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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아하 클라이밍!ㅣ하체 트레이닝] “클라이밍은 발로 하는 것이다!”

글 김인경 매드짐 대표, 서현우 기자 사진 양수열 기자
  • 입력 2020.05.2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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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지구력, 볼더링-유연성, 스피드-폭발력 중점 단련…부상 예방 효과도 탁월

발기술 중 하나인 토훅Toe Hook을 사용해 등반하고 있는 박성현(17) 군.
발기술 중 하나인 토훅Toe Hook을 사용해 등반하고 있는 박성현(17) 군.

클라이밍은 발로 한다는 말이 있다. 하체를 적절히 사용해야 상체에 주는 부담을 덜어 부상도 예방하고 등반 지구력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스포츠클라이밍 동호인들은 대부분 하체 운동을 따로 하지 않는다. 막히는 구간이 생기면 오로지 상체의 힘으로 넘어가려 한다.

이처럼 하체가 충분히 단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등반을 지속하면 다리를 높이 올리는 하이스텝이나 뒤꿈치를 사용하는 힐훅 등의 동작을 하게 되면 무릎 관절부의 부상을 입기 십상이다. 무릎연골연하증과 무릎내외측인대 및 십자인대 손상은 무릎관절의 범위를 벗어나는 무리한 쪼그려 앉기 동작, 드롭니(무릎을 꿇듯이 직각으로 접는 동작) 등으로 인해 급성·만성적으로 발생한다.

멀티피치 등반을 즐겨하는 클라이머라면 하체 근력 단련이 필수적이다. 미국 클라이머들이 ‘엘비스 다리Elvis leg’라고 부르는 근경련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엘비스 다리란 미국 로큰롤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의 전매특허인 개다리춤처럼 무릎 주위의 다리근육이 비자발적으로 덜덜 떨리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이 현상은 장기간의 근육 수축으로 누적된 피로 때문에 발생할 수 있으며 등반 도중 갑작스럽게 발생하면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또한 하체를 단련한다는 건 단순히 근력만 늘리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유연성과 관절가동범위를 향상시키면 더 크고, 더 폭발적인 동작을 안전하게 구사할 수 있게 돼 등반력이 높아진다.

리드, 볼더링, 스피드 각 종목별 특성에 따라 트레이닝법이 각기 상이하다. 리드는 지구력, 볼더링은 힘과 유연성의 적절한 조화, 스피드는 폭발력에 중점을 두고 운동해야 한다.

1 리드를 위한 하체 트레이닝

리드는 오랫동안 벽에 매달려서 등반해야 하는 특성상 지구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허벅지 근육의 탄력을 유지하고 종아리 근육을 단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동작을 구사할 때 하체를 원하는 위치에 고정시킬 수 있도록 고관절 유연성과 무릎 안정성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리드는 야구의 포수처럼 오랜 시간 동안 고관절을 구부리는 동작이 주로 이뤄지고 펴는 동작을 잘 취하지 않는다. 따라서 고관절을 펴주는 스트레칭을 필수로 병행해야 한다. 

누워서 고관절 돌리기


누워서 하는 고관절 돌리기 운동. 어깨를 바닥에서 떨어뜨리지 않고 고관절만 좌우로 돌려 줘야 한다. 사진2처럼 고관절을 돌리며 방향을 바꿀 땐 무릎과 무릎 사이가 최대한 벌어지게 한 뒤 자연스럽게 반대쪽 발이 따라가도록 해야 한다.

앉아서 고관절 돌리기


고관절 유연성 운동은 앉아서도 가능하다. 왼쪽 사진처럼 앉은 자세에서 왼쪽 사진처럼 고관절을 접어 엉덩이를 땅에 붙게끔 하면 된다. 

프로그 자세

개구리처럼 엎드린 뒤 몸을 앞과 뒤로 움직이며 고관절을 풀어 주는 동작이다. 고관절의 움직임을 충분히 느껴야 하고, 가슴을 바닥에 대면 안 된다. 

무릎 꿇은 자세로 허벅지 들기

허리를 바로 세우고 무릎을 꿇은 자세로 허벅지를 드는 동작은 햄스트링 및 종아리 스트레칭에 효과적이다. 엉덩이로 발뒤꿈치를 꽉 눌러 줘야 하며, 허벅지를 들 때 엉덩이나 발이 땅에서 떨어지면 안된다.

허벅지를 드는 것이 어렵다면 아래 사진처럼 폼롤러나 아령을 종아리 위에 올려놓고, 약간씩 위치를 이동해 가며 체중으로 지압해 주는 것도 좋다.

소도구를 이용한 발바닥 근막이완

오랫동안 암벽화를 신어야 하는 클라이머들은 족저근막염에 쉽게 걸리곤 하므로 족저근막선이 모이는 사진1의 위치를 수시로 이완해 주는 것이 좋다. 손가락으로 근육결대로 밀어서 마사지해 줘도 좋고, 사진3처럼 마사지 볼이나 골프공을 이용해 체중을 실어 지압해도 좋다. 폼롤러가 있다면 사진4처럼 밟고 올라서서 발바닥 전체를 문질러줘도 좋다.

2 볼더링을 위한 하체 트레이닝

볼더링은 폭발적인 힘과 유연성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야 하는 종목이다. 따라서 운동 메뉴를 편성할 때 발의 가동성 운동, 종아리 앞쪽 근육(전경골근), 고관절과 골반의 다양한 각도 운동, 스쿼트를 기본으로 한 점진적인 점핑 운동 등을 많이 해주는 것이 좋다.

몸의 조정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고유수용감각(외부로부터 자극을 느끼는 오감과 달리 신체 내부의 변화를 감지하는 감각. 관절과 근육 등을 통해 신체 평형,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무의식 중에 뇌로 보낸다)을 키워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보수Bosu(하프짐볼)’를 이용한 운동이 이에 해당한다.

종아리 스트레칭

경사진 판에 발을 올려놓고 엉덩이를 앞으로 밀어 넣는다는 느낌으로 서서 종아리를 스트레칭 해주는 운동이다. 

매달려 토훅Toe Hook 훈련

매달린 상태에서 케틀벨이나 이지바 등을 발등 위에 올려놓고 버티는 운동이다. 발목과 전경골근 단련에 효과적이다.

보수를 이용한 고유수용감각운동

보수는 하프짐볼이라고도 불리는 운동 기구로, 약 3만~15만 원 선에서 구입할 수 있다. 

보수를 뒤집어 놓고 한 발로 올라선 채 버티면 신체균형감각과 고유수용감각이 모두 발달한다. 단 추락의 위험이 있으니 옆에서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

보수 위에 올라서는 것이 어렵다면 먼저 평지에서 한 발 서기를 꾸준히 해본 뒤에 다시 도전하는 것이 좋다.

3 스피드를 위한 하체 트레이닝

스피드 종목은 짧은 순간에 폭발적인 힘을 내야 한다. 따라서 고강도 스쿼트 운동이 필수적이다.

발목운동도 중요하다. 세계적인 선수는 발목을 잘 쓴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벽과 몸통의 거리를 최적화할 수 있도록 고관절 유연성 운동도 병행해 주는 것이 좋다. 

케틀벨 스쿼트 점핑

케틀벨을 가슴 앞에 쥐고 든 채 스쿼트 점핑을 하는 운동이다. 케틀벨을 사용하면 스쿼트 효과도 배가되며, 클라이밍 시 홀드를 붙잡고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실전적인 운동효과가 있다.

하이 니high knee 

하이 니는 가볍게 뛰며 빠른 속도로 무릎을 들었다가 내리는 동작을 반복하는 운동이다. 

스피드 종목의 경우 사용되는 허벅지 각도가 45°(사진 1), 90°(사진 2), 180°(사진 3)로 정해져 있으므로 이 각도에 따라 운동하면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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