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관악산과 점봉산 물보유능력 차이가 날까?

입력 2020.07.28 10:02

이미지 크게보기
<출근길 생태학>. 이도원 지음. 지오북刊. 312쪽. 1만 9,000원.
관악산과 점봉산의 수분보유능력이 같을까, 다를까? 같다면 왜 같고, 다르다면 그 차이는 뭘까? 출근길에서 만나는 산 가까운 도로 오른쪽과 평지에 있는 왼쪽, 그리고 중앙분리대에 있는 나무들은 같은 시기에 같은 크기로 심었는데 왜 크기나 줄기에서 차이가 날까? 우리가 소비하는 식량인 쌀과 밀, 옥수수, 콩과 같이 한해살이식물과 도토리와 같은 여러해살이식물의 탄소흡수량은 왜 차이가 날까? 숲에서 낙엽활엽수림을 침엽수인 소나무로 바꾸었더니 하천의 물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왜 그럴까? 
이도원 서울대 명예교수가 출근길에서 만나는 친숙한 자연 속에 담긴, 그리고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생태에 관한 감춰진 이야기를 풀어헤쳐 설명한 <출근길 생태학>(지오북刊)을 발간했다.
출근길은 누구나 오가는 개방된 공간이다. 인간은 그 개방된 공간을 인간 중심으로 판단하면서 그 속에 감춰진 식물의 생태에 대해서는 전혀 배려 없이 도시를 설계한다. 원래 세상은 인간만의 것이 아닌데 마치 자연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훼손한다. 그 결과 식물은 천차만별 성장의 차이가 난다. 심할 경우 우면산사태와 같이 인간에게 큰 재앙을 가져오기도 한다.
나무와 토양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자연훼손과 건물 건립은 생태계를 교란하고 이상환경을 야기시켜 결국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된다. 그럼 위에서 제기한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사소하지만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알아두면 재미있는 생태를 풀어보자.
관악산과 점봉산의 수분보유능력 차이는 계곡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물을 볼 수 있는가 없는가의 결과로 나타난다. 실험결과, 점봉산 토양이 관악산보다 두 배 정도 물을 더 보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점봉산의 토양입자가 비교적 섬세하고, 부식질이 넉넉하게 축적된 결과다. 반면 관악산 토양은 메마르다. 물론 관악산이 화강암지역이어서 토양에 수분이 넉넉지 않거나 풍화된 토양 알갱이가 굵어 물을 간직할 수 있는 능력이 시원치 않기 때문일 수 있다.
출근길 산 가까이 있는 나무는 빗물이 땅 속으로 스며들어 가로수의 뿌리를 적셔준다. 평지에 있는 가로수는 산 가까이 있는 나무보다는 못하지만 그나마 땅을 멀리나마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어 지탱하는 수준이다. 반면 중앙분리대에 있는 나무는 곧 아사 직전 같아 보인다. 아스팔트에 둘러싸여 있어 물을 적실 수 없다. 줄기의 굵기나 크기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물 사정이 열악할수록 느리게 자라고, 가물 때 잎이 빨리 시들며, 가을에 단풍도 빨리 든다.
이 교수는 출근길뿐만 아니라 전북 남원, 중국의 소수민족 마을, 호주의 생태공동체 마을과 도시의 풍경을 살피고 그 속에 담긴 생태원리를 재해석한 내용도 담았다. 저자의 시선과 발걸음을 따라 가다보면 풍경을 읽는 법을 터득하고 일상에 숨어  있던 생태지혜를 배우게 된다.
세상에 기능이 없는 식물과 동물은 없다. 미생물도 마찬가지다. 제각각 그 위치에서 제역할을 한다. 만약 이들 중에 하나라도 없거나 부족하면 균형이 무너져 이상異常현상이 발생한다. 지금 창궐하는 코로나 바이러스도 그 일환인지 모른다. 결국 세상은 인간만의 것이 아니고 자연과 공존하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많은 인간이 교훈으로 받아들였으면 하는 바람은 이 책의 부가적인 메시지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