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재 ‘알피니즘’ㅣ<3> 최신 알피니즘 화두] 미답봉 줄어든 알피니즘의 미래는 FKT?

입력 2020.05.19 17:50

BC에서 정상까지 속도 경쟁…동계 K2, 로체~에베레스트 무산소 횡단 고산 난제로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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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에 남은 등반 난제 중 하나는 동계에 K2를 오르는 것이다.
현대 알피니즘의 최신 화두는 무엇일까? 먼저 수많은 알피니스트들이 도전했지만 줄줄이 고배를 마셨던 일부 난제들이 남아 있다. 대표적인 히말라야의 난제로는 동계 K2 등정과 로체~에베레스트 무산소 횡단이 있다. 
K2 동계 등정의 역사는 1987년부터 시작됐다. 폴란드와 캐나다, 영국 합동대로 구성된 대규모 원정대가 처음으로 시도했다. 폴란드 유명 산악인 마쉐 베르베카Maciej Berbeka, 크리스토프 비엘리키Krzysztof Wielicki 등이 포함된 이 원정대는 7,300m까지 도달 후 후퇴했다. 이후에도 동구권 산악인들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동계 등정을 시도했으나 영하 40~60℃의 혹한과 시속 100km가 넘는 돌풍에 가로막혀 ‘죽음의 지대’인 8,000m까지 오르지 못하고 모두 고배를 마셨다. 현재 우리나라 산악인 중에선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김미곤 대장이 다음 겨울 시즌 K2 동계 초등을 준비하고 있다.
로체~에베레스트 무산소 횡단 등반도 오래전부터 많은 알피니스트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난제다. 스피드 클라이머로 유명했던 스위스 율리 스텍이 도전하려던 루트로 에베레스트 북면 혼바인 쿨와르~사우스콜~로체 서벽을 연달아 이어 오르는 것이다.
한편 세계적으로 미답봉을 찾아보기 어렵고, 위험한 루트에 대한 행정적 제한을 거는 나라가 늘어나면서 비공인 세계 최단기록FKT이 알피니즘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시선도 늘어나고 있다. FKT는 ‘Fastest Known Time’의 약자로 지금까지 알려진 기록 중 최단 기록이란 뜻이다.
한국에서 다소 생소한 FKT는 해외에선 주로 울트라 마라토너나 트레일 러너 사이에서 널리 사용되는 개념이다. FastestKnownTime.com에서는 전 세계 1,550개의 트레일에 대한 FKT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고산등반에서는 주로 베이스캠프부터 정상까지 다녀오는 시간을 측정한다.
고산등반에서 FKT를 추구하는 대표적인 알피니스트로는 스페인의 킬리안 호넷Kilian Jornet과 에콰도르의 칼 에글로프Karl Egloff가 있다. 호넷과 에글로프는 몽블랑, 킬리만자로, 마터호른 등 유명 고산의 FKT 기록을 놓고 지난 10년간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칼 에글로프는 지난해 6월 20일 데날리(6,168m) 정상을 왕복 11시간 44분 만에 다녀오며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에글로프는 세계 7대륙 최고봉을 전부 FKT로 오르는 것이 목표다.
호넷은 2017년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5,100m)부터 정상(8,848m)까지 단 26시간 만에 산소와 고정 로프를 사용하지 않고 올랐다고 주장한 바 있으며, 2019년 12월에는 남미 최고봉 아콩카과(6,962m)를 베이스캠프(4,400m)에서 노멀 루트를 따라 세계 최단인 3시간 38분 17초 만에 등정한 바 있다. 
그러나 FKT를 추구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미국의 유명 산악인 콘래드 앵커는 “대부분의 FKT는 고도의 등반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체력적 한계에 도전하는 것에 국한되므로 알피니즘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에글로프는 “분명 등반과 트레일 러닝은 다르지만, 이 둘을 함께하려는 경향은 점차 세계적인 추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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