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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초점ㅣ2020행복보고서] 한국 세계행복지수 7계단 하락!

글 서현우 기자 사진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
  • 입력 2020.04.2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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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많아지면 행복지수 감소…“녹지 인근 주민 행복감 높아”
SDSN, 올해 처음으로 자연환경이 행복감에 미치는 영향 분석

한국의 세계행복지수 순위가 7계단 하락해 61위를 기록했다. 사진은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서울. 사진 조선일보DB.
한국의 세계행복지수 순위가 7계단 하락해 61위를 기록했다. 사진은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서울. 사진 조선일보DB.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지난 3월 20일 발표한 <2020 세계행복보고서>의 국가별 행복지수에서 한국이 작년보다 7계단 하락한 61위를 기록했다. 2016년부터 5년간 50위권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60위권으로 밀려났다.

SDSN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 사회적 지원, 기대 수명, 사회적 자유, 관용, 부정부패, 미래에 대한 불안감 총 7가지 지표를 기준으로 국가별 행복지수를 산출했다. 한국은 5.872점을 받아 전체 153개국 중 61위를 기록했다. 2016년 58위, 2017년 56위, 2018년 57위, 2019년 54위에 오르면서 50위권을 맴돌다 올해 처음으로 60위권이 됐다.

1위는 10점 만점에 7.809점을 받은 핀란드로 3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혔다. 핀란드가 1위를 유지하는 비결로는 탄탄한 사회 안전망과 촘촘한 복지체계가 꼽힌다. 특히 코로나19가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지역사회 공동체 간 서로를 도우려는 구성원의 의지가 높은 것이 행복지수 향상에 도움을 줬다고 미국 CNN 방송은 분석했다.

세계행복보고서는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번졌을 때 신뢰도가 높은 사회에서는 피해를 복구하고, 더 나은 삶을 재건하기 위해 협력할 방법을 찾는다”며 “이웃과 기관이 서로를 도우려는 의지가 강하면 소속감을 높여 주고 자부심을 느끼게 해 재정적 손실을 보상할 만큼의 이득을 준다”고 설명했다.

국가별 행복지수 상위권 순위. 막대그래프의 색깔은 왼쪽부터 각각 국내총생산, 사회적 지원, 기대 수명, 사회적 자유, 관용, 부정부패,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대한 배점을 의미한다.
국가별 행복지수 상위권 순위. 막대그래프의 색깔은 왼쪽부터 각각 국내총생산, 사회적 지원, 기대 수명, 사회적 자유, 관용, 부정부패,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대한 배점을 의미한다.

핀란드에 이어 상위권을 차지한 나라는 2위 덴마크(7.646), 3위 스위스(7.560), 4위 아이슬란드(7.504), 5위 노르웨이(7.488), 6위 네덜란드(7.449), 7위 스웨덴(7.353), 8위 뉴질랜드(7.300), 9위 오스트리아(7.294), 10위 룩셈부르크(7.238) 등 북유럽 국가가 주를 이뤘다. 아시아권에서는 대만(6.455)이 25위로 가장 순위가 높았고, 31위 싱가포르(6.377), 52위 필리핀(6.006)이 뒤를 이었다. 일본은 62위(5.871), 중국은 94위(5.124)로 한국보다 순위가 낮았다.

최하위권은 아프가니스탄, 남수단, 짐바브웨, 르완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순으로 153~149위를 차지했다.

또한 한국은 각국별 2008~2012년 대비 2017~2019년 행복지수 변화 순위에서도 0.145점 감소를 기록해 105위에 머물렀다. 해당 순위에서 1위 베닌(1.644점 증가)부터 75위 이라크(0.002점 증가)까지는 동 기간에 더 행복해졌고, 76위 인도네시아(0.004점 감소)부터 149위 베네수엘라(1.859점 감소)까지는 행복지수가 감소했다.

대기오염이 삶의 질 평가에 미치는 영향 그래프.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미치는 악영향이 뚜렷하다. 위에서부터 황산화물SO, 질소산화물NO, 미세먼지PM10, 초미세먼지PM2.5, 일산화탄소, 유기화합물이 미치는 영향이다. 다른 대기오염 물질의 경우 오히려 행복지수를 향상시키는 경향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SDSN은 “사람들이 미세먼지 문제는 체감하지만 나머지 대기오염 물질은 잘 체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기오염이 삶의 질 평가에 미치는 영향 그래프.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미치는 악영향이 뚜렷하다. 위에서부터 황산화물SO, 질소산화물NO, 미세먼지PM10, 초미세먼지PM2.5, 일산화탄소, 유기화합물이 미치는 영향이다. 다른 대기오염 물질의 경우 오히려 행복지수를 향상시키는 경향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SDSN은 “사람들이 미세먼지 문제는 체감하지만 나머지 대기오염 물질은 잘 체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세먼지 농도 높아지면 행복지수 감소

또한 이번 세계행복보고서는 세계 300대 도시의 행복지수도 분석했다. 현재 삶에 대한 행복감, 기대수명, 미래 삶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나눠서 조사했으며, 전반적으로 국가별 행복지수와 비례하는 경향을 보였다. 세계에서 현재 삶이 가장 행복한 도시는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였으며, 2위 덴마크 오르후스, 3위 뉴질랜드 웰링턴, 4위 스위스 취리히, 5위 덴마크 코펜하겐, 6위 노르웨이 베르겐, 7위 노르웨이 오슬로, 8위 이스라엘 텔아비브 순이다. 아시아에서 가장 현재 행복한 도시는 대만의 타이베이(47위)였으며, 싱가포르(49위), 태국 방콕(56위), 일본 도쿄(79위)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 도시 중에선 서울이 83위로 가장 높았고, 인천(88위), 대구(102위), 부산(107위)이 뒤를 이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자연환경이 행복감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한 점이 눈에 띈다. 런던에 거주하는 1만3,000명을 대상으로 총 50만 번의 질의응답을 통해 자연환경에 따른 감정 상태를 조사해 분석했다. 조사한 자연환경 요소는 대기오염과 평균기온, 녹지율 등이다. 대기오염의 경우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일산화탄소, 유기화합물, 미세먼지PM10, 초미세먼지PM2.5 등 오염물질 인자에 따라 각기 행복지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 중 가장 행복감에 악영향을 끼친 요소는 ‘미세먼지’였다.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농도가 1% 높아지면 행복지수는 각각 0.0064점, 0.0036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단순 적용해서 계산하면, 미세먼지 농도가 100% 높아져 두 배가 될 경우 행복지수가 0.64점 감소하게 된다.

만약 한국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2019 세계 공기질 보고서> 기준 24.8㎍/㎥)가 중국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39.1㎍/㎥)만큼 나빴다면 미세먼지 농도가 약 60% 높아지는 셈이므로 행복지수는 0.384점이 감소한 5.488점이 된다.

해당 연구를 진행한 런던 대학 크리스티안 크레켈Christian Krekel 경제학 교수는 “가혹한 기후보다 온건한 기후, 녹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보다 녹지 근처에 거주하거나 가까운 곳에 호수나 강이 있는 사람들이 더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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