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주치의] 등산 스틱, 제대로 사용하고 계신가요?

  • 글 사진 박호연 한의사
    입력 2020.07.27 11:23

    [연재ㅣ‘등산 주치 한의사’ 박호연의 산행 처방]
    부상 방지와 재활이 목적이라면 ‘마더스틱 워킹’이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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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행평가에 따른 신체의 구분
    ‘등산 스틱을 이용한 워킹법’이라고 하면, 대부분 ‘노르딕 워킹’을 떠올립니다. 핀란드의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들이, 여름 시즌에 훈련하려고 만든 워킹법이지요. 노르딕 워킹은 2개의 스틱을 사용하며, 팔을 교차로 흔들어 추진력을 얻습니다. 스키 훈련을 기반으로 개발한 스포츠라 그냥 걸을 때와 비교해 에너지를 최대 46% 소비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마더스틱 워킹’이 많이 쓰입니다. 노르딕 워킹처럼 2개의 스틱을 사용하지만, 팔을 교차로 흔들지는 않고 스틱 2개를 같은 방향으로 놓고 이동합니다. 즉 스틱들을 동시에 앞으로 뻗어, 지지하며 움직이는 워킹법입니다. 이 방법을 따르면, 부상을 예방하고 등산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노르딕 워킹은 ‘피트니스, 퍼포먼스, 교정, 부상 방지’ 등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2가지 스틱 사용법을 상세히 비교해 보면 ‘스포츠, 피트니스, 퍼포먼스’ 향상은 노르딕 워킹이, ‘부상 방지, 재활’은 마더스틱 워킹이 더 유리합니다.
    한 번 바른 걸음을 상상해 보세요. 왼팔, 오른팔을 교차해서 힘차게 흔드는 모습이 떠오를 겁니다. 제프리 니콜슨은 <잃어버린 걷기의 기술>에서 ‘팔을 깁스한 상태로 걸으면, 균형이 깨지며 보행하는 신체의 기하학도 왜곡된다. 그래서 더 많은 통증을 일으키는 긴장과 비대칭이 생긴다. 이에 부러진 팔이 아프면, 몸의 다른 부분도 아파진다’며, ‘걸을 때 팔을 균형 있게 흔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보행 재활의 대가 디에즈도 달리는 사람과 스케이트 타는 사람의 움직이는 패턴을 분석한 적 있습니다. 그는 “달리는 사람이나 스케이트 타는 사람이 팔다리를 교차 패턴으로 움직이는 건, 인간의 유전인자 속에 남아 있는 특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특징 덕분에 보행 기능도 향상된다고 설명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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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통의 안정성 유지 반응
    반면, 전통적인 보행평가에서는 신체를 ‘승객유닛’과 ‘이동유닛’으로 구분합니다. ‘머리, 몸통, 팔’은 승객유닛, ‘허리, 골반, 하지’는 이동유닛으로 나눕니다. 승객유닛 덕분에 자세를 잡고, 이동유닛으로 실질적인 보행을 이루는 것으로 보는 겁니다.
    보행 전문가 엘프만은 머리, 팔, 몸통을 합쳐 ‘HAT’라고 부르며, 이를 이동장치 위에 있는 구조물로 설명합니다. 팔을 흔들어 발생하는 회전 없이도 하지가 움직이며, 팔을 묶고 걸어도 특별한 차이점이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팔을 흔드는 게 유용하지만, 보행의 필수적 요소는 아니라고 합니다.
    부상을 방지하려거나 재활을 목적으로 걸을 때는, 팔의 움직임이 양쪽으로 똑같이 일어나는 마더스틱 워킹을 추천합니다. 우리 몸은 나이가 들수록 몸통의 돌림이 줄어듭니다. 등뼈의 움직임이 원활하면, 왼쪽 다리가 앞으로 나갈 때 반대편 우측 어깨도 같이 나갑니다. 그러면서 몸통의 안정성을 유지하려고, 카운터 로테이션이 일어나지요. 이를 통해 보행속도를 안정적으로 높입니다.
    하지만 흉추의 움직임이 안 좋은 상태에서 팔을 교차로 흔들면, 허리나 무릎 같은 안정성 관절에 스트레스를 줘 부상 위험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특히 등산은 지면이 비탈진 경우가 많기에, 몸통의 안정성이 무척 중요합니다. 벡터를 줄여 줘야 하는데 흉추 가동성이 떨어지면, 자연스레 측굴이 일어나 벡터가 이동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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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을 흔들며 보행 시 사용하는 근육의 작용
    등산, 트레킹을 재활에 이용할 때는, 걸음걸이 주기의 운동패턴을 학습해야 합니다. 더불어 잘못 변형된 운동패턴을 교정해 좀더 안정적이고 빠른 효율적 걸음걸이를 만들어야 합니다. 바르게 서서 중력에 적응하고 보행하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훈련하고 배워 온 행동입니다. 그래서 보행과 자세에 문제가 생겨 패턴을 수정하려면, 바닥에서부터 재학습하고 훈련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동작을 배울 때는 먼저 오른팔, 오른발을 같이 움직이는 대측성Contralateral 패턴을 학습합니다. 이후, 오른팔, 왼발을 함께 움직이는 동측성Ipsilateral 패턴을 익힙니다. 잘못 변형된 운동패턴을 수정할 때는, 신경발달 단계에 따른 훈련이 가장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팔다리를 교차하며 힘차게 흔들고 싶겠지만, 이는 기지도 못하는데 뛰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걸을 때 팔을 흔드는 모습을 분석하면, 어깨뼈가 여러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만약 어깨뼈가 전방 거상되면 어깨 관절은 ‘굽힘, 모음 가쪽 돌림 패턴’이 함께 일어나는데, 양쪽 어깨에서 이런 비대칭적인 움직임을 학습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보행 시 팔을 흔들 때 사용하는 근육을 보면, 상부 승모근과 극상근은 쉬는 기간이 거의 없이 많이 사용됩니다. 현대인들은 대부분 상부 승모근 부위가 뭉쳐 있으므로, 걸을 때 상부 승모근의 사용을 최대한 줄여 주는 ‘마더스틱 워킹법’을 따르면 좋습니다. 등산, 트레킹만 하면 목이 아픈 분들께도 아주 효과적입니다.
    재활 목적의 걸음과 좋은 걸음걸이는 효율적이어야 합니다. 나이가 들고 구축이 생기면, 걸을 때 에너지를 많이 사용합니다. 운동선수의 퍼포먼스 향상과 다이어트 목적의 운동이라면, 운동량이 증가하는 워킹법이 좋습니다. 그러나 부상 방지와 재활 목적의 워킹법은 쉬워야 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무게중심을 제대로 이동해야 합니다.
    랄프 에머슨은 “인간은 아침에는 온몸으로 걸으며, 저녁에는 오로지 자신의 다리로만 걷는다”고 말했습니다. 젊었을 때를 생각하며 팔을 힘차게 좌우로 흔들면서 걸으면 좋을 듯하지만, 많이 움직이기 전에 잘 움직이는 게 중요합니다. 목, 몸통, 팔의 움직임이 좋아진 이후 온 몸을 사용하며 걷는 것이, 처음부터 온 몸을 사용해 걷는 것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방법입니다.
    박호연 한의사

    학력
    ·경희대학교 한방재활의학 박사과정 수료
    ·건양대학교 운동처방학 석사
    ·동국대학교 한의학과 한의사
    ·National University Medical Sciences(Spain) 오스테오파시 박사
    ·National Academy of Osteopathy(Canada) 오스테오파시 디플로마
    경력
    ·피트니스 한의원 대표원장
    ·National Academy of Osteopathy 한국대표
    ·가압운동(KAATSU) 스페셜 리스트
    ·건강운동관리사(구 생활체육지도자 1급)
    ·대한 스포츠 한의학회 팀닥터
    ·움직임 진단 (SFMA, FMS) LEVEL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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