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화제ㅣ산악인이 된 미녀] 8,000m 고산 등반에 뛰어든 ‘미스 핀란드’

입력 2020.02.07 10:49

지난해 가셔브룸 2봉 무산소 등정한 로타 힌차…미스 유니버스 핀란드 대표로도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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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가지 않을 때는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 위치한 실내암장에서 훈련한다. 사진 야니 라우카넨.
K2 동계 초등을 준비하고 있는 데니스 우룹코(러시아), 돈 보위(캐나다) 2인조 원정대에 미스 핀란드 출신의 여성대원이 동행하고 있어 화제다. 이 여성의 이름은 로타 힌차Lotta hintsa(31)로, 2013년에 ‘미스 핀란드’로 뽑힌 뒤 같은 해 미스 유니버스에 핀란드 대표로 참가했다.
힌차는 핀란드 내에서 야생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셀리비유투얏selviytyjat(생존자)’, 핀란드 판 ‘댄싱 위드 더 스타’인 ‘단스 아벡 레스 스타스Danse avec les Stars’ 등의 인기 TV 쇼에 출연해 대중적인 인기를 한몸에 누리고 있는 인물이다. 원래 직업은 모델이며,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해 강사로 일한 적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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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미국 캘리포니아 비숍 인근에서 빙벽 훈련 중인 로타 힌차. 사진 돈 보위.
힌차는 스포츠 의학을 전공한 의사인 아버지를 따라 3세부터 11세까지 에티오피아에서 자랐다. 힌차는 “당시의 경험 덕에 험한 지형에서도 스스로 잘 보호하면서 다니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며 “고향 같은 아프리카에 가면 완벽을 추구하는 답답한 서구사회에서 해방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핀란드 하키 선수 크리스티안 나큐바와 2014년 결혼, 신혼여행으로 킬리만자로(5,895m)를 함께 등반했다. 몽블랑(4,808m), 그란 파라디소(4,061m)도 함께 올랐다. 대개 힌차가 먼저 산행 지역을 제안하면 나큐바가 따랐다고 한다. 이들의 결혼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서로 너무 바빠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지 않아 점점 사이가 소원해지다가 2019년 초에 이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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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019년 겨울 인도양의 관광지 세이셸 섬에서 수영을 즐기는 힌차.
"등산은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힌차는 2016년 아버지가 암으로 사망하고, 2019년 이혼한 후 본격적으로 등산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킬리만자로, 아콩카구아(6,961m) 등을 올랐다. 힌차는 등산을 즐기는 이유를 “등산은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이며 산은 나만의 휴식처”라며 “등산하는 도중에 나의 내면과 삶 전체를 돌아볼 수 있고, 정상에 서면 삶에 감사하게 된다”고 말했다.
힌차는 2019년 여름 가셔브룸 2봉(8,035m)을 등정하면서 처음으로 고산 등반의 세계에 입문하게 됐다. 첫 등반인데도 불구하고 정상에 올랐으며, 심지어 무산소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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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패션잡지 표지모델로 등장한 힌차.
성공적으로 등반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은 경험 많은 등반가인 돈 보위가 함께한 점이 어느 정도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힌차 스스로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당시 캠프를 함께 썼던 알렉스 가반(불가리아)은 “이번 시즌 카라코룸을 찾은 등반가들 중 최고로 잘 훈련받은 사람 중 하나”라며 혀를 내둘렀다. 힌차는 가셔브룸 2봉 등반을 위해 혹독한 군대식 훈련을 방불케 하는 돈 보위의 트레이닝을 모두 소화했다고 한다.
2020년 1월 현재 힌차는 브로드피크 베이스캠프에 머물며 매니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비록 본격적인 등반을 하진 않지만 우룹코, 보위라는 최정상급 등반가와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한다. 힌차는 최근 자신의 SNS에 “원정 중에 가장 어려운 부분은 아마도 기다림일 것이다. 좋은 날씨, 고소 적응, 회복을 기다려야 한다. 시간을 보내기 위해 키친텐트에 모여 독서도 하고, 음악도 듣고, 위성전화로 메시지도 보내고, 폭식도 하고 있다. 또 몇 시간씩 걸리는 침낭 말리기, 빨래, 텐트 고정하기 등의 일을 한다. 늘 효율성에만 집착해 왔던 나로서는 이런 기다림이야말로 참을성을 기르기 위한 최고의 가르침이다”라고 썼다.
앞으로의 계획은 에베레스트 등반이다. 예정일은 2020년 봄 시즌이다. 그녀는 죽을 수도 있겠지만 죽음이 두렵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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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봄 시즌 네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서. 사진 돈 보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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