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수의 히말라야 트레킹ㅣ마칼루 바룬밸리] 자연 통해 우주 발견, 현지인 통해 나를 성찰

  • 글·사진 조진수 사진작가
    입력 2020.03.13 16:49

    트레킹 본질 경험… 마오 장악으로 트레커 많이 안 찾아 원시 느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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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리충 정상(4,450m)에서 촬영한 에베레스트, 마칼루 이스트 전경.
    마칼루 바룬밸리는 2000년대 들어 서양 트레커들에게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마오(공산주의자)들의 장악으로 발길이 차츰 줄고, 교통과 편의시설의 미비, 트레킹 비용의 상승으로 현재는 트레커들이 별로 찾지 않는 지역으로 변했다. 역설적으로 사람들이 찾지 않음으로 해서 오히려 자연의 훼손이 덜한 지역이 됐다.
    마칼루 바룬밸리는 툼링타르에서 시작된다. 네팔 카트만두에서 소형비행기나 장거리 노선버스, 지프, 미니버스를 이용해 툼링타르로 갈 수 있다. 이동 수단마다 장단점이 있으므로 충분히 파악하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 버스를 이용하면 적어도 이틀은 잡아야 하고, 체력 소모가 만만치 않다.
    이 지역은 농사와 목축이 거의 유일한 소득원이다. 다만 툼링타르에서 도반까지는 루드락샤 열매를 채집해 짭짤한 농외소득을 올리고 있다. 루드락샤는 힌두교와 불교에서 사용하는 염주를 만드는 나무 열매다. 인도에서도 생산되지만 네팔의 루드락샤가 크고 무거워서 귀한 대접을 받는다. 중국 상인들이 많이 사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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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치 포카리 정상(4,500m)에서 촬영한 캠프사이트.
    실리충 뷰포인트에선 히말 파노라마 감상 
    도반을 지나면 기후 때문인지 루드락샤 나무가 자생하지 않는다. 현지인들은 주로 밭농사를 짓고, 소와 염소 등의 가축을 기르고 있다. 바쁠 것이 전혀 없는, 평화롭고 한가로운 네팔 산간의 농촌문화를 접할 수 있다.
    특히 실리충(3,900m)뷰포인트를 방문하면 둑군다히말, 늠불히말을 비롯한 여러 히말을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다. 굉장히 좋은 뷰포인트여서 가능하다면 꼭 방문하기를 권한다. 중간에 있는 살파포카리(3,400m)도 볼 만하다. 다만 실리충 정상(4,450m) 부분은 물이 귀해서 어려운 캠핑을 각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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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파 포카리(3,400m) 전경.
    구델마을과 붕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잘 찾아가야 한다. 나는 길을 잃어 정글을 헤매야 했다. 덕분에 때 묻지 않은 원시폭포를 만나는 행운을 얻기도 했다. 붕마을에서는 반드시 체크포스트에 들러 여행서류에 도장을 받아야 한다.
    판치포카리(4,400m)는 힌두교 성지로서 가볼 만하다. 하지만 오르막길이 생각보다 길어서 초보자에게는 어려운 코스라고 판단된다. 겨울철이라 그런지 포카리(호수)는 2개만 볼 수 있었고, 뷰는 기대했던 것보다 좋지 않았다. 스케줄을 잘 짜면 정상에서의 야영을 피할 수 있고, 시즌에는 정상 근처의 롯지에서 묵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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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딱마을 못미처 벼를 수확하는 현지인들.
    마칼루 바룬밸리 트레킹은 판치포카리까지 산행을 하고, 붕마을로 하산해 지프를 타고 파브르 공항을 거쳐 카트만두로 귀환하는 코스다. 트레킹 기간은 2주가량 걸리며, 차를 타고 오가는 시간이 많은 것이 단점이다. 그런 일정이 비생산적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쿰부 방향으로 산행을 계속하면 된다.
    이 지역은 찻길이 연결되어 결국 지프여행 코스가 될 것이라고 본다. 그 전에 방문해야 생생한 자연과 소박한 현지인들의 풍속을 엿볼 수 있다. 마칼루 바룬밸리 트레킹을 하면서 자연을 통해서 우주를 다시 발견하고, 현지인을 통해서 나를 성찰했던 소중한 경험을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분들이 체험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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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리충 정상(4,450m)의 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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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딱마을의 나이 어린 엄마와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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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팔 현지인들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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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리충 정상(4,450m)에서 촬영한 히말라야산군의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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