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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Season Special] 4월에 갈 만한 산

글 박정원 편집장 사진 C영상미디어
  • 입력 2020.03.30 16:46
  • 수정 2020.03.3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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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산.
고려산.

남녘의 봄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계절이다. 4월은 남녘의 산들과 섬들이 손짓한다. 온갖 꽃들이 유혹한다. 새들도 분주히 지저귄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온 세상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지만 그래도 봄은 오고 왔다. 새순이 돋는다. 꽃들도 핀다. 덩달아 산야가 새 옷을 입기 시작한다. 매화와 산수유는 이미 지기 시작하고, 진달래와 벚꽃, 유채꽃이 화사한 색깔로 상춘객을 맞는다.

4월의 산은 봄꽃과 남녘의 봄바람을 느낄 수 있는 산 위주로 선정했다. 우선적으로 꼽히는 산은 앞서 4월의 명산에 소개된 광양 백운산이다. 이어 진달래로 유명한 거제 대금산, 이산묘와 탑사를 잇는 1.5km 구간의 벚꽃이 장관인 마이산, 산자락 벚꽃길로 손색없는 팔공산이다. 자세한 정보는 월간<山> 홈페이지san.chosun.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1 고려산

수도권 대표적인 진달래 산행지

강화도의 마니산에 가려 명산 반열에 오르지 못하지만 진달래 산행지로 수도권 대표적인 명산으로 꼽히는 산이 고려산高麗山(436m)이다. 진달래가 한창 필 때는 엄청난 인파로 고려산 등산로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등산로도 잘 조성돼 있어 어렵지 않게 정상 군락에 도달할 수 있다.

고려산의 원래 이름은 오련산五蓮山이다. 인도에서 온 조사가 산정의 연못에 피어난 적, 황, 청, 백, 흑색의 다섯 송이 연꽃을 허공에 던져 그 꽃들이 떨어진 곳에 적련사(현재 적석사), 황련사, 청련사, 백련사, 흑련사(현 묵련사) 5개 사찰을 지었고, 산 이름도 오련산이라 했다고 전한다. 현재는 백련사와 청련사, 적석사 3개만 남아 있다. 이 3개 사찰이 고려산 산행기점 역할도 한다. 진달래 개화 시기에는 백련사 기점이 가장 많이 몰린다.

고려산 산행 중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적 제137호 강화도 고인돌 군락을 만날 수 있다. 강화에는 모두 120기의 고인돌이 있다. 그중 30기가 고려산 능선에 있다. 봄꽃 진달래와 함께 세계문화유산 고인돌, 산 이름이 유래된 사찰 등 골고루 즐길 수 있다.

한편 강화군청 문화관광과 유정남 팀장은 3월 31일 "코로나19로 인해 4월 11일부터 고려산 등산로를 전면 폐쇄하고, 고려산진달래축제도 취소한다"고 전했다. 

팔공산.
팔공산.

2. 팔공산

신라 ‘중악’… 신문왕 때 수도로 검토했던 산

팔공산八公山(1,193m)은 지리산만큼 다양한 역사와 문화, 지리적 특징을 가진 산이다. <삼국사기>에 오악 중에 중악으로 지정됐으며, 당시 부악父嶽으로 나온다. 지역 역사학자는 “팔공산이 신라 지배세력 김씨 족단의 발상지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들이 경주로 들어가기 전 팔공산에 먼저 정착했기 때문에 아버지의 산, 부악으로 지정했다는 것이다. 당시 공산도 같이 사용했다. 신문왕 9년(689)년에는 팔공산 인근 대구로 신라가 천도를 검토했을 정도다.

원효가 수행정진 끝에 득도한 것으로 전하는 오도암, 김유신의 수도처이자 훈련장이었다고 하는 중암암. 김유신의 석굴이 있는 극락굴, 한국 최고의 기도처 갓바위 등이 있는 산으로 더 유명하다.

공산 앞에 팔이 붙은 유래는 몇 가지 설화가 전한다. 원효대사가 천성산에서 수도를 하다 제자 8명을 데리고 팔공산에 들어와 득도했다는 설, 견훤과 싸우다 패한 왕건이 도망가다 신숭겸 등 8장수가 목숨을 잃었다는 설, 팔공산 자락이 8고을에 걸쳐 있다는 설, 동쪽에서 여덟 봉우리가 유독 두드러져 보인다는 설 등이 있다.

대구시와 시민단체에서 국립공원으로 추진할 만큼 생태적 조건도 뛰어나다. 산수유, 생강나무, 진달래, 개나리, 벚꽃 등이 봄에 만발한다. 그 봄날을 맞으러 가는 산이 팔공산이다.

마이산.
마이산.

3. 마이산

신라 小祀의 산…두 봉우리가 말 귀 닮아 명명

마이산馬耳山(680m)은 말 귀와 같이 두 암봉이 나란히 솟아 있어 명명됐다. 동쪽 봉우리가 수마이봉, 서쪽 봉우리가 암마이봉. 통일신라시대부터 명산으로 지정돼 제사를 지냈다. <삼국사기> 소사로 지정돼 명산으로 대접받았던 산이다. <고려사>에 ‘신라에서는 서다산西多山이라 불렀는데, 소사에 올라 있다’고 기록돼 있다.

마이산도립공원사무소는 그동안 통제했던 천왕문, 봉두봉 방면 2곳의 출입구를 지난 3월 9일자로 개방했다. 또 천왕문에서 수마이봉 쪽으로 150m가량 올라간 곳에 암벽의 침식 활동으로 형성된 화엄굴을 안전시설물 설치와 안전모를 비치해 개방했다. 이로써 자연휴식년제로 지난 10년간 통제했던 암마이봉 등산로가 지난 2014년 10월 철다리를 조성한 뒤 개방한 데 이어 이번에 수마이봉 일부까지 개방함으로써 마이봉 등산을 더욱 즐길 수 있게 됐다.

마이산은 두 암봉뿐만 아니라 돌탑과 80여 기의 석탑, 마이탑사 등 바위산에 온통 돌로 된 탑들이 더욱 눈길을 끈다. 또한 계절에 따라 그 모습이 달리 보여 봄에는 돛대봉, 여름에는 용각봉, 가을에는 마이봉, 겨울에는 문필봉이라 불리며 사계절 모두 아름답다. 특히 봄이면 마이산 남부의 이산묘와 탑사를 잇는 1,5km의 벚꽃은 장관을 연출한다. 벚꽃축제가 열리지만 올해는 취소됐다.

대금산.
대금산.

4. 대금산

쇠를 생산하던 산이라 명명…올해 진달래축제는 취소

대금산大金山(438.6m)은 거제도 북단에 위치한 산으로 신라시대 쇠를 생산하던 산이라 하여 명명됐다. 이 산의 호위봉인 중봉이 정상에 비해 다소 낮기 때문에 대금산이 높지 않지만 더욱 우뚝 솟아 보인다. 정상에서는 멀리 대마도가 보이고 부산, 마산, 진해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중봉은 중금산이라 하며, 조선 말기에 축성한 성이 있다. 산성에 군량미를 비축했다고 전하며, 약수터와 기우제를 올리던 제단도 있다. 약수터에는 칠석과 보름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목욕하고 마시기도 했다.

남해의 푸른빛과 진달래의 분홍빛, 흰색의 포말이 부서지는 해안선을 함께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산이다. 최근 산을 싸고 도는 도로가 뚫려 산 중턱까지 자동차로 올라갈 수 있어 휴일이면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남녘의 섬으로서 등산과 여행을 겸할 수 있는 하루 산행지로 손색 없다. 진달래 만개시기에 진달래꽃 축제를 개최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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