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카이코라… 고래와 물개가 주인, 나는 스쳐가는 이방인

  • 글·사진 김영미 여행작가
    입력 2021.03.29 10:12 | 수정 2021.03.29 16:38

    나홀로 세계일주, 뉴질랜드 남섬 카이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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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개 서식지인 포인트킨 해변에서 물개들이 널브러져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해안을 따라 굽이굽이 이어지는 산책길에 한가로이 물개들이 노는 사진을 보는 순간, 이것이 사실인지 궁금해졌다. 웹서핑을 통해서 그곳이 뉴질랜드 남섬의 카이코라Kaikoura라는 걸 알게 되었다. 마침 밀포드 트레킹이 포함된 뉴질랜드 여행계획을 짜고 있던 때라 자연스럽게 카이코라를 여행일정에 포함시켰다. 
    동부해안을 따라 카이코라까지 가는 해안 길은 뉴질랜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중 하나. 도로 옆으로는 초록의 들판에서 노는 양떼와 소떼들, 절벽 아래엔 파도가 넘실거리는 초록빛의 태평양, 해안선 옆을 달리는 해안철도. 상상만으로도 멋진 그 길 끝에 카이코라가 있다.
    태평양을 마주보고 있는 카이코라는 한때 섬이었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카이코라산의 흙이 침식되어서 본토와 연결되었다. 우리나라처럼 반도 형태로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다양한 해산물이 넘쳐난다. 특히 바닷가재의 일종인 크레이피시crayfish가 유명하다. 카이코라는 마오리어로 ‘가재를 먹다’는 뜻이니 이름만으로도 크레이피시의 유명도를 짐작할 수 있다. 고래를 체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반도를 감싸고 있는 절벽을 횡단하며 바다 풍경을 가득 담아 걷는 카이코라 페닌슐라 워크웨이kaikoura peninsula walkway의 난이도는 ‘하’. 4박5일의 아벨테즈만 트레일과 3박4일의 마운트 쿡 트레일 사이에 쉬어가기 딱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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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이코라 해안에서 붉은 눈 갈매기들이 떼 지어 놀고 있다.
    블렌헤임에서 카이코라로
    뉴질랜드 여행은 대부분 렌트카를 많이 이용한다. 홀로 여행하는 여행객에겐 비용도 부담되지만 작지 않은 나라에서 차를 운전하며 여행하는 게 그리 편하지만은 않다. 특히 나처럼 특별하게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서 그날그날 가고 싶은 곳으로 발길을 돌리는 여행자에겐 더욱 더 쉽지 않다.
    아벨테즈만 트레킹을 끝내고 넬슨에서 카이코라로 이동하려면 블렌헤임에서 버스를 바꾸어 타야 한다. 그런데 환승시간은 단 6분! 다른 버스편은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하긴 했지만 내심 불안하다. 혹여 넬슨 ~ 블렌헤임 버스가 연착이라도 한다면? 당연히 버스를 놓치게 된다. 뒷머리가 띵 울린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할 필요는 없는데.
    아벨테즈만 트레킹을 마치고 넬슨을 떠나는 날. 새벽부터 잔뜩 긴장이 된다. 버스를 타면서 기사에게 문의하니 아무 문제없다고 하지만 나는 걱정 보따리를 버리지 못한다. 이미 버스 타고 있던 몇 사람이 같은 질문을 한다. 역시나 대답은 “No Problem!” 홀로가 아니어서 천만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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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평한 운동장 같은 암반에 물개와 사람들이 어우러진 모습은 참으로 평화스럽다.
    기사님은 블렌헤임에 도착할 때까지 경유지마다 가이드처럼 설명해 준다. 버스 창밖의 파란 하늘과 초록 들판이 유치원 아이들의 스케치북에서 보던 그림 같다.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경치에 취해 버스를 갈아타는 걱정도 저만치 물러나 있다. 그 덕분인지 블렌헤임에서 편안하게 환승하고 카이코라로 향한다.
    카이코라에 도착해 잠시 쉬기로 했던 계획과는 달리 체크인만 하고서는 물개를 만나러 출발. 발에 날개가 달린다. 물개 만나러 가는 길에 크레이피시 먹을 생각을 하니 가슴은 더 쿵쾅거린다.
    뉴질랜드 오기 전 웹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걸어서 세계 속으로’ 뉴질랜드 편을 보았는데 그때 눈에 들어온 크레이피시. 뉴질랜드에 가면 ‘꼭 먹어야지’했다. 크레이피시는 바닷가재보다 더 크고 살이 꽉 찬 놈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벅찼는데 포인트킨 가는 길에 크레이피시로 유명한 ‘씨푸드 바비큐SEAFOOD BBQ’에서 점심 먹을 생각을 하니 살짝 흥분이 된다. 카이코라 온 목적이 트레킹인지 맛집 탐방인지 우선순위가 살짝 혼란스럽긴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시원한 바닷바람을 즐기며 30분 좀 더 걸으니 ‘SEAFOOD BBQ’라고 쓴 트럭이 저 멀리 눈에 들어온다. 트럭 앞에 도착해서 메뉴판을 확인하니 크레이피시는 배낭 여행자에겐 조금 부담스런 가격. 잠시 고민하다가 가격이 저렴한 메뉴인 크레이피시를 으깨서 만든 토스트를 주문했는데 음식이 나온 순간 ‘이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스친다. 크레이피시 맛은 전혀 느낄 수 없다. 돈을 절약한다는 의미가 없어졌다. 어쩌겠나? 카이코라 페닌슐라 워크웨이 다녀오면서 진짜 크레이피시의 맛을 느껴봐야지.
    포인트킨Pointkean주차장으로 들어서니 이곳저곳에 물개들이 누워서 뒹굴고 있다. 진짜 물개인지가 궁금하다. 그렇다고 가까이 가거나 만지는 것은 위험하다. 주자창에서 조금 더 걸어가니 물개서식지인 포인트킨이다. 해변에 널브러져 일광욕을 하고 있는 물개, 낮잠을 즐기는 물개, 뒹굴거리는 물개 등 저마다 햇볕에 몸을 말리며 한가로이 오후 시간을 즐긴다. 울음소리는 어찌나 큰지 무섭기도 했지만 가까이서 보니 신기하고 귀엽다. 사진으로 접했던 모습보다 더 믿지 못할 광경이 내 앞에 펼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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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 가을 억새길을 연상케하는 페닌슐라 워크웨이 언덕.
    바다를 껴안은 산책로, 카이코라 페닌슐라 워크웨이
    전체거리는 약 12km. 평지에 가까운 길이라 천천히 걸어도 3시간이면 충분하다. 포인트킨에서 워크웨이로 가는 길은 정비가 잘되어 있어서 오르기 쉽다. 포인트킨주차장이 한눈에 보이는 전망대까지 올라오면 더 이상의 오르막은 없다. 태평양으로 펼쳐진 해안의 광활함과 오묘한 바다색이 정말 아름답다. 카이코라 페닌슐라 워크웨이Kaikoura Peninsula Walkway는 누군가 제주도 송악산둘레길과 비슷하다고 했는데 정말로 그러하다. 송악산엔 물개가 없을 뿐이다. 
    거대한 용이 꿈틀거리듯 S라인을 그리며 만들어진 절벽 해안가 산책길을 걷다 뒤돌아보고 또 돌아본다. 하얀색의 해안선 위로 드러난 바위들은 지진으로 바다 속의 바위들이 솟아오른 것이다. 대지는 초록 이끼로 가득 덮여 있다. 참으로 생소한 풍광이다. 화성의 바다가 이런 모습일까? 바위도 바닷가의 지형도 지금까지 보던 뉴질랜드의 바다와는 완연히 다르다. 초록의 산책길은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푹신해서 피로감이 전혀 없다. 때마침 바다의 내음까지 밀려든다. 가슴 깊이 태평양의 바람을 들이 마신다.
    평평한 운동장 같은 암반에 사람들과 물개들이 어우러져 있다. 참으로 평화스럽다. 상당히 넓게 펼쳐진 암반의 끝자락까지 걷는다. 태평양의 파도가 철썩거리며 바위를 때리고 그 곁에선 물개가 물끄러미 나를 바라본다. 나도 자연의 일부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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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닌슐라 워크웨이에서 남부 해안으로 가는 길엔 초록의 들판이 펼쳐진다.
    이곳은 ‘Dr James A Mills’라고 명명된 곳으로 붉은 눈 갈매기들의 남섬 최대 산란 서식지이다. 해안가 곳곳에는 ‘새들의 서식지에 가까이 접근하지 말라’는 안내판이 있다. 바다 가까운 바위에는 붉은 눈 갈매기들이 떼 지어 놀고 있다. 12월까지 산란한 뒤 1월이 되면 떠나기 시작한다고 한다. 산란시기가 되면 어떤 동물도 예민해지기는 마찬가지. 조심하고 보호해 주어야지. 제임스 박사는 뉴질랜드의 동식물에 관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과학자, 특별히 카이코라반도의 갈매기 개체군에 대한 연구를 1964년부터 하고 있다.
    언덕을 오르니 푸른 초원이 펼쳐진다. 곳곳에 전망대가 있어서 바다에서 물개가 노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다. 한쪽은 목장, 다른 한쪽은 바다를 바라보면서 사람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다. 가족 또는 친구들이랑 피크닉을 즐기는 이들. 한 폭의 그림 같은 멋진 자연 속에서 일상을 보내는 이들이 참으로 부럽다. 이 산책길은 남쪽 해안까지 계속된다. 카이코라 페닌슐라 워크웨이를 걷고 나니 화성의 멋진 정원에서 데이트를 한 기분이다.
    돌아오는 길에 다시 SEAFOOD BBQ 트럭으로 향한다. 한 개 다 먹기엔 가격도 가격이지만 양도 많을 것이 분명해서 크레이피시 하프 사이즈로 주문한다. 살이 어찌나 쫀득하고 달콤한지! 씹는 식감까지 느끼며 다리 한쪽까지 알뜰살뜰 완벽하게 먹는다. 뉴질랜드에서 먹은 최고의 만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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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의 해안을 연상케 하는 카이코라 페닌슐라 워크웨이의 해안길.
    고래 찾아 태평양으로
    카이코라는 지리적인 조건과 환경을 활용한 고래관광이 성공해서 국내외에서 연간 100만여 명이 넘는 여행자가 고래, 돌고래, 물개 등 해양 생물 투어를 위해 방문하는 도시이다. 헬기나 배에서 고래를 관찰하는 투어에 참가하거나 수중 장비를 착용하고 돌고래와 함께 수영을 할 수 있다.
    뉴질랜드에 도착 후 지금까지 거의 보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걷고 이동했으니 카이코라에서는 하루 정도 쉬어가려고 했는데 이곳을 방문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래투어를 간다고 들썩거리는 모습을 보니 나도 덩달아 가고 싶다. 뉴질랜드는 모든 일정이 예약을 우선으로 진행되므로 가고 싶다고 다 갈 수 있는 건 아니다. 특히 돌고래와 함께 수영하는 투어는 최소 6개월 전에 예약해야 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고래헬기투어. 헬기로 태평양 한가운데로 날아가 하늘에서 고래를 구경한다. 마침 다음날 고래헬기투어에 자리가 남아 있었다. 비용이 좀 부담되긴 하지만 고래투어를 언제 또 할 수 있겠나 싶었다.
    아침 일찍 픽업하러온 차를 타고 카이코라 교외에 있는 작은 비행장으로 향한다. 작은 활주로가 있는 항공사에 도착하니 갑자기 저울에 올라가라고 한다. 잠시 머뭇거리는데 작은 화이트보드에 쓰인 탑승객들의 몸무게를 가리킨다. 헬기의 최대이륙중량을 체크하기 위해서 직접 몸무게까지 재는 치밀함에 안심이 된다. 비행 중 주의사항을 설명해 준 후 모니터로 영상을 보여 주며, 현재 고래의 개체수가 심각하게 줄어가고 있다는 설명도 곁들인다. 인간이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음을 다시 알게 된다. 내가 탈 헬기는 8인승. 작아도 너무 작다. 마운트 쿡에서 빙하트레일 갈 때 탔던 헬리콥터보다 조금 더 작다. 기장, 부기장, 나를 포함한 승객이  5명. 헬리콥터는 누군가 줄을 당겨주는 화살처럼 태평양 한가운데로 날아간다.
    이미 그곳엔 여러 척의 배들이 와서 고래들을 쫓아다니고 있다. 하늘 위에서 이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마치 고래가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 같다. 고래 떼들을 쫓아다니는 배들을 바라보니 갑자기 고래 떼들을 구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고래 구경을 와서는 참 이상한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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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래투어에 참가하면 태평양 한가운데서 고래들이 뛰노는 모습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
    카메라 렌즈를 최대한 당겨서 고래 떼들을 잡아보지만 만족할 만큼 카메라 렌즈 안으로 들어오진 않는다. 아! 딱 망원렌즈가 필요한 타임인데. 그렇다고 모든 렌즈를 다 가지고 다닐 순 없지. 이럴 땐 가능한 빨리 포기하고 적당한 선에서 협상을 해야 한다. 그냥 눈으로 즐기자. 사람의 눈보다 더 훌륭한 렌즈는 없으니까.
    이곳에서 만나는 고래들은 대부분 소설 모비 딕의 주인공인 향유고래다. 운이 좋으면 헥터돌고래와 범고래 등도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하늘에서 고래의 종류까지 확인하며 보기는 어렵다. 배들이 고래를 쫓아다니는 모습을 보니 저 배에 탄 사람들이 부럽다기보다는 얼마나 뱃멀미로 고생을 할지 걱정된다. 꽤 많은 고래들이 배 주위를 돌며 놀고 있다. 고래들은 물을 뿜으며 하늘 높이 점프했다가 다이빙으로 바다 속으로 사라지길 반복한다. 언제 어디서 다시 나타날지 주시하고 있다가 고래를 따라서 배도 헬기도 함께 이동한다.
    고래가 춤을 출 때마다 배에서는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고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사람들. 한편의 서커스 무대이다. 배보다는 헬기가 시야가 더 넓어서 고래를 관찰하기는 유리하지만 가까이서 보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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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객들을 물개가 구경하고 있는 광경은 포인트킨 해변에서는 익숙한 모습이다.
    고래헬기투어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카이코라 시내를 구경하며 걷고 있자니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헬기를 타면 멀미할지 몰라서 아침식사를 하지 않았던 것이 이제야 생각이 난다. 고래투어도 끝났으니 이젠 편안하게 식사를 즐겨야겠지. 어제 찜해 두었던 식당으로 발길을 옮긴다. 이곳은 피시앤칩스 식당. 이미 사람들이 제법 많이 기다리고 있다. 싱싱한 생선을 즉석에서 튀겨 준다. 튀긴 생선과 감자는 특별한 포장용기가 따로 없다. 종이에 둘둘 말아 주는 것이 끝이다. 우리처럼 많은 포장용기를 쓰지 않는다. 먹고 난 후의 쓰레기는 기름 묻은 종이와 생선뼈 정도. 1회용 비닐이나 용기에 담지 않아서 음식도 더 맛나게 느껴진다.
    숙소까지 가지 않고 식당 앞에 있는 테이블에서 포장을 펼친다. 탱탱한 하얀 생선살이 튀김옷 사이로 배시시 웃으며 나를 바라본다. 한 입 베어 무니 입안에서 생선살이 사르르 녹는다.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럽고 달콤하다. 푸른 하늘을 벗 삼아 맛있는 점심식사를 즐긴다. 뉴질랜드에서 피시앤칩스는 혼자 먹기엔 양이 많다. 남은 음식은 다시 종이로 포장했다.
    숙소로 돌아오니 전날 만났던 한국인 오누이가 고래투어 끝나고 속이 좋지 않아서 종일 굶었더니 배가 너무 고프다고 하소연한다. 이곳엔 우리나라처럼 마트나 식당이 가까이 있지 않아서 먹는 것도 미리 계획을 해야만 먹을 수 있다. 마침 포장해 온 피시앤칩스를 내미니 어찌나 반가워하는지. 남은 음식이라 조금 꺼렸던 마음이 편해진다. 음식을 먹으며 지나온 여행 이야기를 나눈다. 길에서 만나는 인연들이 참으로 소중함을 느끼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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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새벽, 카이코라해변과 마주 한 카이코라산맥이 황금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다시 길에 나서다
    아벨테즈만 트레일을 완주하고 잠시 쉬어가겠다고 카이코라에 들렀는데 역시 나의 기본 성향은 바뀌지 않나보다. 짧은 시간 동안 트레킹도 하고 물개와 놀고 고래투어까지 마쳤으니 참으로 바쁘고 알찬시간이었다. 전형적인 어촌마을 앞으로 검푸른 태평양이 펼쳐 있는 카이코라. 어떤 여행자라도 이곳으로 들어서는 순간 신비스런 바다 풍경에 가슴이 먹먹해질것이다. 특히 물개들이 어슬렁거리고 놀고 있는 카이코라 페닌슐라 해안을 따라 굽이굽이 이어지는 워크웨이는 너무 아름답고 경이롭기까지 했다. 그 길과 함께한 소중한 한 편의 드라마를 마치고 다시 길에 나선다. 나의 마음엔 아직도 떨림이 남아 있다.
    '본 기사는 월간산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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