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인물] 정치는 산행 축소판… 하산할 때 더욱 조심해야

입력 2020.10.12 13:50

북한산 인수봉에 오른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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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봉 정상에 선 김 의원. 왼쪽은 조남복 한국산악회 연수부원장.
“바위를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더불어민주당 재선 김한정 의원(남양주을)이 지난 8월 북한산 인수봉에 올랐다. 한국산악회가 운영하는 등산학교에서 6차례 속성 교육을 받고 이뤄낸 초스피드 등정이다.  
“로프 이외에는 아무 것도 나를 지지해 주는 것 없는 수십 미터 허공에서 발아래를 보니 오만가지 생각이 왔다갔다하더군요. 하지만 바위와 손발의 움직임에 신경을 집중해서 한땀한땀 전진하는 동안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고 그런 과정을 거친 뒤 정상에서 맛본 성취감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었습니다. 자신감을 얻으니 수직 절벽 같았던 암벽의 각도가 갈수록 작아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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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개통된 광릉숲길에서 시민들과 함께한 김 의원.(맨 오른쪽)
김 의원은 등반에서 가장 큰 장벽은 눈앞의 암벽이 아닌 ‘나 자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코로나로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대를 버텨내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등산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요즘 젊은이들을 삼포세대(연애와 결혼과 출산 포기)라고 합니다. 성취를 위한 진입장벽이 높아 절망한 나머지 시작부터 움츠러들고 아예 포기하는 세대를 말하죠. 그런 젊은이들에게 산행을 권하고 싶습니다. 한계 상황의 나 자신과 맞닥뜨리게 되면 세상을 좀더 여유 있게 대하게 되고 긴 호흡으로 인생을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김 의원은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나섰던 산행 경험이 인수봉 등반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김 의원은 1980년대 학창시절 민주화 운동으로 1년여 사회에서 격리됐던 시절에 만난 월간<山>과의 인연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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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봉을 오르고 있는 김한정 의원.
“당시 정권은 옥중에서 시사 잡지를 못 읽게 했어요. 갑갑한 투옥 생활에서 유일한 위안거리가 월간 산 잡지였어죠. 시원한 사진과 클라이머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속으로나마 자유를 맛봤죠.”
김 의원은 인수봉을 오를 때보다 내려갈 때 더 힘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강 시 안전수칙의 ‘정치인 버전’을 언급했다. “산행은 인생길과 닮았어요. 오를 때보다 내려갈 때 더 조심해야하고, 남보다 앞서가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겸손하게 속도를 줄일 때 내려가는 길이 편안하지요.”
김 의원은 시민단체 ‘광릉숲친구들’과 함께 광릉수목원에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든 것이 21대 의정 활동 중 현재까지 가장 보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인수봉 등반 이후 김 의원은 암벽 등반의 오묘함을 체득한 듯, 장비를 하나둘 늘려나가고 있다. 김 의원을 지역구 암벽 명소인 수락산이나 불암산에서 마주 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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