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휴양림 탐방ㅣ② 복주산자연휴양림] 유아·청소년 대상 숲 프로그램 호평

글·사진 박정원 선임기자
  • 입력 2020.06.25 18:2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화 휴양림 육성 계획… 용탕골 따라 조성된 데크 산책로는 최고의 ‘숲캉스’

용탕계곡 중간에 나무데크를 조성해서 데크와 계곡을 따라 산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용탕계곡 중간에 나무데크를 조성해서 데크와 계곡을 따라 산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제 여름이다. 피서를 어디로 갈까 고민한다. 더욱이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사람이 북적거리는 장소를 가급적 피하려고 한다. 요즘 신조어 ‘집콕시대’는 타인과의 접촉을 피해 집에서 콕 박혀 혼자 지내기를 원한다고 해서 생긴 말이다. 여기에 ‘홈캉스Homecance’라는 말도 생겼다. 집콕시대, 홈캉스시대인 것이다. 아예 번잡한 장소를 피해 집에서 편안히 쉬는 트렌드를 반영한 조어다. 홈캉스보다 더 인기를 끄는 개념이 ‘숲캉스’. 숲 속에서 피서를 하며 자아를 성찰·힐링하는 동시에 코로나19도 피하는 휴가다. 일거삼득 피서인 셈이다.

여기에 딱 맞는 휴양림이 복주산자연휴양림이다. 강원도와 경기도 경계에 있는 철원의 조용한 산골에 위치해 있다. 복주산伏主山(1,152m) 자체를 사람들이 잘 모른다. 조선시대 지리지나 고지도에도 기록이 전혀 소개되지 않고 있다. 그러니 아는 사람만 찾아가 홀로 몰래 즐긴다. 요즘은 좋은 휴양지는 꼭꼭 감춰두는 경향이 있다. 과거에는 여행·레저 기자들이 그런 곳을 찾아 지면이나 온라인을 통해 소개했지만 복주산은 여행· 레저 기자도 잘 모른다. 천혜의 원시자연이 잘 보존된 곳이다. 휴양림 내에 흐르는 계곡에서 1급수에만 볼 수 있는 버들치가 서식하며, 산에 자생하는 각종 야생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재미도 만끽할 수 있다. 말 그대로 휴양休養과 힐링을 하는 숲 속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한 번 가보면 꼭 다시 찾을 만한 장소다.

복주산 유래에 대해 아무리 찾아도 없다. 옛문헌과 고지도에 없으니 찾을 길도 만무하다. 다행히 <강원도지명유래집>에 간단한 소개가 나온다. 

복주산자연휴양림은 수도권에서 차량으로 2시간 이내에 접근 가능하지만 아직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천혜의 원시 자연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복주산자연휴양림은 수도권에서 차량으로 2시간 이내에 접근 가능하지만 아직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천혜의 원시 자연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조물주가 세상을 심판할 때 온 천지가 물에 잠겼는데, 이 산의 봉우리만 그 물 위에 주발만큼 남았다고 한다. 따라서 복주라는 지명은 복주께에서 유래했는데, 복주께는 주발을 의미한다. 아마도 산 정상이 뾰족해 그러한 유래를 가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 산은 한북정맥의 남한 쪽 들머리인 대성산과 이어져 있으며, 복계산과 복주산을 종주하는 경로는 등산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산 정상의 넓은 봉우리에 올라서면 북한 지역이 바라보이고 대성산·백적산·백운산 등의 조망도 가능하다. 능선에는 치마바위·감투바위 등 기암이 많다. 주변 잠곡리 일대의 인공림과 어우러져 울창한 산림, 맑은 계곡 등 자연경관이 수려한 곳이다. 또한 휴양림 아래에 있는 사곡천에 잠곡댐이 건설돼 있다.’ 

세상에 창조되기 전 신화 같은 얘기가 전하는데 기록에 남아 있지 않으면 누군가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한자만 봐도 도대체 유래와 연결이 되지 않는다. 다들 엎드려 있는데 홀로 주인같이 우뚝 솟아 있는 산이라는 의미로 해석되면 얼핏 연결은 된다. 그만큼 높다는 의미일 것이다. 실제 산 남쪽에 있는 경기 5악 중에 가장 높은 화악산 외에 복주산보다 높은 산도 없다. 화악산이 없었다면 단연 경기 5악 중에 으뜸으로 꼽혔을지도 모를 일이다. 정상에는 선바위와 촛대 모양의 촛대바위 등 암벽들도 많다. 

계곡을 따라 조성된 나무 데크는 울창한 숲이 햇빛을 가려줘 여름에도 시원하다.
계곡을 따라 조성된 나무 데크는 울창한 숲이 햇빛을 가려줘 여름에도 시원하다.

휴양림에서 복주산 정상 등산로도 연결

강원도와 경기도의 산들이 호위하듯 둘러싸고 있으며, 휴양림 곳곳에는 새하얀 자작나무들이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복주산에서 발원한 휴양림을 관통하며 흐르는 청정한 계곡수는 가장 큰 자랑거리다. 복주산에서 졸졸졸 흐르다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을 가진 용탕골에 잠시 머물다 흘러내리는 형세이다. 여름 폭염 속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너무 차가워 5분을 버티기 힘들 정도다.

휴양림 옆 계곡을 따라 나무데크로 산책로를 조성했다. 여름이면 환상적인 산책코스다. 햇빛을 가려 주는 울창한 숲은 이미 계곡을 덮고 있다. 흐르는 물은 몸과 마음, 세속의 찌든 때를 씻어 준다.

데크를 따라 걸으면 세심洗心과 세이洗耳, 한결 가벼워지는 듯하다. 용탕골에는 용탕폭포에 대한 안내문이 있다. 

복주산휴양림 내에 있는 용탕폭포는 복주산에서 발원한 계곡이 1차 모이는 곳으로 항상 수량이 풍부하다.
복주산휴양림 내에 있는 용탕폭포는 복주산에서 발원한 계곡이 1차 모이는 곳으로 항상 수량이 풍부하다.

이무기가 깊은 계곡을 찾아 헤매다 좋은 기운이 서려 있는 복주산 계곡에서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 날 복주산 주변에 비가 많이 내리고 천둥이 치는 날 저주가 풀리며 용이 구름을 뚫고 승천을 하면서 비가 멈췄다고 전한다. 아직도 용탕골에는 일년에 한 번씩 용이 내려와 목욕을 하고 올라간다고 전해지면서 용탕이라 했고, 이무기가 자리하고 있었던 곳은 용탕폭포라 전해진다. 주민들은 용탕폭포에서 목욕을 하거나 물을 마시면 바라던 소원이 이뤄진다고 해서 자주 찾아 소원을 빈다고 한다.’

용탕골을 따라 조성된 휴양림 데크 끝지점에 용탕폭포가 있고, 그 위로는 복주산 등산이 시작된다. 시원할 뿐만 아니라 원시 자연이 그대로 보존된 아주 매력적인 등산로다. 삼삼오오나 홀로 가고 싶으면 꼭 가볼 만하다. 계곡 따라 조성된 산책로 외에 복주산과 복계산으로 갈 수 있는 등산로도 정비돼 있다. 산이 너무 깊어 혼자 가면 위험할 수 있으니 반드시 최소 한 명 이상 동행하는 게 좋다. 8km의 임도와 3개의 자연산책로는 청정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최대의 피서지이다.

복주산휴양림의 최대 장점은 원시 자연의 숲에 특화된 숲 속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 철원군 관내 유치원·초등·청소년 대상 산림문화교육 프로그램의 일종이다. 유치원부터, 청소년 대상, 군인(주로 관심사병 대상) 및 일반인 대상 숲 치유 프로그램을 무료로 다양하게 운영한다.

복주산자연휴양림에 유아숲체험장이 마련돼 있어 강원도 내 유치원에서 무료 숲교육을 즐길 수 있다.
복주산자연휴양림에 유아숲체험장이 마련돼 있어 강원도 내 유치원에서 무료 숲교육을 즐길 수 있다.

강원도 내 25개 유치원 대상 무료 교육

특히 유아 대상 숲 프로그램은 강원도교육청과 MOU를 맺어 도내 25개 유치원에서 연간 1,500여 명이 찾아 호평을 받고 있다. 하루에 40명씩 매년 11월까지 예약이 차 있을 정도다.

휴양림에서 시작되는 임도 위 호젓한 숲속에 유아 숲체험시설을 조성했다. 아늑한 분위기에 숲 속에서 유아들이 뛰어놀기 안성맞춤으로 만들었다. “힘들게 올라온 유치원생들이 숲에서 마음껏 뛰어놀다가 내려갈 때는 힘차고 씩씩한 표정”이라고 이보아 숲해설사는 전했다. 숲 속에서 놀다보면 벌레와 친숙해지고, 밧줄을 잡고 왔다 갔다 하면서 근육을 발달시킨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청소년과 관심사병도 숲교육을 받으면 매우 효과가 있다. 이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여건이 아직 조성되지 않아 안타까울 뿐이다. 이흥선 복주산자연휴양림 팀장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휴양림이지만 오히려 그게 강점으로 작용해서 천혜의 원시자연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아직 가동률이 낮지만 좋은 숲과 특화된 유익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자연스레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시설 안내 

숙박시설 제1 휴양관 1동  12실(4인실), 제2 휴양관 1동 7실(4~8인실), 숲속의 집 3동 3실(8인실), 연립동 1동 2실(4인실, 8인실) 총 6동 24실. 

체험시설 유아숲 야외체험장, 목공체험관 위생시설 야외화장실 1동, 물탱크, 오수처리정화시설, 교육시설, 어린이 밧줄놀이터, 수생식물 관찰장,기타시설 임도 13km, 산책로 3개. 등산로 편도 6km. 야영시설은 없음. 

시설이용 및 숲해설 문의 033-458-9426.

주변 관광지


고석정

한탄강 현무암 협곡에 침식으로 홀로 10m가량 우뚝 서 있는 화강암 바위와 일대의 정자를 고석정이라 한다. 국민관광지이자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 남한의 유일한 현무암 분출지인 고석정은 조선 초 임꺽정의 활동무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철원 8경 중 1경. 여름에는 래프팅으로, 겨울에는 한탄강 얼음트레킹으로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노동당사 

한국 역사의 대표적인 비극적 현장 중의 하나. 광복 직후 조선노동당의 철원군 당사 건물이다. 광복부터 한국전쟁이 일어나기까지 공산치하에서 반공활동을 하던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고문과 무자비한 학살을 당했다. 당사 뒤편에 설치된 방공호에서 사람의 유골과 실탄, 철사줄 등이 발견돼, 당시의 참상을 알 수 있게 한다. 근대 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22호. 

삼부연폭포  

가마솥과 같이 생긴 연못이 세 개 있다는 뜻의 삼부연은 폭 1m에 높이가 20m에 달하는 규모다. 명성산의 기암절벽 사이에서 호르는 맑은 물과 폭포 주위를 에워싼 울창한 수림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철원 8경 중 2경.

직탕폭포  

한탄강 협곡의 기암 절벽 사이에 자연적인 일자형 기암으로 이뤄진 폭포로 규모는 폭 80m, 높이 3m에 달한다. 여름뿐 아니라 겨울철 얼음 속으로 떨어지는 모습이 장관이다.

한탄강 메기매운탕
한탄강 메기매운탕

1. 철원 쿨포크 왕갈비  

맑은 물과 쾌적한 공기를 호흡하며 자란 암퇘지만을 취급하는 쿨포크 왕갈비는 육즙과 향, 맛이 일품이다. 야채와 과일 등 풍부한 양념과 10여 가지 한약재로 버무려 장시간 숙성시켜 육질이 부드러운 게 특징이다.

2. 한탄강 메기매운탕 

철원군청이 향토관광음식개발연구회에 의뢰해 1년간 요리전문가, 주민, 관광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시식품평회를 거쳐 선정된 지역 대표음식은 한탄강 메기매운탕, 쿨포크 왕갈비 등이다. 한탄강 메기매운탕은 특히 철원군민이 가장 선호하는 음식. 맵지 않고 깊게 우려낸 국물맛이 기본이다.

계피, 감초 등의 한약재를 달인 물을 육수로 사용해서 민물고기에서 나는 특유의 흙냄새를 제거하고 비린내도 없앤다. 두부, 미나리, 무, 대파 등을 넣어 풍미를 더욱 돋운다.

메기는 단백질 함량이 풍부하고 비타민도 많이 들어 있어 당뇨병이나 빈혈이 있는 사람에게 특히 좋다. 여기에 찰진 철원쌀로 지은 밥과 함께하면 금상첨화. 상류 쉬리생태공원이 있는 수무정(033-458-3215)은 동네에서 유일한 식당이나 멀리서 차를 타고 찾는 집이다. 점심 때 예약 안 하면 30~40분 대기는 필수.

저작권자 © 월간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