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어느 날
나는 산으로 향했다네
언제나 인자한 모습이었고
내가 외로울 땐 산으로 향하는 그래서 나도 산과 대화해서
나의 인생을 토로했다네
나의 그 어떤 말도 다 받아 주던
나의 그 어떤 기쁨과 슬픔에 대한 논쟁도 마다하지 않고
진지하게 토로해 주던
나의 어머니 같은
아니, 나의 아버지 같이 든든한 믿음의 상대
나의 마지막 기대고 싶었던 상대로
나와의 오랜 토로에서 결론을 은근히 제시해 주던
내가 방황하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던 그 지푸라기 같은
그런 모습의
희망의 빛 되었다네
어제나 내 곁에서 나를 버리지 않는
산은
늘
나를 감싸고, 나를 이끌어주며, 나를 바르게 인도해 주는
아름다움과 따스함이며 인자함과 자비로운 사랑의
영원한 벗인 걸
영원히 잊힐 수 없는 내 첫사랑의 모습 같은
내가 외로울 때 조용히 날 불러주던 그런 온화한 당신이었구려
산은,
극복과
극복하기 위한 인내
인내하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안겨다 주는
내 마음의 지혜로운 정비整備이고, 고요한 순리順理며,
인자한 자애慈愛의 교훈이었고
언제나 거부하지 않는 정의를 불타게 하는 젊음의 기상이었으며
산의 모습은
찬란한 내일을 위한 마냥 설렘의 만남이었고,
서로 간의 미소를 건네주는 이웃으로,
사랑을 불태우는 열정으로,
행복을 덤으로 안겨다 주는 기쁨으로 와 닫는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내게 듬뿍 넘겨주는 모습
거기, 바로 그런 모습의 산이 늘 그렇게 내게 속삭여 주었다네
언제나 날 반겨 주려 하며.
※ 이 시는 독자 곽현의씨가 부산시민아카데미등산 29기와 함께 강원도 오대산 비로봉 산행을 마친 후 쓴 산악시입니다.
산행은 코로나19 발생 전에 이뤄졌습니다. _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