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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해외뉴스] 800km 피레네산맥 최초 무지원 일시종주

글 오영훈 기획위원
  • 입력 2020.10.01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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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필립 론키, 48kg 배낭 메고 43일 걸어

피레네 최고봉 아네토 정상부는 까다로운 암릉 구간을 지나야 한다. 사진 피쿠스
피레네 최고봉 아네토 정상부는 까다로운 암릉 구간을 지나야 한다. 사진 피쿠스

벨기에의 루이스-필립 론키(43세)가 총 길이 800km의 피레네산맥을 43일 만에 최초로 ‘무지원 일시종주’하는 데 성공했다. 피레네산맥은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을 따라 이어지는 산맥이다. 론키가 걸은 루트는 피레네산맥에 형성된 양국의 국경을 따라 걷는 고산루트High Route다. 

배낭이 너무 무거울 수밖에 없어서 무지원 일시종주는 그동안 시도 자체가 드물었다. 7월 26일 론키는 48kg의 배낭을 메고 종주를 시작했다. 론키는 호주 남동쪽 태즈메이니아섬 동계 종주도 62kg의 배낭을 메고 성공한 바 있는 ‘대형 배낭’ 베테랑이다. 그외 아이슬란드, 볼리비아의 소금사막, 호주의 맥도넬국립공원, 프레이저섬, 심슨사막 등을 모두 무지원 일시종주에 성공했다. 종전까지 총 11개 최초 무지원 일시종주의 기록 보유자다.

피레네산맥 일시종주는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첫날 길을 잃어 헤매다가 벼랑에서 추락했는데 가까스로 수풀에 걸려 추락을 멈출 수 있었다. 식량이 빠지면서 점차 배낭이 가벼워졌고, 20일차에 접어들며 배낭은 33kg이 되었다. 이때부터 론키는 빠른 속도로 걸을 수 있었다. 폭우 속에 급경사길을 내려가다 발바닥 피부가 상하기도 했지만 25일차에 무사히 피레네산맥 최고봉인 아네토(3,404m) 정상에 올랐다. 암벽구간에서 강풍을 만나 여러 차례 넘어지고, 가파른 내리막길에서 넘어져 머리를 다치기도 했다. 34일차에는 2.700m 고개를 넘는데 11시간 내내 폭풍이 몰아쳤다. 해발 2,400m 위로는 눈이 녹지 않은 상태였다. 마지막에 이르러 식량이 부족해졌지만, 오직 정신력으로 버텼다. 론키는 마침내 9월 6일 완주에 성공했고, 체중은 11kg이 줄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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