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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화보ㅣ세계 7대륙 최고봉] 대륙별 최고 높은 독립봉은?

글 박정원, 신준범 기자 사진 셔터스톡
  • 입력 2020.05.2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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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은 어디일까? 그리고 제주도를 제외한 남한에서 제일 높은 산과 두 번째로 높은 산은 어디일까?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은 K2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8,848m에 이어 8,611m. 같은 히말라야산군이다. 제주도 제외 남한에서 제일 높은 산은 지리산 1,915m이다. 두 번째는 설악산으로 1,708m이다. 그런데 지리산의 많은 봉우리 중에 천왕봉 다음으로 높은 봉우리는 중봉으로 1,874m. 설악산보다 한참 높다. 히말라야의 많은 봉우리 중에서는 세계 최고봉과 두 번째 봉우리를 인정하면서도 지리산의 많은 봉우리는 인정하지 않는다. 아직 세계적으로 산의 개념이 통일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륙별 최고봉을 따로 분류해서 독립봉이라는 개념으로 히말라야산군과 차별한다. 산의 개념이해를 돕기 위해 대륙별 최고봉을 화보로 싣는다.

세계 최고이자 아시아 최고봉 에베레스트 Everest 8,848m

아시아 최고봉이자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네팔과 중국 국경에 솟아 있다. 1852년 영국의 인도 측량국에서 히말라야 고봉들을 백 수십 km 떨어진 벵골평야의 6개 기점에서 측량해 세계 최고봉임을 확인했다. 최초 측정 높이는 8,840m이며, 1954년 8,848m로 측량된 수치가 공식 높이로 여겨지고 있다.

네팔에서는 하늘의 여신이라는 의미로 ‘사가르마타’라고 부르며, 중국에서는 세계의 어머니(여신)라는 뜻으로 ‘초모룽마’라고 부른다. 1953년 영국대의 에드먼드 힐러리와 텐징 노르게이 셰르파가 초등했다. 한국에서는 1977년 고상돈이 초등했다.

북미 최고봉 데날리 Denali 6,190m

미국 알래스카에 위치한 데날리는 알래스카의 코유콘족이 불러온 이름으로 ‘높은 곳, 태양의 집’이란 뜻이다. 북극권에 속해 있어 동계에는 영하 50℃ 아래로 떨어질 정도로 혹독한 추위로 악명 높다. 여기에 사나운 눈보라는 허리케인급 강풍과 풍속이 비슷해, 화이트아웃이 잦아 방향 감각을 잃어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는 비극이 빈발한다. 일본의 유명 산악인 우에무라 나오미와 우리나라의 에베레스트 초등자인 고상돈 등 다수의 산악인이 숨을 거둔 산이다.

초등은 1913년 해리 카스턴스, 월터 하퍼, 로버트 테이텀, 허드슨 스턱이 등정했다. 이들은 손이 얼어서 정상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등정의 증거로 정상에 온도계를 두고 하산했으며, 이 온도계가 다른 등반팀에 의해 19년 뒤 회수돼 초등이 증명됐다. 한국인은 고상돈·박훈규·이일교 대원이 1979년 처음으로 정상에 섰으나 하산 중 추락해 박훈규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

남미 최고봉 아콩카과 Aconcagua 6,960m

아르헨티나 멘도사 주에 있으며 칠레 국경에서 15km 떨어져 있어 칠레에서도 산을 볼 수 있다. 남아메리카 원주민어로 ‘경외할 만한 산’이라는 뜻이며, 해발 5,000m 이상에는 만년설과 빙하가 있다. 북봉(주봉)과 남봉(6,930m)으로 이루어져 있고, 5,000m급 고봉을 여럿 거느리고 있다. 초등정은 1897년 스위스의 산악 가이드인 마치아스 추르브리겐이 단독으로 이룩했다. 동행자 피츠제럴드는 정상 전 600m 지점에서 고산병으로 등반을 포기했다.

2013년 미국의 타일러 암스트롱이 당시 9세의 나이로 아버지를 따라 올라 최연소 등정 기록을 세웠다. 등반 기술 없이 걷기만으로 정상에 도달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알려져 있으나 극심한 추위와 가파른 경사로 등반 성공률이 60%에 못 미친다. 한국인은 1981년 서울대문리대산악회 공응대·최중기 대원이 초등했다.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 Kilimanjaro 5,895m 

탄자니아와 케냐의 국경에 있다. 화산 활동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산이며 주된 봉우리는 키보Kibo(5,895m), 마웬지Mawenzi(5,149m), 시라Sira(3,962m)이다. 만년설로 뒤덮인 킬리만자로는 하얀 구름으로 휩싸여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산 이름은 이곳에 사는 차가Chaga족 언어로 산이라는 뜻의 ‘킬레마Kilema’와 오르기 어렵다는 의미인 ‘캬로Kyaro’를 합쳐 ‘킬레마캬로’라 불리다가 지금의 이름이 굳어졌다. 1910년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으며, 1973년에는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었고, 198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되었다. 1889년 독일인 한스 마이어와 루드비히 푸르셀러에 의해 초등되었다.

남극 최고봉 빈슨매시프 Vinson Massif 4,897m

엘스워스산맥에 위치하고 있다. 1970년 높이 5,140m로 측정되었으나, 1980년 더 정확한 측량을 하여 4,897m로 정정되었다. 빈슨Vinson이라는 이름은 1935년부터 1961년까지 남극의 과학적인 탐사 사업을 적극 후원했던 미국 국회의원 칼 빈슨Carl Vinson의 이름을 딴 것이다. 빈슨매시프는 길이 50km, 폭 15km에 달하는 거대한 산이다.

1966년 니콜라스 클린치의 원정대원들이 미국산악협회와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지원으로 세계 최초로 정상에 올랐다. 한국인 첫 등정은 1985년 허욱, 이찬영, 허정식 대원에 의해 이뤄졌다.

오세아니아 대양주 최고봉 칼스텐츠 Carstensz 4,884m

그린란드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이리안자야의 서반부에 있으며, 인도네시아 이리안자야주에 속한다. 동서로 길게 뻗은 수디르만산군에 위치해 있으며, 세계 최대의 구리 광산이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산 이름은 1623년 탐험을 마치고 ‘열대지방의 얼음’이란 보고서를 쓴 네덜란드 탐험가 얀 칼스텐츠로부터 비롯되었다. 현지인들은 푼칵자야Puncak Jaya라 부르며 ‘등정의 영광’이란 뜻이다.

오스트리아의 하인리히 하러가 1962년 P. 템플의 가이드로 초등에 성공했다. 최대 규모의 광물 때문에 분쟁이 잦은 지역이며 정부군과 반정부군의 교전이 잦아 등반보다 출입허가를 받는 것이 더 까다롭다. 7개 정부 부처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현지 가이드를 대동해야 한다.

유럽 최고봉 엘브루스 Elbrus 5,642m

페르시아어로 ‘눈 덮인 산’이란 뜻이며,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불의 신 프로메테우스가 바위에 묶인 채 독수리에게 심장을 쪼아 먹히는 형벌을 받았다는 신화가 있는 산이 바로 엘브루스다. 보통 유럽 최고봉이 알프스 몽블랑으로 알고 있으나 지리학적으로는 러시아 카프카스Kavkaz의 엘브루스가 유럽 최고봉이다.

볼쇼이카프카스산맥에 속해 있으며, 이 산줄기는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를 이룬다. 산줄기 북쪽은 러시아, 남쪽은 조지아와 아제르바이잔에 속해 있다. 휴화산으로 알려져 있으며, 해발 3,500m 이상은 만년설로 덮여 있다. 정상부는 서봉(5,642m)과 동봉(5,621m)이 1.5km의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다. 정상인 서봉 초등은 1874년 3명의 영국인 그로브, 워커, 가디너가 가이드 크누벨과 함께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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