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에코 트레일ㅣ마산봉 구간 생태] ‘기후 슬픔’이 대간을 넘어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입력 2020.03.18 21:23

백두대간 침엽수 고사 급격히 빨라…지리산 소백산 설악산 침엽수 전멸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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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의 고사한 구상나무.
‘기후 슬픔’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후 슬픔Climate grief은 영국 더비대학교 제이미 버드 교수가 처음 언급한 것으로 급격한 기후 변화가 일어나는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내가 이 상황을 바꿀 힘이 없다고 느껴져 갖는 죄책감과 슬픔·무기력함을 뜻한다. 버드 박사는 “사람들이 기후변화로 인해 불안감뿐 아니라 상실감과 무력감, 분노, 죄책감, 심지어 수치심까지 느끼고 있다”고 했다.
월간<山> 백두대간 취재팀도 2년간 백두대간을 걸으며, 수많은 침엽수 고사목과 눈 없는 겨울, 10년 전에 비해 산행하기 뜨겁고 길어진 여름 등 급격한 기후 변화를 생생히 체감했다.
가장 대표적인 현상이 높아진 기온으로 인한 침엽수 고사다. 우리나라 수목의 40%를 차지하는 침엽수가 고온, 가뭄, 해충 등 삼중고에 시달려 고사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었던 피해는 지리산 구상나무, 소백산 주목, 설악산 분비나무 등이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지금 이대로라면 10년 안에 지리산 반야봉 1,600m 위쪽 구상나무 대부분이 고사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설악산은 2013년부터 분비나무가 급격히 죽어가고 있으며, 소청대피소 주변은 전멸에 가까운 상태다.
세계기상기구WMO는 남극 대륙이 18.3도℃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5년 3월 최고 기록이었던 17.5℃를 1℃ 가까이 넘어선 기온이다. 웰링턴 빅토리아대학교의 제임스 렌윅 기후과학자는 “5년 만에 이전 기록이 깨졌다는 것은 지구온난화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징조”라며 우려했다.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기후 슬픔에 빠질 만한 상황이다. 하지만 산을 오르는 끈기와 힘으로 기후 희망을 가져야 한다. 일상 속 작은 실천으로 티끌만큼이라도 바뀔 수 있다면,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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