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산악인 구술조사 보고서… 50세 넘은 악돌이, 한국 산악계를 말하다

  • 글 서현우 기자
  • 사진 C영상미디어
    입력 2021.02.17 08:50

    국립산악박물관, 원로산악인 박영래·최선웅·정덕환·이수용 구술조사서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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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 산을 오르다(산악인 구술조사 보고서 Ⅴ)> 국립산악박물관 지음. 디자인나눔. 250쪽. 비매품.
    국립산악박물관이 원로 산악인들의 생생한 육성을 담은 <2020 구술조사보고서 Ⅴ>를 지난  12월 발간했다. 국립산악박물관은 2016년부터 매년 산악교육·산악학술·고산 등반·산악문화 등 4개 분야에서 각각 4명의 원로산악인을 선택해 구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간 대상이 된 원로 산악인은 2016년 김영도·박철암·안광옥·정명식, 2017년 고희성·김기문·김성진·백인섭, 2018년 박봉래·박상렬·전담·허창성, 2019년 유창서·이근후·이용대·조대행이다. 2020년에는 원로 산악인 박영래·최선웅·정덕환·이수용씨를 인터뷰했다. 이 보고서는 비매품으로, 국립산악박물관에서 열람할 수 있다. 
    영원한 현역기자 ‘악돌이’_박영래
    박영래는 산악잡지계의 대기자다. 1970년 월간 <등산(본지 월간山의 전신)>에 입사한 이래로 50년간 국내외 수많은 산을 소개해 왔다. 2021년 2월 현재도 본지에서 현역기자로 왕성히 활동하며, 특별만화부록지도, 산희평, 만화 ‘악돌이’ 등의 연재물을 싣고 있다.

    박영래를 대표하는 건 만화 ‘악돌이’다. 연재기간이 무려 50년에 달하는 ‘악돌이’는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헬멧을 푹 눌러쓴 캐릭터로, 이는 세상에서 보고 싶지 않은 것은 안 보고 오직 산으로만 가겠다는 기자의 의지가 투영된 것이라고 한다. 
    특히 박영래는 술과 친구를 좋아하는 성품으로 인해 국내 산악인들과 수많은 일화를 만든 것으로도 유명하다.
    “실제 내 이름은 몰라도 악돌이 모르는 사람 없었어요. 1970년대 전주 지역 월간
    <山> 총판을 했던 신석정 시인의 경우 몇 달에 한 번 수금을 위해 내려갈 때마다 ‘서울에서 악돌이가 왔다’며 지방 산악인들과 술자리를 주선하곤 했어요. 지금도 취재 산행을 가면 악돌이라 부르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요.”
    환경 보존운동의 선두에 선 산악문화 전도사_이수용
    이수용은 30년 넘게 산악관련 서적만 전문적으로 출간한 ‘수문출판사’의 설립자다. 또한 1986년 한국산서회 창립에도 기여(초대 총무직 역임)했다. 1994년에는 우이령보존협의회를 설립, 회장직을 역임하며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등산문화를 만들기 위해 현재도 최전선에서 활약 중이다.
    “내가 좀 짠 편이다. 돈을 못 쓴다. 그 돈으로 책을 만들어야 되기 때문이다. 이 책들을 못 읽으면 독자들이 손해라고 생각한 척도 있었다. 내가 영업을 못해서 그런 것이다.  세계산악명저는 무슨 짓을 해서라도 꼭 완성하고 싶었다. 그것을 못 내면 나도 망신이고 산악계도 망신이라고 생각했다.” 
    산악인들의 영광과 아픔을 함께한 주치의_정덕환
    경희대 의대 산악부를 창립, 산악부장을 역임한 정덕환은 정형외과 수부외과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이며 산악인이다. 1986년 한국 K2 원정대의 의무담당대원으로 참가하며 캠프3까지 등반한 경험이 있고, 세계적 등반가 쿠르트 딤베르거는 물론 박정헌, 故지현옥 등 많은 산악인들을 치료해 준 바 있다.
    “동상이 심한 손가락을 더 많이 잘라야 되는 상황에서도 자르는 손가락의 마디를 조금이라도 더 남겨 손의 기능을 살리고 싶은 게 의사의 마음이다. 그 길이가 1cm, 아니 0.5cm라도 더 살리기 위해 고민한다.”
    한국산악계 맵핑한 지도제작자_최선웅
    최선웅은 한국이 산악문화 불모지였던 1960년대 말 국내 최초로 산악잡지 <등산>을 창간한 산악인이다. MRS, KCC 등 등반 연구회와 한국산악회에서도 헌신적으로 봉사했다. 1996~2006년까지 10년간 한국산악회 총무이사직을 역임하며 한국산악회를 바로잡고 새로운 2000년대를 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또한 한국 최고의 지도제작자다.
    “하나에 빠지면 깊이 몰두하는 스타일이에요. 젊어서 산도 그렇고, 등산잡지 만들 때도 그렇고, 지도제작도 그렇죠. 최고가 되려고 노력했죠. 지도제작하면서 모은 그 자료들로 지도학계에 많은 논문을 작성하고 세미나에서 발표도 했습니다. 대학 학위도 없이 이렇게까지 한 사람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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