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산행 경상도의 숨은 명산ㅣ창원 천주산] 아기 진달래 흐드러지게 핀 ‘꽃피는 산골’

  • 글 사진 황계복 부산산악연맹 자문위원
    입력 2020.05.07 09:48

    정상 능선과 ‘천주산 누리길’ 같이 잇는 10km 원점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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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지봉 정상에서 창원시가지를 유심히 보면 마산을 포함해 창원 도심을 빙 둘러싼 산세에 트인 곳은 마산만뿐이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 부르는 이 노랫말은 창원이 고향인 아동문학가 이원수 선생이 지은 ‘고향의 봄’이다. 이 노래는 동심 속에 남아 있는 고향을 그리워하며 어릴 때의 향수를 되새기게 한다. 꽃피는 산골, 아기 진달래가 피는 고향의 봄 무대인 창원의 천주산天柱山에 올랐다. 아기 진달래는 지금 어른 진달래가 되어 붉은 융단처럼 온 산을 덮었다. 한창 꽃놀이를 즐길 계절임에도, 쉽게 진정되지 않는 코로나19로 올해 천주산 진달래축제는 취소되었다.
    옛 문헌 속 천주산은 청룡산靑龍山, 첨산檐山, 담산擔山, 작대산爵大山 등 서로 다른 듯하면서도 같은 산으로 기록돼 있다. 이 중 청룡산은 ‘하늘을 떠받치는 기둥과 같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한자漢字 말로 여겨진다. 또 용산龍山으로서 ‘머리 산’을 나타내는 표기일 것이다.
    청룡산의 기록은 1425년에 나온 <경상도지리지>에 보이고, 1530년에 저술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칠원현漆原縣의 진산鎭山이라 했다. 예전에는 창원의 북면, 함안의 칠원에서 기우제를 지내던 산이다. 천주산이란 이름을 가진 산은 이곳 말고도 경기도 포천, 경북 문경, 중국의 안휘성 잠산현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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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표가 서 있는 천주암 갈림길은 산행 막바지에 다시 돌아와 만나게 된다.
    산행은 시내버스 천주암 정류장에서 시작한다. 이후 천주암 갈림길~천주산 누리길~낙남정맥(공동묘지)~천주봉 표석~만남의 광장~533.1m봉~진달래 군락지~천주산 정상(용지봉)~소계·구암 갈림길~사유지 표지판에서 천주산 누리길을 따라 대중교통이 편리한 시내버스 천주암 정류장으로 되돌아온다. 약 10km에 이르는 원점회귀 코스로 가족 산행으로 즐기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난이도다.
    천주산은 도심지의 산이라 등산로는 다양하지만 모두 거리가 짧다. 그래서 하산길은 천주산 둘레길인 ‘천주산 누리길’로 이었다.
    시내버스정류장에서 천주암으로 가는 포장도로는 오가는 차량이 많다. 주변에 말끔하게 단장한 카페나 음식점도 변화된 풍경이다. 곧 닿은 천주암 절집은 규모가 조그마하다. 산길로 곧장 올라 편백숲에 들면 천주암 갈림길. 산행 막바지에 다시 돌아오게 되는 곳이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굴현고개 쪽 천주산 누리길로 방향을 튼다. 따사로운 봄볕 아래 싱그러움이 가득한 숲길이다. 한낮인데도 어두컴컴한 대숲을 만난다. 굴현고개에 이를 즈음, 공동묘지에 닿으면서 낙남정맥 길에 합류해 천주봉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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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주봉으로 오르다가 뒤돌아보면 창원시가지를 울타리처럼 둘러싼 낙남정맥의 산봉우리가 꼬리를 물고 이어간다.
    산행의 절반 가까이는 낙남정맥을 따르는데, 오를수록 가파른 경사에 숨찬 발걸음을 옮긴다. 쉬엄쉬엄 오르다 보면 전망이 좋은 바위를 만난다. 지나온 산길 너머로 검산, 봉림산, 정병산, 대암산 등 낙남정맥의 산봉우리가 꼬리를 물고 이어간다. 정맥의 산릉이 울타리처럼 둘러싸고 있는 창원시가지는 요새 같은 형국이다. 다시 한 굽이 올려치면 석문을 통과해 천주봉 표석이 서 있는 암봉에 닿는다.
    천주산의 상봉을 용지봉이라고도 한다. 아마도 옛 기록에 나오는 청룡산이 용지봉을 지칭한 것이 아닌가 싶다. 산 아래 외감리에서는 용지봉 동쪽의 483m봉인 이곳을 천주봉이라 해 용지봉과 구분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이 일대를 한데 묶어 천주산이라 일컫는다. 전망이 좋아 창원시 북면 일대가 훤하다. 작대산 기슭의 감계아파트단지와 그 뒤로 조롱산, 무릉산이 가깝고, 멀리로는 북면 온천단지와 마금산이 아슴푸레하다. 그 오른쪽 백월산과 굴현고개 너머의 구룡산 사이로 주남저수지도 보인다.
    산불감시초소를 지나면 오르막 산길이 끝나고 천주산 팔각정과 용지봉 일대를 연분홍색으로 물들인 진달래 군락지가 눈 안에 들어온다. 만남의 광장에 내려선다. 천주암과 달천계곡, 천주봉과 용지봉으로 갈라지는 사거리다. 주변에 벤치, 팔각정자 등 쉼터도 있다. 직진해 정상으로 향한다. 경사가 가파른 비탈길은 보행매트(야자매트)가 깔려 있어 다소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돌탑을 쌓아 놓은 533.1m봉을 지나면 경사는 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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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달래 군락지를 거쳐 용지봉으로 향하는 산길에는 전망데크가 3곳이나 있다.
    환상구조의 창원 도심 전망 탁월
    헬기장을 지나 고도를 살짝 낮췄다가 돌탑 3기가 자리한 봉우리를 넘는다. 용지봉 사면에 펼쳐진 진달래 군락지가 눈앞이다. 진달래 군락지를 거쳐 정상으로 향하는 산길 옆에는 전망데크가 3곳이나 있다. 지금쯤이면 꽃구경 나온 많은 사람으로 시끌벅적할 만도 한데 한산한 모습이다. 꽃도 끝물이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헬기장을 거쳐 올라선 천주산 정상에는 ‘천주산’과 ‘용지봉龍池峰’ 두 개의 표석이 보인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조망이 시원하다. 시가지를 유심히 보면 마산을 포함해 창원 도심을 빙 둘러싼 산세에 트인 곳은 마산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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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주산 누리길은 정비된 숲길이 싱그러운 초록의 그늘 아래로 편안하게 이어진다.
    낙남정맥 대곡산에서 시작해 시계방향으로 무학산, 천주산, 정병산, 대암산, 불모산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원형 산지 가운데에 도시가 자리한다. 이를 환상구조라 하는데, 산지가 고리 모양으로 분지를 둘러싼 것을 말한다.
    하산은 남서쪽 주능선으로 소계체육공원 방향이다. 정면에 무학산이 마산항을 굽어보고, 그 산릉은 낙남정맥의 대곡산, 광려산, 서북산, 함안의 여항산으로 잇는다. 끝없이 넘실대는 남녘의 산너울이 봄바람에 실려 온 아지랑이 속에 가물거린다. 경사가 급한 내리막은 소계·구암 갈림길에서 잠시 멈춘다. 소계체육공원(1.8㎞) 방향으로 꺾고 정맥과도 헤어진다. 계곡 옆으로 내려서는 길섶에 용담과인 구슬붕이가 얼굴을 내민다. 사유지라는 표지판을 만나면서 천주산 누리길과 합류해 왼쪽 산자락으로 돌아든다.
    천주산 누리길은 정비된 숲길이 싱그러운 초록의 그늘 아래로 편안하게 이어진다. 석불암 갈림길을 지나 농짝 같은 바위 아래의 7쉼터 평상에서 잠시 땀을 식힌다. 곳곳에 쉼터와 이정표가 설치돼 있어 좋은 길잡이가 된다. 이따금 마주치는 등산객을 제외하고는 한적한 편이다. 경상고교 갈림길에서 직진해 평상이 놓인 천주산 누리길 8쉼터를 지나면 이내 천주암 갈림길에 다다른다. 천주암 버스정류장까지는 산행 시작 때 올랐던 길로 되돌아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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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산길에 펼쳐지는 낙남정맥의 산릉은 무학산에서 대곡산, 광려산, 서북산, 함안의 여항산으로 잇는다.
    산행길잡이
    천주암 시내버스정류장~천주암 갈림길~천주산 누리길~낙남정맥(공동묘지)~천주봉 표석~만남의 광장~533.1m봉~진달래 군락지~천주산 정상(용지봉)~소계·구암 갈림길~사유지 표지판~천주산 누리길~천주암 갈림길~천주암 시내버스정류장 <5시간 소요>
    교통
    산행 들머리까지 대중교통편이 편리하다. 기차 또는 시외버스로 마산을 경유한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시외버스터미널(1688-3233) 앞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천주암 시내버스정류장까지는 북면행 시내버스 20, 21, 23, 24, 27번이 수시로 오간다. 
    숙식(지역번호 055)
    마산 회원구 합성동 시외버스터미널 주변은 유동인구가 많아 숙식에 어려움은 없다. 시외버스터미널 건너편 뒷골목은 여관과 다양한 메뉴의 식당이 많다. 둥지식당(297-2962)은 영양돌솥밥에 정갈한 밑반찬으로 손님들의 입맛을 돋운다. 가람정(299-2288)은 해물찜과 아구탕 전문점이다. 시외버스터미널 뒤쪽에 있는 먹을촌(293-0222)은 마산 한정식을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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