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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섬&산 100 가이드] 신선이 사랑한 바다 위의 산, 고군산군도

글 신준범 차장대우 사진 C영상미디어
  • 입력 2020.09.1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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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군산 최고봉 월영산과 해안선 수려한 선유도 주변 섬들

신시도에서 본 고군산군도의 낙조.
신시도에서 본 고군산군도의 낙조.

최치원이 글 읽은 고군산군도 대장섬, 신시도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의 대장섬이다. 군산 앞바다에 자리한 63개의 섬 중 가장 크고 가장 높다. 비응항에서 새만금방조제를 따라 가노라면 육지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큼직한 산줄기가 나타나는데, 이것이 신시도다. 신시도를 거쳐 무녀도와 선유도로 연결된다.

최고의 문장가로 손꼽히는 최치원이 머문 곳이기도 하다. 최치원은 옥구군(군산)에서 한동안 서원을 세워 후학을 양성했는데, 이때 신시도의 모습에 반해 배를 타고 건너와 잠시 머물렀다고 한다. 최치원은 월영봉에 올라가 ‘월영대’라 칭하고 돌담을 쌓아 임시 거처를 만들어 놓고 글을 읽었는데 그 소리가 중국까지 들렸다는 전설이 있다.

고군산군도의 주봉이자 최고봉인 월영산月影山(198m)은 새만금휴게소에서 바로 산행을 시작할 수 있다. 휴게소 주차장 왼쪽 끝에서 산길을 따라 가파르게 이어진다. 고도를 높이는 족족 바다 경치로 되갚는, 수고가 아깝지 않은 산길이다. 199m봉에 이르면 서쪽으로 시야가 터지며 고군산군도의 아기자기한 진면모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정자가 있는 월영재를 지나 직진하면 돌탑과 안내판이 있는 월영산 정상이다. BAC 인증지점이지만 조망은 없다. 정상에서 주능선 따라 서쪽으로 방향을 틀면 대각산(187m)이 보인다. 대각산 정상에는 전망대가 있어 시원한 바다 경치를 즐길 수 있다. 다만 도로까지 고도를 내렸다가 다시 올라야 한다. 대각산 역시 간간이 암릉 구간이 있어 경치가 터진다. 옹골저수지까지 갔다가 도로를 따라 돌아올 수 있다. 월영산과 대각산 종주 산행은 7km 거리이며 4시간 정도 걸린다.

고군산군도에서 가장 웅장한 산세를 보여 주는 신시도 월영산.
고군산군도에서 가장 웅장한 산세를 보여 주는 신시도 월영산.

고군산군도 지키는 방파제, 방축도

방축도防築島는 선유도 서북쪽에 위치한, 방파제처럼 길쭉한 섬이다. 면적은 2.167㎢(65만 평)이며 해안선 길이가 7km에 이른다. 방파제나 연륙교가 없어 선유도와 인접한 장자도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가야 한다.

방축도는 살아 있는 수석 전시장이라 할 만큼 암릉이 많은 기암괴석 천국이다. 섬 서쪽 끝에는 시루떡을 찌그러뜨린 모양의 ‘떡바위’가 있다. 책을 차곡차곡 쌓아놓은 듯한 모습으로, 펼쳐놓은 두꺼운 책장이 바람에 날리는 모습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책바위’라고도 불린다.

다리 형태의 ‘독립문바위’는 서울 서대문구의 독립문과 비슷해서 생긴 이름이며, ‘북문바위’라고도 불린다. 주민들은 ‘구멍바위’라고도 부른다. 독립문바위는 섬을 대표하는 명소로, BAC 인증지점이다. 해안길을 따라 접근 가능하다. 이밖에도 장자할아버지 바위, 거북바위, 남대문바위, 쇠코바위 등의 기암이 있다. 최고봉은 126m 높이의 방축큰산이다. 선착장에서 동쪽의 섬끝전망대를 갔다가 되돌아와 능선을 종주해 광대도까지 간 다음, 해안선의 독립문바위를 거쳐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조수간만의 차가 심하고 해안선 걷기길이 정비되어 있지 않아, 해안길을 갈 땐 주의해야 한다.

군산항 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출발한 배가 선유도~장자도~관리도~방축도~명도~말도까지 갔다가 되돌아온다. 군산항에서 배를 타면 방축도까지 2시간 15분 정도 걸리고, 차로 갈 수 있는 장자도에서 배를 타면 15분이면 방축도에 닿는다. 조수간만의 차로 배시간이 바뀌므로 전화 확인이 필수다.

문의 대원종합선기(063-471-8772)  

배시간표 gunsan.go.kr/tour/m2196

고군산의 해금강, 관리도

선유도 서쪽 섬으로, 장자도항에서 배로 5분 거리에 있다. 면적 1.65㎢(48만 평)이며 남과 북으로 길쭉한 형태다. 마치 꼬챙이 같은 지형이라 하여 ‘꼭지도’라 부르다가 꼬챙이 관串자를 붙여 관리도라 불렀다고 한다. 높이 150m 이하의 낮은 구릉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바위와 파도가 어우러진 2㎞에 달하는 해안선이 수려하기로 유명하다. 하늘 향해 구멍 뚫린 천공굴을 비롯해, 만물상, 폭포바위, 삼선바위 등 오묘한 기암이 해안선에 골고루 포진해 있다.

관리도는 섬은 작지만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등산객이 많이 찾는다. 관리도항에서 산행을 시작해 작은깃대봉과 깃대봉, 투구봉을 올랐다가 천공굴을 구경하고 선바위를 거쳐 해안선을 따라 다시 항구로 돌아오는 코스이며, 9km 거리이며 4시간 정도 걸린다.

서쪽 해안선은 절벽이며, 동쪽으로는 완만하여 산행 내내 시원한 경치를 즐길 수 있다. 고군산군도를 조망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산길은 뚜렷하지만 가파른 곳이 많아 주의해야 한다. 곳곳에 등산 안내판이 있어 길 찾기는 어렵지 않다. 백패킹하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훌륭한 데크와 전망대가 많지만 ‘야영 금지’ 안내판이 붙어 있다. BAC 인증지점은 깃대봉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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