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ㅣ국립공원공단 안명덕 해설사] “한려해상 거북이·상괭이 사체 보면 안타깝습니다”

입력 2020.05.22 18:00 | 수정 2020.05.25 09:41

자연환경해설사이면서 해양쓰레기 전문강사로 활동… 통영 앞바다 ‘지킴이’ 자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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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덕 해설사가 달아공원에서 탐방객을 대상으로 한려해상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이하 공단) 직원이면서 자연환경해설사이자 사회환경교육지도사, 해양쓰레기 전문강사, 바다해설사, 응급처치 강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국립공원 방문자들의 자연에 대한 호기심을 해소해 준다. 이것도 모자라 올해는 산림학과 대학원까지 진학했다. 50을 살짝 넘긴 나이에 학문 탐구열이 넘친다. 
국립공원 한려해상동부사무소 산양분소에 근무하는 안명덕 해설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안씨는 2012년 공단에 지킴이로 입사했다. 입사하면서 이미 응급처치 강사자격증(2010년)과 바다해설사(2011년) 자격증은 획득한 상태였다. 이후 2015년 자연환경해설사, 2017년 사회환경교육지도사, 2019년 해양쓰레기 강사 자격증을 획득했다. 거의 2년마다 새로운 자격증을 하나씩 획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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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덕 해설사가 탐방객과 함께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국립공원은 항상 현장에 많은 사람이 필요하다. 특히 해양형 공원인 경우 바다쓰레기가 많아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을 통제하거나 쓰레기를 수거하는 인력이 절대 필요했다. 안 해설사는 지킴이로 공단에 입사하면서 자원과 업무를 도맡아 했다. 일을 너무 매끄럽게 잘하다 보니 자연 직원들의 눈길을 끌게 됐다. 이듬해 계약직 직원으로 정식 입사했다. 운명을 스스로 개척한 경우다. 
한산도에서 근무하다 2019년 5월 달아공원으로 이동 발령받아 근무하고 있다. 달아공원은 한국에서 일몰로 유명한 통영 8경 중의 한 곳이다. 달아는 임진왜란 당시 ‘아기牙旗(임금이나 대장의 거소에 세우던 큰 기)를 꽂은 전선이 당포에 도달했다’고 한데서 유래했다. 통영 일원은 임진왜란 혹은 이순신 장군과 관련한 지명이 상당히 많이 남아 있다. 지명 유래만 알아도 웬만한 역사를 파악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달아공원은 현재 일몰이 워낙 좋아 달구경하기 좋은 곳이란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시원한 바다가 확 트인 달아공원에서 그녀를 만나 해설을 들었다. 
“바다, 숲, 하늘이 다 좋은 통영은 전국의 국립공원 중에 탐방객이 가장 많은 곳입니다. 국립공원하면 산만 생각하는데 한려해상국립공원은 해상형 국립공원으로 거제 지심도에서 여수 오동도까지 300리 아름다운 바닷길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아름다운 섬 6군데를 골라 바다백리길 트레킹 코스를 조성했습니다. 첫 구간은 미륵도 달아길…, 두 번째 구간은 한산도 역사길…, 세 번째 구간은 비진도 산호길…, 한려해상, 통영의 아름다움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바다백리길 여섯 구간을 청산유수 같이 설명한다. 이순신 장군에 대한 설명은 빼놓지 않는다. 길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다. 식생에 대한 해설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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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교란종인 애기수영을 제거하고 쌓아놓았다.
“여우콩은 지금 이 시기(봄)엔 묵은 잎과 새 순이 공존한다. 지난해 잎이 떨어지지 않아 새순과 같이 붙어 있다. 전반적으로 한려해상은 기후가 온난해져 나무의 성장과 꽃의 개화시기가 빨라지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이와 같이 식생의 변화를 환경과 같이 설명하면 사람들이 더욱 공감하면서 기후의 변화를 실감한다.” 
식생에서 기후온난화에 따른 생태교란종 외래식물에 대한 설명과 제거작업도 빠질 수 없다. 이때 안 해설사는 활동가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거의 매일 외래종 제거작업이나 해양쓰레기 수거작업을 하면서 지구 환경의 중요성을 더욱 절감하고 있다. 단순 제거작업이나 안내만 하는 게 아니라 환경부에 환경인증 프로그램을 신청한 상태다. 생태와 환경을 묶어 탐방객들에게 설명하는 프로그램이다. 쓰레기는 어디서 왔는지, 분리수거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쓰레기가 쌓이면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 등에 대해 설명하면서 쓰레기 버리지 않기 캠페인을 벌이는 내용이다. 곧 허가를 받아 코로나가 진정되는 하반기부터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그녀는 앞으로 해양 쓰레기 없애고, 버리지 않는 운동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한려해상 앞바다, 특히 만지도와 그 주변에 거북이와 상쾡이의 사체가 떠오르는 경우가 잦았다. 그 원인은 해양에 떠다니는 비닐이었다. 거북이와 상쾡이의 주요 먹이는 해초나 해파리. 물에 떠다니는 비닐과 비슷한 모습이다. 이들이 바다 속의 비닐을 먹고 소화를 못시켜 죽은 것이었다. 실제 사체를 해부해 보면 비닐이 가득한 내장을 확인할 수 있어 안 해설사를 포함해 지켜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그녀는 공단 직원이라는 명함 외 하나의 명함을 더 가지고 다닌다. 해양쓰레기 전문강사란 명함이다.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오션은 과학에 기반한 시민운동으로 아시아 태평양 해양쓰레기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전문가 단체입니다’라는 문구도 눈에 들어온다. 앞으로 그녀가 공단 직원 못지않게 하고 싶은 일이다. 해양 생태계도 살리고, 사람을 살리고 나아가 지구를 살리는 일을 그녀는 한려해상에서 하나씩 해나갈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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