지 한눈에 보인다. 이정표를 만나면 우측 징장볼해수욕장 방향으로 내려간다. 작은 소나무 숲길을 10분 정도 내려가면 포장도로와 만난다. 이름도 예쁜 설록금해수욕장, 샛꼼해변을 지나고 30분 거리도 지루할 틈 없이 선착장에 와 닿는다.
    관리도는 한여름만 피한다면 사계절 언제나 좋다. 현지 주민들은 “관리도에 다리가 놓이거나 개발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청정한 모습을 오래도록 지키고 싶다”고 한다.
    더불어 월간<山> 독자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한다. “낚시하는 사람에 비해 등산하는 사람들은 양반이지만, 그래도 쓰레기가 나온다”며 “자기 쓰레기는 자신이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고향에 대한 애정 어린 당부를 전한다.
    산행길잡이   
    관리도 선착장~발전소~작은깃대봉~2층 모정~깃대봉(삼각점)~전망바위~이정표~투구봉~암릉지대~쇠코바위~암릉지대~투구봉~이정표~포장도로~징장볼해수욕장~설록금해변~발전소~관리도 선착장 <총 7.8㎞, 3시간 30분 소요> 
    교통(지역번호 063)
    선유도 끝에 있는 장자도선착장(471-8772)에서 관리도행 배를 탄다. 주말에는 11시, 13시, 14시20분, 평일에는 11시, 14시에 고군산카훼리호가 뜬다. 포토존이 많아서 지체하기 십상이다. 쇠코바위까지 둘러보려면 배 시간을 감안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관리도에서는 15시 5분에 출항한다. 요금 성인 편도 4,000원, 주말 4,400원. 장자도에서 10분 거리다. 관리도에서 방축도까지는 10분 정도 더 간다. 
    주변 볼거리(지역번호 063)
    선유도에서 40분 거리에 있는 군산은 일제강점기 시대 대표적인 수탈의 도시이기도 하다. 그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근대화 역사 기행을 할 수 있다. 대체적으로 많이 찾는 코스는 경암동 철길마을,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식민지시대 대지주 히로츠 가옥, 초원사진관(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 일본식 사찰 동국사 등이 있다. 이성당(445-2772)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으로 단팥빵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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