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숲길 유력후보] 한국인 상징 소나무 최고의 숲

입력 2020.07.31 09:40

[국가숲길 유력후보 ④ 금강소나무숲길]
최초 육종림이자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산림청 조성 1호 숲길 상징성 지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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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 군락지의 금강송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는 단연 소나무다. 애국가에도 등장하는 한국인의 상징이다. 새 천년을 맞아 우리 민족의 문화, 역사, 사회생활 등 각 분야에서 특징적으로 꼽을 수 있는 민족문화상징을 정리하자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한국갤럽이 지난 2006년 전 국민을 대상으로 100대 민족문화상징을 조사했다. 그 결과 동식물 분야에서 소나무, 진돗개, 호랑이, 한우 4가지가 선정됐다. 나무로는 유일하게 소나무가 한국인 정신의 상징으로 꼽혔다.
이후 한국인이 선호하는 나무만 따로 조사하기도 했다. 역시 한국갤럽에서 지난 2003년 국민을 대상으로 가장 선호하는 나무를 조사한 결과, 소나무 43.8%, 은행나무 4.4%, 단풍나무 3.6%, 벚나무 3.4%, 느티나무 2.8% 순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소나무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이자 대표하는 나무다.
소나무는 여러 종류가 있고, 이름도 다양하다. 하지만 한반도 고유종이라 할 수 있는 속이 주황색을 띤 적송만 하더라도 금강송, 황장목, 춘양목 등 비슷한 이름 몇 가지를 가지고 있다. 금강송은 일명 강송剛松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매우 강직하다. 심재부, 즉 소나무의 속이 붉은 것들을 가리킨다. 황장목黃腸木은 임금의 관과 왕실을 짓는 데 사용한 나무라는 데서 유래했다. 춘양목은 일제 강점기부터 1970년대까지 소광리 일대 소나무들이 벌목돼 기차가 있는 봉화 춘양역으로 실려갔다고 해서 명명됐다.
금강송은 보통 150~200년 정도 자라면 붉은 심재가 수피까지 넓게 확산된다. 심재는 송진의 축적이다. 심재가 넓다는 의미는 끈끈한 송진이 강하게 뭉쳐 그만큼 나무가 강직하다는 걸 말한다. 반면 불에는 치명적이다. 넓은 심재는 송진의 축적으로 불이 붙으면 활활 탄다. 다른 나무는 불에 타다 저절로 꺼질 수 있지만 금강송은 송진이 없어질 때까지 탄다. 10여 년 전 국보 1호 남대문(숭례문)이 전소된 사례에서 알 수 있다.
이러한 금강송은 백두대간을 따라 분포하고 서식한다는 게 일반적인 정설이다. 주로 강릉, 삼척과 울진, 봉화 일대에 분포한다. 중부나 서부 지역에서 간혹 심재부가 붉은 적송이 발견되기도 하지만 금강송은 아니다. 금강송은 우리 고유의 희귀수종이다. 특히 울진 소광리 일대는 형질이 뛰어난 금강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수령이 평균 70년 가까이 되고, 최고 수령은 500년을 훌쩍 넘긴다. 나무 높이, 즉 수고는 8m에서 최고 35m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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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소나무숲길은 때로 계곡도 건너는 옛 보부상들이 다니던 길과 연결된다.
보부상 옛길과 연결시켜 정취 서려
산림청은 이렇게 아름답고 희귀한 울진 소광리 일대 금강송 군락지 1,600㏊를 1959년 국내 최초로 육종림으로 지정해서 보호하기 시작했다. 이어 1981년에는 소나무 유전자보호림, 1985년엔 천연보호림, 2001년엔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해서 국가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까지 소광리 금강송 군락 일대를 공개하지 않다가 1998년 말 세상에 존재를 알리며 보존과 이용을 병행하고 있다.
소광리 금강송을 멀리서 보면 나무 모양이 삼각형이라기보다 우산처럼 보인다. 전형적인 미인송의 모습이다. 이러한 나무들은 대부분 수령 200~300년 되는 노거수들이어서 금강송숲의 역사를 대변해 준다. 조선시대 김홍도의 그림에 나오는 금강송이나 미인송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우리나라의 대표 나무에 대표적인 군락지가 바로 소광리 금강송 군락 일대인 것이다.
산림청은 금강송 군락지를 옛날 보부상들이 울진 흥부장에서부터 봉화~영주~안동 등 내륙지방으로 행상을 하던 십이령 고갯길 중 네 고갯길을 연결시켜 금강소나무숲길 5구간 총 74km를 조성했다. 산림청이 국비로 조성한 1호 숲길이다. 2010년 7월 1구간 13.5km를 개통한 이래 5구간까지 지금 예약탐방제로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 예약을 통해 선착순 마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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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은 소나무가 선산 지키듯 금강송 군락지 일대에 수령 500년이 넘은 금강송이 우뚝 솟아 있다.
첫 개통 직후 도보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한국에 이런 아름다운 나무와 소나무숲 군락지가 있었다니…”하며 다들 감탄해 마지않았다. 금강소나무숲 못지않은 원시림과 계곡이 어울린 왕피리계곡은 도보객들로 하여금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을 경험하게 했다. 왕피리계곡은 고려 말 홍건적의 난을 피해 공민왕이 숨어들었다는 이름처럼 굽이굽이 아찔한 박달재고개 비포장 산길을 넘어 들어가야 한다. 따라서 외지인들에게는 꼭꼭 숨겨진 비경을 보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금강소나무숲길도 산림청이 법률에 따라 시행하는 국가숲길 지정에 전혀 손색이 없다. 다만 그 세부적인 조건은 따져봐야 한다.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 제11조6 제1항에 나오는 국가숲길 네 가지 기준은 모두 충족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지역을 대표하는 숲길로서 산림·생태적 가치가 높은 것 ▲숲길과 연계된 그 주변의 산림·생태적 가치가 높아 국가차원에서 관리할 필요성이 있을 것 ▲지역을 대표하는 숲길로서 역사와 문화적 가치가 높을 것 ▲지역의 역사·문화자원과의 연계성이 높을 것 등에 해당하는 기준을 하나라도 갖춘 경우에 지정한다고 적시돼 있다.
2항에는 숲길이 다음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규모를 갖출 것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그 기준은 첫째, 둘 이상의 시·도에 걸쳐 있는 숲길일 것, 둘째, 셋 이상의 시·군·구에 걸쳐 있는 숲길일 것, 셋째, 숲길의 거리가 50km 이상 될 것, 넷째, 3년간 평균 숲길 탐방객이 30만 명 이상으로서 국가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있을 것 등이다. 셋째, 넷째 기준은 충족하지만 첫째, 둘째 기준은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2항은 하나의 기준에만 맞으면 되기 때문에 국가숲길 지정에 무리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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