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산행 전라도의 숨은 명산ㅣ마래산] 여수의 진면모 보는 도시 능선 종주!

  • 글·사진 김희순 광주샛별산악회 고문
    입력 2020.05.12 09:39

    호암산과 마래산 잇는 7㎞ 코스…바다와 도시 어우러진 경치 시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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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래산 정상 직전의 조망터. 수직 암릉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여수시 전경이 시원하다.
    여수는 밤바다 때문에 더욱 유명해졌다. 화려한 여수 밤바다는 전국 최고의 바다 야경으로 손꼽힌다. 그렇지만 마래산馬來山(385m)에서 내려다보는 밤바다는 평지에서 보는 풍경과는 차원이 다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섬들과 배에서 흘러나오는 조명들, 도시의 불빛이 하나둘 켜지면 칠흑 같던 바다는 보석을 뿌려 놓은 것 같은 황홀한 신세계로 변모한다.
    구봉산(388m) 정상에서도 밤바다를 조망할 수 있지만 마래산 정상에서는 구불구불한 해안선 경치와 더불어 바다를 더 넓게 볼 수 있다. 마래산에서 야경을 조망하는 관광 상품이 있으면 하는 간절함이 들 정도다.
    여수의 산들은 도심과 근접해 있어 산길이 중간에 끊어지는 경우가 많다. 마래산 역시 단독으로 산행하기에는 코스가 짧아서 호암산虎岩山(280m)과 연계해 많이 탄다. 거리도 적당하고 이순신 장군을 모신 충민사忠愍祠를 경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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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암산 미평터널 위 능선길, 산책로처럼 부드럽고 편안하다.
    호암산에 오르는 길은 다양하다. 오늘은 미평동 귀인1차아파트에서 출발한다. 아파트 울타리 뒤쪽으로 산길이 있다. 산행 안내도나 이정표는 전혀 없다. 등산로 입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어수선한 텃밭을 100m가량 지나면 곧장 숲으로 들어선다. ‘알림’ 표지판에는 10여 명의 토지소유자가 시민건강을 위해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했다는 글이 보인다. 200m만 오르면 능선 안부에 올라선다. 여기서 왼쪽으로 호암산 정상까지는 1㎞, 30분이면 닿는다.
    능선 안부에서 5분만 지나도 도시와 바다가 보인다. 조망이 열려 있다. 바닥은 잡석이 많다. 등산로 정비는 잘 되어 있고 사방으로 연결된 길이 많지만 이정표가 적절하게 있다. 정상 직전 0.5㎞ 지점부터는 커다란 바위가 많고 바위 사이로 걷는 재미도 있다.
    호암산 정상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건너편에 이름 그대로 호랑이 바위가 있다. 마을 주민 홍도수(69)씨에 의하면 호랑이 바위는 호랑이 머리에 해당되고, 등산로 아래쪽에 호랑이 생식기에 해당되는 약수터가 있어 지금도 자손번창을 기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삼각점이 있는 정상 조망도 막힘이 없고, 범바위에서 보는 조망은 더욱 좋다. 북쪽으로 봉화산(460m), 서쪽으로 고락산(350m)·종고산(220m)까지 드러난다. 높이에 비해 조망이 탁월하다. 특히 동쪽으로는 힘차게 뻗은 엑스포대로와 바다가 보이고 남해 망운산 줄기까지 시원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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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들머리. 미평동 귀인1차 아파트 옆 담장을 따라 오른다.
    이순신 장군 기리는 충민사 코스 추천
    범바위에서 내려가는 두 갈래 길이 있다. 오던 길로 되돌아가서 안전하게 우회하는 방법과 범바위 아래로 곧장 내려가는 길이다. 오늘은 곧장 내려가는 험로를 택한다. 좁은 협곡 같은 바위 사이에는 오래된 로프가 있다. 크게 어렵지 않으며 스릴 넘친다.
    험로를 벗어나면 굴참나무와 사스피레, 철쭉이 많은 산책길이 기다리고 있다. 호암산과 마래산 옆구리를 지나는 엑스포대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굉음이 요란하다. 능선에는 키 작은 나무들이 자라고 있어 시야를 크게 가리진 않는다. 왼쪽으로 봉화산과 천성산, 우측으로는 진남종합운동시설과 장군산(325m), 종고산(220m)이 가까이 보인다. 야산 수준의 길이 20여 분 이어진다.
    벤치가 놓여 있는 조망 터에서 시야가 순식간에 터지고 정면으로 마래산이 보인다. 이후 20분가량 숲 그늘 좋은 편안한 오솔길이 이어진다. 묘 1기를 만나면 다시 15분가량 특색 없는 잡목 숲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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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래산 정상, 반달 같은 만성리해수욕장과 멀리 남해 망운산이 보인다.
    언덕에 올라서면 정면으로 도로와 민가가 보인다. 이곳에서 자칫하면 우측의 진남체육시설로 빠질 수 있다. 마래산은 왼쪽으로 꺾어서 숲으로 들어간다. 이정표가 없어 표지기를 걸어놓았다. 숲을 20m 정도 벗어나면 보이는 거대한 절개지가 ‘여수시 위생매립장’이다.
    위생매립장 입구에서 우측도로를 따라 5분 정도 걸어야 한다. 도로 이정표에 적힌 ‘충민사’ 방향(왼쪽)으로 꺾는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400m 거리에 있는 충민사를 경유해 마래산 정상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 충민사는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3년 뒤인 1601년(선조 34) 왕명으로 우의정 이항복이 현지시찰을 하고 통제사 이시언의 주관 아래 건립해, 사액賜額된 충무공 관련 사액사당 제1호다. 유물전시관도 추천명소다. 바로 옆의 석천사에는 이순신 장군이 즐겨 마셨다고 하는 돌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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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암산 주능선의 갈림길. 길이 많지만 이정표가 잘 되어있어 길찾기는 어렵지 않다.
    언덕 쪽에 작은 마래산 ‘등산로 입구’ 이정표가 있다. 공동묘지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숲으로 들어선다. 눈에 띄는 것은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이 설치한 ‘진입금지’ 표지판이다. 산악자전거 코스와 일부 겹치는 구간이다. 자전거길을 버리고 중간에 있는 길로 들어서야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산허리를 감싸고 완만하게 고도를 올린다. 편백숲을 지나 20분 정도면 암반 위에 뿌리내린 커다란 노송을 만난다. 여수시내와 바다의 섬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2분만 더 가면 만나는 암릉지대가 황금 조망 터다. 평평한 암반 너머로 탁 트인 여수시내 전경을 비롯해 오동도와 여수엑스포, 해상케이블카, 돌산도의 크고 작은 봉우리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떠나기 싫을 정도로 환상적인 뷰포인트다.
    마래산 활공장 주차장에서 8분간 더 오르면 정상이다. 산불감시초소와 팔각정이 있다.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으로도 사용하고 있어 봉긋한 둔덕 같은 형태다. 탁 트인 바다가 압권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과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을 동시에 조망하는 귀한 경치다. 동쪽으로 남해 망운산(786m)과 설흘산(482m), 북쪽으로는 활처럼 휘어져 보이는 만성리해변이 감탄사를 연발케 하고, 멀리 광양 백운산(1,228m)까지 보인다. 남쪽으로 크고 작은 섬들은 새들이 군무를 하는 듯한 절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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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래산의 호젓한 편백나무 숲길.
    ‘예리고의 집’ 방향으로 하산하면 바다 풍경을 계속 보면서 다양한 형태의 암릉을 보는 장점이 있다. 팔각정을 지나 거북등처럼 울퉁불퉁한 암릉 아래로 내려간다. 불끈 솟은 바위와 너른 바위를 연이어 지난다. 20여 분 계속된다. 멋진 바다를 계속 가슴에 안고 내려가는 길이다.
    ‘예리고의 집 1㎞’ 이정표를 만나면서부터 길이 순해진다. 20여 분이면 무의탁노인 복지시설인 예리고의 집이다. 예리고Jericho는 성서에 나오는 오아시스가 있는 오래된 도시 지명이다. 도로변에 ‘마래 제2터널’이 있다. 1926년에 건설한 국내 유일의 차량 통행용 자연 암반 터널이다. 쇠망치와 정으로 쪼아 터널을 만들었다고 한다.
    총연장 640m인 큰 터널로 말굽 형식이며 폭 4.5m, 높이 4.5m이다. 내부는 벽과 천장이 울퉁불퉁하며 1차선이지만 중간 중간 5곳에 교차로를 만들어 반대편에서 오는 차를 피할 수 있도록 했다. 일제강점기 군사도로로 사용되었으며 지금도 차량이 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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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래산 정상에서 팔각정으로 내려서는 길. 시야가 트여있어 마치 새가 되어 내려다보는 기분이 든다.
    산행길잡이
    미평동 귀인1차아파트~호암산~범바위~미평터널~위생매립장 입구~도로~마래산 입구~편백나무숲길~조만대~ 마래산 정상~팔각정~암릉구간~예리고의 집~마래2터널 <총 7㎞, 3시간 30분 소요>
    교통 
    용산역에서 KTX를 타면 여수엑스포역까지 3시간 10분 소요된다. 요금 4만7,500원. 비행기를 이용할 경우 여수공항까지 1시간 걸린다. 여수엑스포역에서 귀인1차아파트까지 5㎞이며 택시를 타면 6,000원 정도 요금이 나온다.  
    명소
    여수해상케이블카가 인기 있다. 바다 위로 1.5㎞를 이어진다. 바다 풍경과 야경이 일품이다. 일반 케이블카와 바닥이 투명해 스릴 있는 크리스탈캐빈 두 가지가 있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밤 9시 30분까지 운행한다. 왕복 1만5,000원이며 편도는 1만2,000원. 크리스탈캐빈은 왕복 2만2,000원. 돌산공원 정류장이나 자산공원 정류장에서 탑승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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