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에코 트레일ㅣ마산봉 구간 역사] <조선산맥론> 지형 개념보다 백두대간을 가르쳐야 한다

입력 2020.03.13 16:50

고유의 산줄기 체계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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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토 분지로가 1903년 발표한 한반도 지질구조도의 일부분.그는 땅속의 지질구조로 산맥 을 분류했으며, 우리는 지금도 이 분류를 따르고 있다.
연재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다시금 백두대간의 화두를 되짚어 본다. 우리에게 백두대간은 무엇인가? 사실 현재의 백두대간은 유명무실하다. 등산인들만 ‘나라의 뼈대가 되는 산줄기’라고 중요하게 생각한다. 중고등학교에서는 여전히 100여 년 전 고토 분지로가 지은 산맥 이름을 가르치고 있다. 일본 지리학자인 그는 한반도의 효율적인 자원수탈을 위해 1900년과 1902년 두 차례에 걸쳐 14개월 동안 우리나라의 지질을 조사했다. 그의 헌신적인 노력(?)에 힘입어 일본은 우리나라 산골 깊숙한 곳의 자원까지 샅샅이 캐갔다.
이 조사를 바탕으로 쓴 <조선산맥론>이 현재 우리나라 산맥체계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현 교과서에 수록된 14개 산맥 중 함경산맥을 제외한 나머지 13개는 고토 분지로가 지은 이름이다.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이 생기긴 했으나, 두 발로 답사한 대간은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는 개발의 그늘이 드리운 곳이 많았다. 지자체의 무관심으로 야산 취급 받는 대간 줄기도 흔했다. 국립공원공단은 대간 비법정 코스 벌금 물리는 데만 몰두하고, ‘백두대간 개념’을 모르는 것을 넘어 요즘 말로 ‘1도 관심 없는’ 직원들이 많다. 사실 산꾼들 외에 백두대간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은 드물다.
그러나 백두대간에는 큰 산줄기 이상의 의미가 있다. 한반도 7,000여 년 역사를 통틀어 백두대간을 기준으로 사투리와 기후, 문화, 삶이 갈렸다. 우리 생활과 문화, 심지어 의식에서조차 백두대간의 비중과 영향이 그만큼 깊고 크다. 대간은 겨레 정신의 중추이자, 전통문화라는 그릇을 구워 낸 큰 가마였으며, 삶과 죽음의 순환고리를 이루는 토대였다. 우리 겨레의 역사와 문화를 잉태한 태반이자 탯줄인 것이다.
백두대간이라는 큰 주제에는 지리학, 역사학, 사회학, 생태학, 미학, 민속학, 국문학 등의 수많은 세부 분과로 연구될 수 있다. 고토 분지로의 〈조선산맥론〉이 아니라, 백두대간에 대한 연구가 우리 교과서에 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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