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산행기] 봉래산에서 코로나 블루를 날리다

  • 이옥출 부산시 사하구 하신중앙로
    입력 2020.11.16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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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봉래산 산행 중 산 중턱에 선 필자.
    장기간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요즘은 ‘코로나 블루’를 앓는 사람이 늘어나는 판국이다.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인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하는 말이다. 전염병 감염 위험에 대한 걱정은 물론이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일상생활의 제약이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나는 전업주부로서 집에서 살림을 하므로 ‘집콕’ 생활에 익숙한 편이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사태가 오래 이어지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나 같은 전업주부도 그런데 바깥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스트레스에 시달릴까.
    나는 친한 이웃 주부들과 주변의 야트막한 산을 찾아 오르내리며 코로나 블루를 해소한다. 어차피 코로나19는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악성 바이러스 전염병이기에 스스로 해결방안을 찾아 꿋꿋이 살아나가야 하는 까닭이다. 
    지난번에는 부산의 명산 가운데 하나인 영도구 봉래산을 찾았다. 도심 속 아름다운 자연공원인 봉래산은 영도의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산으로서 해발 395m로 비교적 낮은 산이다. 봉황이 날아드는 산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예로부터 신선이 살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태종대를 포함한 부산 앞바다를 끼고 도는 주변 경치가 한 폭의 풍경화같이 일품인데다 중구, 서구, 동구, 사하구, 부산진구, 해운대구 등 부산의 시가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산 전체가 원추형으로 사면은 가파른 편이고, 특히 남쪽 사면은 급경사여서 하산할 때 마치 바다에 거의 수직으로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이다. 수평선 근처를 바라보면 대마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일출 및 일몰의 장관을 지켜볼 수 있는 등 태종대와 더불어 자연의 숨결을 체험할 수 있는 도심 속의 명소인 봉래산은 사시사철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봉래산의 등산코스는 여럿이지만 나는 백련사에서 시작해 정상을 거쳐 목장원 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정했다. 3시간 전후 소요되는 길이다. 
    아침에 집을 나서서 봉래산으로 향했다. 날씨는 화창했다. 전형적인 가을 날씨여서 산행하기엔 나무랄 데 없었다. 집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산이기에 서두를 필요도 없었다. 느긋하게 산행을 즐긴다는 마음으로 출발했다. 나 자신과 주변 사람을 생각해 마스크도 착용했다.
    시내버스로 산 입구에 도착해 서서히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나처럼 코로나 블루를 해소하려고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제법 보였다. 이렇게 좋은 가을 날씨를 만끽하며 답답함을 줄여 보려고 산을 찾은 사람들로 보였다. 햇볕은 따스했고 바닷바람은 시원했다. 코로나 우울증이 말끔히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천천히 걸어 산 정상에 도착해 잠시 쉬었다가 적절한 장소를 찾아 준비해 간 점심을 먹었다. 김밥과 후식으로 과일을 먹고 커피를 한 잔 마시니 보통 사람으로서의 행복이 느껴졌다. 이런 게 바로 요즘 흔히 말하는 ‘소확행’이 아닌가 싶었다. 행복은 거창한 것에 있지 않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러시아의 위대한 문호 톨스토이는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때는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며,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다”고 했듯 무엇이든 현재가 중요하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도 키팅 선생이 학생들에게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뜻의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란 말을 자주 외쳤듯이 현재를 능동적으로 즐기는 마음가짐이 삶의 행복을 판가름하지 않나 싶다.
    봉래산에서 코로나 블루를 어느 정도 해소하고 하산 길에 나섰다. 산 아래로 보이는 부산항 앞바다는 쪽빛 그 자체였다. 그야말로 눈이 시릴 지경이었다. 하산하는 발걸음은 솜털처럼 가볍게 느껴졌다. 스마트폰으로 요즘 유행하는 트로트 음악을 들으며 집 방향 버스정류소를 향해 걷는 기분은 상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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